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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범이가 3월5일에 정식으로 유치원 입학을 하였다.

 

드디어 우리 애기가 많은 아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상에 한걸음 내딛은것이다.

 

태어날 때 감격스러워 울며 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유치원 입학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에미,애비가 간다니 난 안갔다.

입학식 잘하고 있는 중간에 애비가 왔단다.

 

에미하고 있을 땐 앞에서 가만히 잘 서있더니 애비를 보자

갑자기 왕~울며 뛰쳐나왔단다.

아마도 낯선곳이 두려운데 참고 있다가

애비를 보더니 터진것이다.

 

그렇게 울기 시작하더니 매일 두번씩 운다.

 

아파트 마당에서 차타며 울고,

신 신을때 애들이 민다고 울고.

여자애가 너 우리 아빠한테 한번 맞아볼래? 했다고 울고.

너 울보지? 우리집에 오지마 ~!  했다고 울고.

딴 남자애에게는 가서 넌 우리집에 와 ~! 했다고 울고, 

뚱뚱하다고 했다고 울고,

오줌마려 울고, 똥 마려 울고,

이래서 울고,저래서 울고,

 

좌우간 만나면 오늘은 몇번 울었냐 ~? 가 인사다.

 

에미 어릴적엔 유치원에서 왕초였다.

덩치도 크고 담력도 있어서 자기가 울리믄 울렸지 지가 울진 않았다.

 

우리 모녀는 앉아서 쑥덕댄다.

암만해도 최서방을 닮았나 보다고....

 

최서방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단다.

자기 어릴적엔 모든것이 두려웠단다.

표현할길이 없으니 울음만 나오는것이란다.

 

에고~!

복장터진다.

 

아니 ~!

뭰 사내녀석이 고롷게 겁이 많은지....

 

조근조근 대꾸하고 조근조근 할일하면 되는데 왜 우냔 말이다.

내깐엔 대화에 뒤쳐질까봐 둘이 무지 많은 대화를 했었는데

친구들,특히 여자친구의 속사포에는 당할 재간이 없나보다.

형제 없는 티가 팍팍난다.

 

그러면서 어느덧 한달이 지나 지금은 그런대로 적응을 한다.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생겨 그아이와 잘지낸단다.

자기는 별로인데 그아이가 자기만 좋다고 한단다.

뽀뽀도 했단다.

 

어제는 양재 꽃시장 견학갔는데 짝꿍이 되어

그아이 손을 꼭 붙잡고 다녔단다.

(나는 그런데 견학가면 내가 따로 차가지고 슬며시 쫒아가려고 했었다

걱정이 되서....근데 다 신경 안쓰기로 했다.내가 우선이니까.....)

 

지금은 에미가 어머니 합주단 연습때문에 유치원에 가서 아직 안돌아왔다.

에미 끝날때 까지 그곳에서 놀고 있다.

 

우리 은범이가 세상의 첫발인 유치원 생활을

울면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신나게 이겨 나갔으면 좋겠다.

 

아 ~!  

이러면서 벚꽃도 아직 안피었는데 2010년  <봄날>은 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