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통통통~~~!
며칠전부터 우리집 내려올 때 은범이 혼자 내려와
문을 두드린다.
TV를 보거나 주방에 있으면 잘 안들린다.
혹시라도 못 들을까봐 애 내려보낼 때 전화하라 했었다.
근데 오늘 아침
띵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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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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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범예요~~~!!!
어머나 ~!
봄날에 갖고 갈 프린트한 서류를 들고 내려왔다.
에미가 눌러줬나 하고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다.
어떻게 벨 눌렀어?
내가 이렇게 했지 ~하며 깡총뛰어 벨을 누른다.
에구 ~~~ 내 강아지~~!
이젠 별 걸 다해요...
엉뎅이를 두드려주고
심부름 값으로 1000원을 쥐어주었다.
신이 나서 뛰어 올라간다.ㅎㅎㅎ
이러면서 복중 염천을 이겨나간다.
(의젓한 은범이......동해안에서)
제천에 같이 못가서 아쉽지만
좋은일로 못가는거니 우리도 덜 섭섭하다.
양희가 얼마나 컷을까?
동생을 보니 안쓰럽기도 하고...
터울이 많이 안지는 동생이니 즈이들 끼린 좋을꺼야.
무사히 잘 돌아와 순산하고 건강히 잘지내다가
돌아가길 기도하마.다행히 뱅기시간이 얼마 안되니 좀 덜걱정된다.
명오기는 참 정이 많다.
어쩜 그렇게 자식한테 잘하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활동사진처럼 돌아간다.
애들 오기전에 병나겠다.
건강 생각해서 천천히 조금씩....
진 빠질라.
더위에 지치면 약도 없다.
아마도 신이 나서 아픈것도 잊을꺼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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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친정이 편할 꺼라고 그러고 저도 그 쪽으로 가려고 하길래 양희 때는 친정 어머니가 애 많이 쓰셨지.
더구나 그 때는 내가 갑자기 수술하느라 정신도 없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새애기 마음 편한 것과는 별도로 우리 입장은 또 다르더라구.
저야 친정이지만 우린 사돈이쟎아?
역시 우리가 해야 할 일인 듯 싶더라.
그 때 아주 내가 못을 박았어.
둘째 때는 모든 비용부터 몸조리까지 일체 내가 다 해줄테니까 걱정말라고!
애들 일본 살림이 팍팍하니 비행기 삯이랑 병원비를 지들 힘으로 하기는 벅차쟎아?
내가 지금 마음 졸이는 게 다 이유가 있단다.
글쎄 요것들이 또 준비한다고 설쳤는지 배가 막 땡기더라네.
그럼 빨리 병원에 가 볼 일이지 어차피 6일에 예약했다고 며칠이나 지나서 어제 갔대요.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이 그러다가 조산 하는 수가 있다고 안정하라고 했다쟎니?
조산을 하든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든 한국에 와서 낳아야 할 것 아냐?
지금 성수기라 들어갈 비행기 좌석도 없는데 어쩌라고?
의사가 약먹으면 괜찮아질 꺼라고는 했다는데 내가 염려말라고 큰소리 빵빵 쳤지만 사실 속으로는 걱정이야.
그저 내일 하루 무사히 넘기고 모레 와야할텐데 ...........................
순호권사님! 기도 부탁해요.
부산 땅에 오기만 하면 친정이든 시집이든 뭐 걱정 없쟎아?
양희 봐 줄 사람도 많고.
인생이란 참 변수가 많아요.
하루하루 시간시간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 할까봐.
어머나~ 명옥아~
많이 걱정 되겠네.
며느리가 월요일에 오는구나~
나도 기도 해 줄께.
우리 힘으로 안되는건 기도밖에 없어.
누가 보면 기도 열심히 하는 사람 같겠지만 실은 나도 띵까 띵까 놀다가 급할때만 한단다.ㅎㅎ
은범이 정말 많이 컷네.
이뽀 죽겠지?
나도 어쩌다 보니 3주를 못가서 금욜 저녁 가서 봐주고 (지들은 또 심야영화보고 새벽에 들어오고 )
자고 오늘 새벽에 또 붙들릴까봐 냅다 왔단다.
고것들 침대를 두개 붙여 놓았는데 고기 끼어 같이 잤단다.
자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엉덩이를 자꾸 두들겨주게 되더라. ㅋㅋ
명옥이도 양희 실컷 보니 좋지?
난 내일 새벽에 동생들하고 아침가리들러서 방태산 들러서 계곡에 발담그고 밤 늦게 올꺼야.
안간다니까 남동생이 집 앞으로 와서 태워간다고 준비하라고 해서 성의가 고마워 기냥 가기로 했어.
화욜에 보자.
명옥인 못오니 섭해서 어쩌누~~
에구 ~ 명옥 언니 걱정하고 계시겠네요.
너무 애 끓이지 마세요.
내가 만들어 놓은 계획에 딱 딱 맞춰지면 제일 좋지만
최선이 아니믄 차선도 있고,
병원이 없는 오지에 사는 것도 아니니까요.
남의 얘기니까 태평스럽게 얘기한다 하시겠지만 언니도, 저도, 양희네도 객지에 살아봐서
비상시에는 더 씩씩해지고 머리를 씽씽 돌리잖아요.
모쪼록 내일 비행기 잘 타고 와서 순산하기를 기도합니다.
ㅎㅎㅎ
댓글 다는 것도 시간 봐가며 해야겠다.
아침에 전화하니 괜찮아졌다고 그러네.
찬정이 말대로 다 알아서들 하겠지.
오늘 담임 목사님이 출타하셔서 장로교 신학대학 교수목사님이 오셔서 설교하셨는데
안 믿는 분들도 계시니까 자세한 것은 생략하고 암튼 사람이 노력해도
자기가 만들어놓은 계획대로 다 되는 게 아니라는 요지였어.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미리미리 준비하는 나으 성격상 모든 준비가 다 됬어요.
내일 바쁠까봐 시간 걸리는 건 다 해놓고 내일 오전에 살 것만 남았다.
점심 때 전화했더니 양희녀석이 반갑다고 쏼라 쏼라 하더라.
대강 우리말 비슷해. ㅎㅎㅎㅎ
곁에 있으면 상황을 보고 대충 알아듣겠던데 전화로는 밑도 끝도 없어서리...................................
진짜 세월 빠르다.
은범이가 심부름하고 알바이트료까지 쳉겨가다니ㅎㅎㅎㅎㅎㅎㅎ
우린 지금 비상이야.
이 더운데 배불러서 짐싸들고 오는 것도 걱정이고............................
좀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인데 지들은 그래도 하루라도 더 버티겠다고 그러네.
이제는 성수기라 표도 바꿀 수 없고
암튼 월요일에 무사히 와야 할 텐데 기다리려니 하루가 아주 길어요.
덕분에 집도 말끔히 치우고 반찬 준비도 잔뜩 해놓긴 했다.
제천에 잘 갔다오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