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범이네가 우리집을 깃점으로 오르락 내리락 세번째 이사를 했다.

 

즈이들 집은 시댁 근처에 모셔두고

즈이들 직장과 내근처에 있느라

귀찮은데도 매번 이사를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엄마집과 합쳐서 넓은집으로 가자고 꼬신다.

난 졸때루 싫다.

내 맘대루 숨 쉴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사할 적 마다 며칠씩 우리집에서

개겼었는데 내가 할일은 그저 먹을거나 잘 챙겨 주면 되는것이다.

 

이번엔 14층 우리집은 12층 ㅋㅋ

 

3층에 살 땐 엘리베이터 타고 빨래에, 반찬에 실어 나르느라

오며가며 부시시한 몰골로 동네사람들과 만나니 나도 많이

귀찮았는데 그나마 층계로 하루에 몇번씩 오르내릴테니

맘도 좀 편하고 발치도 좋다.

 

사위가 월욜에 중국출장 갔다가 목욜에 온다고 했는데

일이 안끝나 이삿날 못오게 되었다..

 

대신 사부인이 오셔서 우리집에  계시면서 애들 돌보시고

난 사부인 식사까지 대령하고 에미가 애비없이  이사하면서

설치다가 발꾸락이라도 다칠까봐 디집어쓰고 꽁무니 쫒아다니며

조심하라 타이르고 큰일이라곤 해보지 않던 딸내미가 부동산에서 

세집이 한꺼번에 이사하며 억대의 수표를 가방에 들고 다니니 남자들 틈에서  

사기라도 당할까봐 눈알에 레이져를 내뿜으며 이리저리 휘돌리고 보호자 노릇하느라 기운 다 빠지고....

 

에고에고~~~

이제사 정신나서 옛날 얘기처럼 읊조리고 있다.

 

이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안보면 보고싶고....

자꾸보면 멀미나고...

맛난거 있으면 멕이고 싶고....

해다 바치고 나면 온몸이 가라앉고....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고....

할머니 ~밥줘~하며 뛰어 들어오면 신나고....

이리저리 흘리고 늘어놓으면 정리하느라 힘빠지고....

쪼꼬만 입을 쏘~옥 내밀고 뽀뽀하자 덤비면 샥신이 녹아내리고....

아픈팔로 번쩍안아 똥궁뎅이 닦을때는 몬살아 ~소리가 절로 나오고....

 

이사간 집에서 올해는

은범이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입학하고

은초는 어린이집에 들어간다. 

 

사랑과,기쁨과, 눈물과, 환희와, 애끓음으로 키우는 내새끼들~

은범이와 은초가 인생의 첫걸음을 씩씩하게 내딛어

주위에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듬을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잘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