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올 1월 눈온날 밖으로 나오기전의 제집에서의 보리모습
대문을 열지않을때만 보리는 식구들과 뛰어놉니다. ....잘 생겼답니다.
오늘 새벽같이 전화벨이 울린다.
? ?"아이구~ 이 새벽에 뭔 일이라냐~" 안 떠지는 눈을 부비고 전화를 받는다
"김 목숩니다~ 문 좀 열어주셔요" 한다.
"아니~! 오늘 작업은 비가 온다해서 안하는걸로 아는데~ 내가 잘못알았남"
구시렁거리면서 우선 열어달라니 대문까지 흥녀케 나가 문을 열어놓는다
"오잉~! 그런데 김목수는 안보이네 ...분명히 문열어 달라 혔는데 말이지"
잠이 설 깨었남 내가 잘못들었남 하면서 어찌되었든 대문은 어차피 열어 놔야하니
그대로 집으로 향해 돌아오려는데 안쪽에서 우리 진도견 보리녀석이
이 새벽에 주인모습이 보이니 반갑고신나서 달려온다
"에구~! 보리가 밖에 나와 있었네...........보리야~! 안되 이리오면 "
소리치며 밖으로 나갈가 염려가 되어서 달려가며 붙잡으려 애를 써본다.
어제 늦은 시간에 외출하고 돌아온 산이할아버지가 본인 때문에 집에 갇혀있는
보리를 제 집에서 내어 준 모양인데 그만 나는 그 사실을 모르니 대문을 활짝 열어 준 것이다.
대문으로 줄 달음쳐서 나갈가보아서 있는 힘을 다해서 보리녀석에게 다가가고
문쪽에서 멀어지도록 유도하느라 애를 써본다.
전 같으면 아무리 나이먹었어도 달리는 속도가 웬만할텐데 부실한 다리사정으로
그것도 마음 먹은대로 실행이 안된다.
반가워 하는데 왜 저러나 싶은지 눈치는 웬만한 아이 수준은 되는 진도견인 보리녀석
주인이 성급하게 집으로 가자하니 살살 업드리기도하고 하다가
하는 수 없이 제집으로 향해 앞장을 선다 그러다가도 살짝 눈치보다 뺑소니 칠 기세도
보이기도한다 " 너~어 ....말 안듣고 나가기만 해봐 혼 내 줄테니~!!"
으름짱을 놓으니 알아 들은양 하는 수 없이 제 집안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다.
오늘 새벽에 잠도 덜 깬 상황에 벌어진 보리와의 헤프닝이였다.
문득 어제 산이 할아버지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내용이 생각나서 화들짝
정신이든다.
지난겨울을 힘들게 보낸 산이할아버지 건강에 대한염려로
나는 공동주택도 주위여건이 잘되어있는 곳은
잘 선택해서 살아봄직도 하다는 생각을 이야기했었다.
산이할아버지도 아들네 아파트가 생각보다 좋은 환경이라서 흡족한 마음이였어서인지
그렇게 부정적이던 생각에서 진 일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듯도 싶었다.
그런저런 이야기로 또 오랜만에 출타한 골프회동에서 염려한것보다 좋은 성적도 나오고
고무적인 자신감이 생겨 이야기도 길어져서 늦게 잠자리에 들었었다.
그리곤 오늘 새벽 전혀 잊고있던 존재 보리를 보면서 전에도 이런류의 거취문제가 나오면
보리생각에 그만 생각을 접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젠 그 생각조차도 잊어버리는 건망증 증세라고 할가 아니면 늙으면 이기심과
고집만 드세진다는 그 말이 맞게 되어가는건가.
동물이래도 칠년간 식구로 함께한 진도견 보리3세의 존재를 어찌 그리 새까맣게 잊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보리3세인 지금 이녀석 조부뻘인 보리1세를 만나게된건 십사년전 거금도 여행에서 찾아간 원공스님 계신
절간에 머물면서 스님이 키우시는 진도견을 보고 그 충직한 모습을 보고나서였다.
살던 아파트에서 고향에 주택을 지으면서 제일 먼저 진도견을 키울 생각을하고
마침 거금도의 원공 스님이 키우고있는 진도견을 낳은 에미가
다시 새끼를 낳았다고 알려 주어 전라도 광주까지 가서 데려온 보리1세는
겨우 젖을 떼고 왔었다.
아파트에서 두어달만 키우다 넓은 마당을 가진 집으로 데리고 내려오려다
집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아파트 이웃들에게 눈총을 받아가며 성견이
다 되어가는 크기로 자란 녀석을 이곳으로 데리고 내려 오게됐었다.
그 보리1세는 이곳서 삼년간 잘 지내다 개장수에게 붙들려가 영영 불귀의 객이 되어버렸고
삼년간 적적한 이곳에서 정을 쏟아 키우던 보리1세를 잃고 그 후유증으로 한달여를 마음 고생을 했었다.
그 보리1세가 남긴 보리2세는 암컷을 만나 새끼가 두배가 나와 이곳저곳 친지들 집으로 분양이되었고
그러니까 한번에 다섯마리 두번째는 여섯마리가 생겨서 분양하는 순간이 되면 신경이 쓰여졌었다.
주택에서 기거하는 친지들을 골라 보내려니 그랬었다.
그 이후로 이 보리3세는 암컷인데도 짝을 지어주지않는다.
친척집으로 간 진도견중 한녀석이 보신탕꺼리로 팔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은이후 새끼를
받을 생각을 접은것인데 순리를 역행하는 일이라도 누렁이만 보면 제일 좋은 보신감으로
생각한다니 우리생각으로는 어쩌는 수가 없는것이다.
그래서 더욱 우리집에서는 밖 출입을 시키지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이제 개 나이 일곱살이니 앞으로 수명대로 산다면 일곱 여덟해는 더 살 수 있는 나이인데
우리집식구가 된지 칠년이 되었으니 이 세월을 함께 한 보리를 어디다 두고 갈 수 있는가 말이다.
5월이 되면 심장사상충 약을 한달에 한번씩 모기가 사라질 시월까지 육개월간 먹인다
제 에미가 오래전 심장사상충이란 병명이 있는줄도 모를때 그 병에 걸려 죽었기 때문이다.
보리는 우리집 울안에서 식구 모두 귀가한뒤 저녁 시간이면 제집에서 나와 울안 구석 구석
돌아다니며 두더쥐도 잡고 가끔 꿩도 잡고 사냥개출신답게 아직 야생성도 지니고있다.
밖에서 기거하는 이집 식구이지만 이 안주인은 이젠 가끔 이 보리의 존재감을
잊어버린다.
늙어서 이곳서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종종 더 잊어버린다.
어쩌냐~.........사람들의 이기심을 말이다.
보리야~ ..........힘닿은데까지 이곳이든 어디든 함께 살 수 있도록 힘을 써보자구나.
사람이든 짐승이건 간에 한번 정을 쌓으면 이리도 질긴 인연이 되는것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하루였다.
잊을걸 잊어야지~!
은희언니 ~
며칠동안 무척이나 덥더니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요.
그칠듯 말듯 오는 비가 아주 시원하게 해주네요.
보리
맨 처음 홈피에서 보리란 이름을 보곤 참 멋진 이름이라 생각했었지요.
눈이 많이 내렸던 그 겨울날
보리를 못 보고 왔네요...이제 생각해 보니.
프라하에서 따님이 다니러 왔다니
언니, 형부께 산이네 떠난 빈 자리를 얼마동안이라도 가득 채워줄것 같애서 마음이 놓여요.
오죽 힘드시면
이사하실 생각을 다 하셨을까?
아무 도움이 안되는 저는
그저 언니랑 형부께서 그곳에 더 오랫동안 머무시며
홈피를 드나드는 모든 동문에게 고향집 부모님 모습으로 남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예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이라도 좀 뽑아 드릴께요 ㅎㅎㅎ
순희야~
그러고보면 벌써 일년이 넘었네.
나도 미국여행에서 뭔가 미진하다고 벼란간에 캐나다 여행을 하게되어서
미리 연락도 못하고 순희도 만나지못하고 그냥 와서 섭섭했지.
미국서는 신옥이하구 규희랑 만나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말야.
우리집 보리는 스님이 부르시는 그대로 우리도 보리라고 부르게 되었지
스님이시니.......보리라는 큰 이름을 지으셨나봐
나중에 알고보니 보리란......불교에서 " 깨달음"이라는 큰 뜻을 말한다고 하던데
스님이 그래서 그리 부르셨구나했지.
그러고보니 석가께서 깨달음을 얻은곳이 보리수 나무아래였네.
산이할아버지 아니면 이 울안이 금새 티가나는데
점점 힘들어하니 아이들도 지들하는일로 바쁘고
그래도 봄여름가을 생각하면 이곳서 오래도록 지내고 싶은데
겨울이면 조심 조심 밖출입을 못하고 자주 아프고 그래서 그런 생각도 하게되고 하네
말이 그렇지 아마도 아파트에서 한달을 못살거야.
그리고 정말 보리는 어떻게 하누
진도견은 다른 주인은 잘 따르지않는 습성도 있고
순희 말대로 며칠전 까지도 울안이 말끔하더니 비오고 .........왜그리 잡초는 잘자라는지
허긴 고랑에 김매주고 주인이 돌아서면 벌써 "주인 돌아갔다 "그러면서
풀들이 다시 고개를 든다 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누...ㅎㅎㅎ
오자마자 딸아이 시차때문에 졸면서 중요한 미팅약속 지키느라
우리에겐 잠깐 얼굴만 보여주고
나갔다 오늘 돌아왔지.
순희 말대로 든든혀.
아주 잘 생겼네요....보리..................
보리야.....아이구........ 자알 생겼네....
보리도 다 알고 있답니다..................................
산이와 규리네 가족이 이사하여 변화가 생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동물과의 교감은 그를 알아주는 주인의 그것 만큼 영특함을 발휘하곤 하지요.....
사람이 개를 훈련시켜 말귀를 알아듣도록 가르치지만 개도 제 뜻을 주인에게 주기적으로 표현해서 사람에게 요구한다 합니다.
동물심리학자에 의하면....
그래서 사람과 개의 교감이 특별하게 여겨지기도 해서 공감을 해주는 개를 보면 그 특별함으로 인해 천사인 듯 여겨지기도 하구요.
아파트 안에서 24시간을 같이 살아보면 더욱 그렇게 느낄 일이 많거든요.
기운 내세요.!!!!!
언니네를 바라보며 행복한 대리만족의 미소를 머금고 힘을 얻어 마음을 추스려 보는 후배들이 이렇게 많잖아요!!!
잘 찾으실 수 있을거 같아요..........
은희 선배님이니까요.....!!!!!!!!
?미숙이도 봄날에 왔구나........
미숙이도 나 만치로 강아지를 좋아하는구나
나도 몽실이란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오래도록 키웠었지
수명을 다하고 떠나는 그 마지막 헤어짐이 싫어서 다신 키우지 않겠다 작정을 했었는데
이곳으로 내려오게되니 마음이 바뀌더라.
내가 개띠라선지 시골 집 사나운개도 처음엔 짖다가도
말 부쳐주면 꼬리치고 좋아라 따라서
천상 개띠라 그런거라구.........집 식구들도 신기해하지....ㅎㅎㅎ
참~!!!
동기인 미국사는 신옥이는
작년에 미국갔을때 우리를 데리고 이곳저곳 구경시켜주고
아주 내가 신세를 많이 지고 왔었어.
산이 할아버지가 같이 여행하고싶은 사람 이라고 할 정도로 좋은 친구야
사진도 내가 여러장 올린적이 있는데 한번 찾아다 보여줄게.
......왼쪽 부터 ...미숙이랑 같은 동기인 영자, 12기 규희, 그리고 신옥이야 그옆이 나구...............
사진 보고나니 영자도 보고싶고 규희, 신옥이 모두 눈에 삼삼하다.
언니~프라하에서 따님이 귀국했으니 얼마나 기쁘실까요!!!
그 기분 알고도 남아요.
집안의 분위기가 다르죠?
산이가 떠난 자릴 충분히 메우리라 생각되네요.
보리!!!
넘 충직하고 잘 생긴 진도견.보리야~~~
참 걱정이 앞서내요.
그러나 언니 부부가 좀 편히 살으셔야하죠?
주택의 좋은 점이야 참 많으나
그 반면 손이 너무 많이가는 것이 흠이 아니겠어요?
언니~이번엔 훌훌 털고 아파트로 가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아요.
살다보면 편리한 점이 넘 많아요.
저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 중에 하나예요.
앗차!언니도 서초동에서 아파트에 사셨던 것 아닌가요?
댓글 달다 .......산이할아버지 심부름하다 들락거리다보니
광숙이가 왔다갔구나.
딸아이가 오니 금새 산이할아버지 생기가 좀 도네.
뭐..이.....그런지.....ㅎㅎㅎ...
그려.........무너진 삼풍백화점옆 아파트에서 입주때부터
18년인가 살다 내려왔네.
거기가 처음 입주시절엔 뉴코아도 자전거로 장을 보러 갔었고
자전거로 씽씽 달렸던 적이 있으니 차가 한가했던거 상상이 될거야
삼풍자리에는 외국인 주택인가가 있었고 도로도 뚫리지 않았었으니까 도로도 한가했었지
한 십년사이에 어찌나 달라지는지.........법원 생기면서 말이지
내려올 시점엔 한달만 되도 커텐이 공해로 찌들더라구
산이 할아버지가 제일로 힘들어해서 내려온거 맞아요.
그러나 저러나 이곳은 어쩌누.........
그냥 딸 아이가 자기는 여기가 좋다고
자기와 함께 살자고 하네.........어찌 잘 되겄지한다.
제가 지금 집에서 사는 지가 꼭 18년 째인데.....
한 집, 한 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면 떠나기도 쉽지 않고, 떠나야 할 이유도 만만히 찾기가 쉽지 않던데요.....
저 보다도 가족들이 출,퇴근이 쉽고 동네가 5층짜리 오래된 아파트여서, 다정히 여겨져 눈 감고도 집 찾아 올 정도이니 못 간다고....
이제 저도 주택이 그리워지는데, 낙엽 쓸랴, 풀 뽑으랴, 기름보일러 아끼랴, 춥던 친정집 생각하면 ........
그래도 다 커서 중간 어른이 된 아이들이나 애 아범인 조카들은 예전 할아버지댁이 꿈동산이었다고 하지요.
지하실에서 옥상 너머 몰래 오른 지붕 위까지가 에버랜드보다 더 재미있었고 마당 구석구석이 장난감 이었다는....
할아버지댁 이야기가 한 번 나오면 입 있는 아이들은 죄다 열마디는 하려 하고...
재미있는 집이었다는데......... 관리가 힘드시니 아파트로 이사 뒤에,
사내 조카들과 다시 가서 한참을 찾았는데 없더라며, 새 주인이 허물고 새 건물을 지었다고 했더니.
몇 날 며칠을 엄마가 사서 그냥 두지 그랬냐고 때 늦은 실망에 몹시 허허로와 하더군요.
어미는 보물단지를 흙빚어 만드는 사람인 줄 아는지.....
할아버지 할머니 댁은 엄마처럼 야단치는 분이 없어선지 아이들은 정말 꿈꾸듯 몽롱한 추억에 지극히 행복한 얼굴이 되곤 하니,
이 또한 살며 누릴 소중한 무성영화인가 봅니다.
산이와 규리네에겐 행복한 유성영화 찍는 곳, 저도 가보고 싶은 맘 굴뚝이니...
오면 반가운데 가면 더 반가운 구염둥이들 이라고들 하시던데요...손주는...
힘에 부치는 즐거움이.....짧은 말로는 위로해 드릴 .....그저 사랑합니다.
?어제는 산이네로 고모가 오래만에 왔으니
조카들 보러 함께 다녀왔다누
규리가 어찌나 애교를 부리면서 고모를 따르는지
작년엔 처음 만난 고모는 너무 아기때여라서 고모라고해도 기억이 지워졌는지 얼굴 익히려 지 고모를
뚫어져라 한동안 쳐다보아서 우리모두 웃었어.
아무리 한 가족이라도 안보면 이웃사촌보다 못하다는 생각이네
우리 아이들도 어릴때 육년간 살던 개봉동집을 셋이서 일부러 찾아간적이 있었다는걸 보면
유년의 추억이 많이 소중한걸 알게되더라
추억이 어린 살던 집도 빌라촌이 되버려 전혀 다른곳이 되어 섭섭한 마음들을 안고 돌아왔다더군
동생네 다녀오면서 딸아이도 아파트가 깔끔하고 편리하긴 하지만
이곳 집에 울안을 들어서면서 "역시~! 나는 여기가 좋아요.........." 하데.
좋기야하지.........
십년넘어 나이가 드니 사람도 집도 자꾸 손볼일만 생기니 문제지
어디 그냥 좋기만 하라든가...........리모델링인가 하려고 지붕한번 보름걸려 고쳐보니 집안수리는
엄두도 안나서 좀 시간을 두고 해야지하네.
주택은 늙어서 감당할 만한 크기에 집이면 요즈음은 아파트나 집이나 별반 다름이 없어요
우리는 종가집이라고 행사 있을때 모일 식구들 생각하느라 좀 크게 자릴 잡아 그렇지
결국은 영감 마누라 둘만 남을 생각을 왜 미처 못했는지 하지만
그래도 감당해 나갈힘이 있을때까지 GO~!!!
지붕교체하면서 그 간단해뵈는 일에서도 여러 생각이 들던데.
참 ~!그래서 쓴글도 올려봐야겠다.
지붕위에 몇톤의 무게를 이고 있었는지 모른다네요.
서울 서초동 살던 곳 아파트에서 이곳 산이 할아버지 고향인 김포로 내려온지도
어언 십삼년이다.
이곳으로 내려오기전 어딘가에 살만하고 좋은곳이 있을가싶어 여러곳을 다녀보기도했는데
아직 아이들 활동범위에서 먼곳은 어려울 듯 싶어 귀향을 선택했다.
지금은 이차선 도로가 생겨 한적한 맛이 사라지긴 했지만 그 시절엔 대도시에서 한시간여
걸리는 곳에 이런 산골이 있나싶게 인적도 드문곳이였다.
동네서도 떨어져있어 외진곳이라 적적하기도하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천평이 넘는 곳이지만
수안산자락 산밑 운치도 생각해서 돌담위에 적벽돌로 아늑하고 허전하지않도록 담을 쌓았다.
길가라서인지 손을 타서 종종 사라지던 나무들도 이젠 자리를 잡았다.
집 짓기전부터 심기 시작했던 나무들이 자라나 제법 울창한 숲을 이루고
겨울이 아니면 울안에 집이 보이질않을 정도가 되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십년세월도 훨씬 지나가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지나고보니 자연스럽게 살던집도 나이를 먹어 지붕의 역할도
힘겨워지나보다 재작년서부터 거실 천장이 습기가 차더니 전기 차단기가 내려가고
벽에 물기도 스며들어 닥지벽지에 조금씩 얼룩이 지기시작했다.
벽지에 얼룩쯤은 어떠랴 싶은데 문제는 전기 차단기가 습하기만 하면 내려가서
여간 성가스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작한일이 지붕수리이다
작년엔 날씨 좋은 계절에 집을 비웠기에 올봄 날을 잡아 지붕수리서부터 집 손보기에
나섰는데 그 지붕이란곳이 이리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도 지붕아래 살고있는 우리는
별스러운 생각을 못하고 살아온것같다.
지붕아래 우리가족이 몸담고 사는곳에 눈,비 와 추위와 더위를 막아 주는 제일 첫 번째의
방패막이인 셈인데 별다른 말썽이 없으니 지붕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지 잊고지낸것이다.
그래서 지붕위 돌기와를 걷어내고 방수처리와 방한방온도 겸한 소재로 덮어씌어주고
가벼운 소재로 지붕을 덮을 예정이다.
그동안 수톤의 무게 하중을 견뎌준 집의 기둥이나 벽체가 한결 덜 부담스러울거다.
지붕 면적 얼잡아 백평이라니 돌기와 무게도 그렇고 부착하느라 쓴 쎄멘콘크리트 조각을
떼어내 보니 엄청난 부피이고 무게이다.
집위 지붕에 얹고 지내던 수톤의 무게를 걷어내주니 얼마나 가벼워보이는지 내가 더
후련해진다. 그 시절 화려하지도 눈에 띄지도 않는 돌기와를 왜그리 좋게보고 선택했는지
안주인인 나는 잘 모르겠다. 집주인인 산이 할아버지는 벽면체도 백년도 넘은 구벽돌을
구해 벽면을 쌓게 했으니 아마도 골동품이 지닌 정겨움에 그리했는지
이해 해 준다면 그렇게 해석할 수 밖에 없을터이다.
혹간 우리집을 방문한 친지들 중에
관심을 갖고 지붕소재를 물어보고는 “돌기와”란 말에 머리를 갸우뚱 하는 모습을 보곤했다.
기와지붕이니 초가지붕이니 옛시절 그런 이야기는 들어보았어도 좀 생뚱맞은 생각이
드나보다 . 산골에 너와지붕도 아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리 생각이 드는것이 당연하다싶은데
그런 보기도드문 돌기와를 걷어내고보니 양도 만만치않게 많은데 다음 건축물에 요긴하게 사용하려한다고
산이 할아버지는 애지중지 보관 할 태세다.
꼬박 삼일을 목수 아저씨 다섯이서 두드리고 깨트리고 지붕위 소리에 머리가 흔들릴 정도였다.
드디어 어제 오후 늦게 그 무거운 돌기와와 쎄멘콘크리트 조각들을 지게차로 내리니
내 머리와 어깨도 가벼워진 듯 후련하다.
그래 지붕아~! 이번참엔 가볍고 산뜻한 신소재 지붕으로 거듭나거라.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머릿속에 잔뜩 지니고있는 욕심과 복잡한 생각을 걷어내면
삶이 얼마나 가벼워지고 맑아질까.
살아있는 동안의 정신세계가 말이다.
언니~!
옆에서 두런두런 얘기 해주시듯.
천천히.......
읽으며,
보며,
들으며,
상상하며,
진도 나가고 있습니다
지나간 이야기,
살아가는이야기,
앞으로의 이야기.....
모두 보석 같아요.
김은희 선배님!
2800평이나 되는 집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지붕 교체 작업에도 몇날 몇일이 걸린다니, 저같이 게으른 사람은 준다고 해도 놀라 도망가지 않을까요.
손빨래에 하루 세끼 수발, 시집살이 20여년에 지문이 없어졌다면 누가 믿을까요
일이라면 이제는 무서운데
여하튼 선배님은 인간문화재이십니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
선배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이 말이 왜 자꾸 생각이 날까요?
그리고 아드님 가족이 나가니 교수님이 제일 예뻐하는 따님이 돌아오고..........
얼마전에 감명깊게 본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라는 프랑스 영화가 생각납니다.
아무리 출세를 해도 결국은 가족이 함께 한 어린 시절의 낡은 고향집이 그리워 찾게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안산 자락에 자리한 소쩍새 우는 집은
떨어져 사는 모두의 마음의 고향이 되어가고 있네요.
아이구나~ ~
너무 부풀려서 나를 그려놓았네
.......인간문화재는 아무나 하나.......
큰일나겠네............내 글이 과장되게 보이는건가 심히 걱정된다 산학아~!
그말은 맞네 다른건 맞지않지만
산학이도 이곳서 살라고하면 도망간다 하잖아
우리도 오십대 초반에 멋모르고 집짓고 살았지
불과 십삼사년뒤에 이리 힘들줄 알았으면 어디 생각이나 했겠나싶어
삼일전 희순이가 말한 생태학 박사님이 직접
트럭에 사슴분을 싣고 오셔서 그 큰 푸대에 담은 거름을 열다섯포대나
손수 들어 내려주시고 우리 뜰안에서 잠깐 차 한잔 드시면서
둘러보시고는 힘들겠다고 하시더군
연세가 73세이시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시고 대학정년퇴임하시고
농사도지으시고 소도 키우셨다가 이제는 사슴열마리 키우시는
그런분이 정말로 훌륭하신 분이시라는걸 알게되서 그날 가신뒤에도
많은 여운을 느낀 날이였지.
신부전증이시라 힘드신데도 불구하고 팔십산다고 해도 한 7여년 남았다고 하시면서도
할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그 정신이 진심으로 마음에 닿아오던데......
우리는 너무 힘들다 힘들다 꾀를 부리는거지.......
될수 있는한 이곳서 아이들에게 남아있는 고향집이고싶긴해
꽃피고 새울때.......
달밝은 밤 둥그런 달을 볼때........석양이 건너산위로 지면서 붉은 색으로 물든 하늘을 볼때
이런때는 더 없이 좋아 이곳서 영원히 살리라......하다가
할일이 끝도 없이 줄 달아서 힘이 들때면
변덕이 생겨서 .........얼른 일에서 도망쳤으면 싶은게 사실이야.
빈덕이 죽 끓듯 한다는말이 바로 내사는 모습일게다..........에고....
제가 좋아하는 건 아니고 상당히 신봉하게 된 일본 속담이 있어요.
일어자판 사용법을 몰라서 그냥 한국어 발음으로 쓸께요.
아들이 일부러 파일로 만들어줬는데 연습을 안해서 갑자기는 .......................
"나루 요우니시카 나라나이"
모든일이란 결국 정해진 대로 되어간다 는 뜻인데요.
일종의 운명론처럼도 보이지요?
사람이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빙빙 돌아서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 오는 경우가 있쟎아요?
자아가 강한 사람들이야 역경에 맞서서 고군분투들을 하겠지만
전 그럴 땐 대체로
" 아! 이길은 아닌 가 보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예전에 남편은 전자에 속했었기때문에 저같은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들을 아주 나약하고 어려운 일만 닥치면 하나님의 뜻 운운 하면서 피해간다고
경멸하는 편이었지요.
지금은 늙어선가 저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됬네요.
언니댁 이야기를 듣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났어요.
산이네는 나가고 언니는 힘에 부치고..............................
그런데 따님이 와서는 자기는 이 집이 좋다고!
어차피 따님도 결혼을 할테고 예술가들에게 그 집이야말로 최고의 안식처가 아니겠어요?
산이네도 뉴질랜드의 유신이네도 돌아 올 고향이 있어야 하고 보리도 살아야 하고~~~~~~~~~~~~~~~~~~~~~~~~
뭔가 잘 될 것 같지요?
은희언니~
정말로 대단하셔요.
작지만 텃밭이 있는데로 와보니 아무래도 일이 많아지더라구요.
그나마 집 면적이 작아서 집안 청소하기는 수월해서 좋아요.
며칠전에는 자는데 오른손이 부어서 잘 안구부려져서 "어머~ 클났네~" 했는데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보니 부기가 빠지더라구요.
손이 별로 쉬지를 못해서 인거 같아요.
미국 다녀오자마자 집수리하고 끝나자 마자 이사하고 또 동생들이 자주 놀러오니 밥해먹고~
여긴 입구에 함바집같은 (이름은 근사해요~세느강변 가든) 김찌찌게 집 말고는 음식점도 없고 뭐 시켜먹을데도 없어요.
꼼짝없이 집에서 밥 먹어야해요.
오정동으로 나가면 되는되 그것도 귀찮고~
일산에서 노상 시켜먹고 나가서 먹고 하다가 된통 혼나고 있지요.
언니네 집 글 읽다보니 정말로 힘에 부치실꺼에요.
쉬며 쉬며 할수 있는만큼만 하셔요.
저도 손이 붓는 바람에 어제는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청담동에 살아요" 란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해서 죙일 연속으로 봤어요.
어찌나 웃었든지 ~ 미국에 사시는 혜경언니가 보라고 계시판에 썼던 드라마에요.
쉬면서 손도 좀 아끼구요.
수안산방 눈에 선하네요.
언젠가 겨울에 눈내릴때 갔던 기억이 ~ 눈하고 어우러진 수안산방의 자태 ~너무 멋졌어요.
건강하시고 전원생활 만끽하셔요.
화림아~
나도 머리속으로 아는것보다
항상 경험한뒤에 알아지더라 그러고보면 사람은 뭘 아는체 하기가
실은 조심스러운 일인데
나부터도 조금 알면 많이 아는것처럼 생각하기가 쉬운것같아
그래도 이사가서 몸은 고되어도 또 사는방법에 대한
느낌이 많이 다르지?
제비가 날아든다는것은 안전하고 좋다는 뜻이라 생각되어지네
텃밭도 재미 부치면 이것저것 심게되고
사먹는 편안함도 좋지만 내손으로 길러서 먹는맛이 얼마나 신기한데...................
그리고 채소 한잎도 소중하다는거 알게되는것도 보람이구말야
화림이가 집지고 사니 동지 새로 생긴거 같아 좋다......ㅎㅎㅎ
그나저나......나는 이미 촌 할머니지만
화림이는 그 고운 모습 말한대로 손도 아끼고
나이들어 시작했으니 무리하지마셔요.
은희 언니
그 너른 집 안팎 건사하시기가 힘은 엄청 드시지요. 보고 안 할 수도 없는 일이구요.
울안 어디에 거처 하나 마련해서 자기 일 해가며 제초작업이나 밭일해서 나눠 먹고
할 사람 하나 들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우리 옆 농장에 그런 사람 있어요. 나이가 육십 중반인 그 사람은 부산에 가족이 있어서 월급도 좀 받으며,
농장에서 나는 소출로 수입을 나누고 한다데요.( 닭, 오리 키우고 매실, 유자 단감 나무들이 있다는데
돈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가꾸지는 않는다나봐요. 소독도 일체 안하고. 그래도 농장을 아주 내버려두면
안되니까 6년전부터 그 사람이 쭉 한다 하데요. 농장 보존 목적이 더 크겠지요.
아주 머슴 처럼 부리는 건 아니니까 제 볼일도 봐 가면서, 부산에서 식구들이 와서 지내다 가기도 하구요..
아파트가 편하기는 하지만 소쩍새 우는 소릴 어디가서 들으실거며, 꿩고기 보신도 어려울건데요.
아뭏든 점점 더 힘에 부치실테니까 대책 마련으로 괜히 저까지 거들어 봤어요.
그래~..........찬정아
찬정이는 그곳에 집짓고 지낼만 한거지?
그러고봄.......찬정이가 띠동갑이거나 하나둘 비켜갈란가 하겄다
내가 이곳에 내려올때 그때 나이 엇비슷할것같고만
마당에 길길이 자라는 풀과의 전쟁도 전쟁이지만서도
실은 겨울이 우리에겐 문제이거든
그곳은 이곳보다 겨울이 따습고 하니 우리 겨울나기보담은 좀 나껐네
나이먹으니 약골인 사람이 겨울추위에 옴짝달싹 못해서 겨울은 아예 칩거로 들어가서
그럴거면 동면하는 짐승처럼 잠이나 자다 봄에 깨어나면 우짤가 싶기도 해여
문 꼭꼭 잠그고 따듯한 곳으로 피난가면 싶기도한데
"소는 누가키워....가 아니라 개는 누가 키워" 고....................
우리 보리녀석이 없으면 엄청 허전해서 안되고....이러면 저렇고 저러면 이렇고
그러니 어느 하나를 접어 마음에 넣고 살아야지한다.
전에 이곳이 인삼밭하다...또 교사노릇 하면서 포도농장도 했는데
그때 관리인집이랑 지어주고 같이 포도 농사도 했었어요
그런데 공장들이 가까운곳에 하나둘 생기니 농사 힘들다고 공장에 취직해서 가버리더라
이곳에 지금은 포도농장이던곳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이젠 우리옆 두어군데만
겨우 남아있네.
포도농사짓는 사람들도 칠십 가까운 나이들인데 두 노친네들이 겨우겨우 해나가는걸보면
아마도 이젠 논 밭도 다 사라진걸보면 포도밭도 곧 사라질모양이 아닐까싶다
김포평야란 이름이 무색하게 신도시 들어서면서 김포는 논이 이젠 없어요.
어느것이 잘하는것인지.................
무조건 아파트만 짓는것이 말이지.
교통이 좋아질것을 생각하면 아주 좋기는한데 사방팔방으로 길이 뚫리고 교통수단도 많아지고
엄청 편리하게 살것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하고말야.
그저 밖출입을 잘 안하니 .................
오늘은 햇볕이 좋아서 부엌 바깥문을 활짝 열어놓는데
뭔 가죽장갑 같은것이 신발장밑에 버려진것같아서
빗자루로 쓸어내리려니 그것이 꿈틀 움직여서 화들짝 놀랐는데
그거이...........주먹만한 두꺼비 녀석인거라.........바로 떡두꺼비가 고것인겨
비오는날이면 엉금엉금 바쁘지않게 다니더니
왜~ 집으로 들어왔을까나...........ㅎㅎㅎ
24일 실로 오랜만에 큰길 생기고 처음으로 길건너 가서 우리집 전경을 밖에서
촬영을 해보았지요.
벽돌담은 아예 담장이덩쿨이 점령해서 보이질 않고
왼쪽 측면 끄트머리 약간만 벽돌담장이 보인답니다
딸아이가 육년만에 수안산방여름집전경을 보고는 나무들 자란 모습에 감탄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작년 겨울추위에 시할머님이 심으셨다는 팔십년생 감나무세그루가 돌아가셨지요.
저작년만해도 늦가을에도 연시를 줄창 따서 먹었는데 말입니다.
푸른 나무들 사이에 헐벗은 나무 세그루가 팔십년생인 감나무입니다.
베어버리지못하고 혹여 다시 살아나지는 않으려나 ........하지만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하더군요.
대문안에 인가가 있는지 없는지..........나무들이 가려주어서 안보입니다.
장마중 황토흙물이 흘러 길을 붉게 물들였네요.
2005년 6월말경의 밖에서 본 우리집 큰길쪽 담장 풍경입니다.
확연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군요..............8년전이니...............
선배님!
10기 얼바인의 신옥이도 가 보았다고 알고있는
수안산방의 역사를 주~욱 읽으면서...
영자랑 시애틀의 규희랑 신옥이와 선배님의 모습을 보며
제 마음에..
미숙이랑 한번은 가 봐야 할것 같은 수안산방!!
?올 봄 5월 말경서부터 우리집 지붕교체 작업을 했지요.
그래서 작업하면서 대문을 열어놓게되어 우리집 보리가 갇혀지냈답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작업을 못하는 날이어서 며칠 갇혀지내던
우리집 보리를 풀어준날
있었던 이야기를 쓴글입니다.
오늘도 어제 프라하에서 온 딸아이가 서울로 볼일있어 나갔다 늦게 귀가 할것같아
대문을 닫고 우리집 보리를 내어주면서
써놓았던 글이 생각이나 올려봅니다.
눈을 들여다보면 뭘 아는듯한 표정을 짓곤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