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마지막날의 눈나리는 풍경 005.jpg

올 1월  눈온날  밖으로 나오기전의  제집에서의  보리모습

 

할아버지가  손주 썰매를 끌어줍니다...집 울안 마당에서 001.jpg

대문을  열지않을때만  보리는 식구들과  뛰어놉니다.  ....잘 생겼답니다.

 

 

오늘 새벽같이 전화벨이 울린다. 

? ?"아이구~ 이 새벽에 뭔 일이라냐~" 안 떠지는 눈을 부비고 전화를 받는다

"김 목숩니다~ 문 좀 열어주셔요" 한다.

"아니~! 오늘 작업은 비가 온다해서 안하는걸로 아는데~ 내가 잘못알았남"

구시렁거리면서 우선 열어달라니 대문까지 흥녀케 나가 문을 열어놓는다

"오잉~! 그런데 김목수는 안보이네 ...분명히 문열어 달라 혔는데 말이지"

잠이 설 깨었남 내가 잘못들었남 하면서 어찌되었든 대문은 어차피 열어 놔야하니

그대로 집으로 향해 돌아오려는데 안쪽에서 우리 진도견 보리녀석이

이 새벽에 주인모습이 보이니 반갑고신나서 달려온다

"에구~! 보리가 밖에 나와 있었네...........보리야~! 안되 이리오면 "

소리치며 밖으로 나갈가 염려가 되어서 달려가며 붙잡으려 애를 써본다.

 어제 늦은 시간에 외출하고 돌아온 산이할아버지가 본인 때문에 집에 갇혀있는

보리를 제 집에서 내어 준 모양인데 그만 나는 그 사실을 모르니 대문을 활짝 열어 준 것이다.

대문으로 줄 달음쳐서 나갈가보아서  있는 힘을 다해서 보리녀석에게 다가가고

문쪽에서 멀어지도록 유도하느라 애를 써본다.

전 같으면 아무리 나이먹었어도 달리는 속도가 웬만할텐데 부실한 다리사정으로

그것도 마음 먹은대로 실행이 안된다.

반가워 하는데 왜 저러나 싶은지 눈치는 웬만한 아이 수준은 되는 진도견인 보리녀석

주인이 성급하게 집으로 가자하니 살살 업드리기도하고 하다가

하는 수 없이 제집으로 향해 앞장을 선다 그러다가도 살짝 눈치보다 뺑소니 칠 기세도

보이기도한다 " 너~어 ....말 안듣고 나가기만 해봐 혼 내 줄테니~!!"

으름짱을 놓으니 알아 들은양 하는 수 없이 제 집안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다.

오늘 새벽에 잠도 덜 깬 상황에 벌어진 보리와의 헤프닝이였다.

 

문득 어제 산이 할아버지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내용이 생각나서 화들짝

정신이든다.

지난겨울을 힘들게 보낸 산이할아버지 건강에 대한염려로

나는 공동주택도 주위여건이 잘되어있는 곳은

잘 선택해서 살아봄직도 하다는 생각을 이야기했었다.

산이할아버지도 아들네 아파트가 생각보다 좋은 환경이라서 흡족한 마음이였어서인지

그렇게 부정적이던 생각에서 진 일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듯도 싶었다.

그런저런 이야기로 또 오랜만에 출타한 골프회동에서 염려한것보다 좋은 성적도 나오고

고무적인 자신감이 생겨 이야기도 길어져서 늦게 잠자리에 들었었다.

그리곤 오늘 새벽 전혀 잊고있던 존재 보리를 보면서 전에도 이런류의 거취문제가 나오면

보리생각에 그만 생각을 접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젠 그 생각조차도 잊어버리는 건망증 증세라고 할가 아니면 늙으면 이기심과

고집만 드세진다는 그 말이 맞게 되어가는건가.

동물이래도 칠년간 식구로 함께한 진도견 보리3세의 존재를 어찌 그리 새까맣게 잊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보리3세인 지금 이녀석 조부뻘인 보리1세를 만나게된건 십사년전 거금도 여행에서 찾아간 원공스님 계신

절간에 머물면서 스님이 키우시는 진도견을 보고 그 충직한 모습을 보고나서였다.

살던 아파트에서 고향에 주택을 지으면서 제일 먼저 진도견을 키울 생각을하고

마침 거금도의 원공 스님이 키우고있는 진도견을 낳은  에미가

다시 새끼를 낳았다고  알려 주어 전라도 광주까지 가서 데려온 보리1세는

겨우 젖을 떼고 왔었다.

아파트에서 두어달만 키우다 넓은 마당을 가진 집으로 데리고 내려오려다

 집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아파트 이웃들에게 눈총을 받아가며 성견이

다 되어가는 크기로 자란 녀석을 이곳으로 데리고 내려 오게됐었다.

그 보리1세는 이곳서 삼년간 잘 지내다 개장수에게 붙들려가 영영 불귀의 객이 되어버렸고

삼년간 적적한 이곳에서 정을 쏟아 키우던 보리1세를 잃고 그 후유증으로 한달여를 마음 고생을 했었다.

그 보리1세가 남긴 보리2세는 암컷을 만나 새끼가 두배가 나와 이곳저곳 친지들 집으로 분양이되었고

그러니까 한번에 다섯마리 두번째는 여섯마리가 생겨서 분양하는 순간이 되면 신경이 쓰여졌었다.

주택에서 기거하는 친지들을 골라 보내려니 그랬었다.

그 이후로 이 보리3세는 암컷인데도 짝을 지어주지않는다.

친척집으로 간 진도견중 한녀석이 보신탕꺼리로 팔려갔다는 이야기를 들은이후  새끼를

받을 생각을 접은것인데 순리를 역행하는 일이라도 누렁이만 보면 제일 좋은 보신감으로

생각한다니 우리생각으로는 어쩌는 수가 없는것이다.

그래서 더욱 우리집에서는 밖 출입을 시키지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이제 개 나이 일곱살이니 앞으로 수명대로 산다면 일곱 여덟해는 더 살 수 있는 나이인데

우리집식구가  된지 칠년이 되었으니 이 세월을 함께 한 보리를 어디다 두고 갈 수 있는가 말이다.

5월이 되면 심장사상충 약을 한달에 한번씩 모기가 사라질 시월까지 육개월간 먹인다

제 에미가 오래전 심장사상충이란 병명이 있는줄도 모를때 그 병에 걸려 죽었기 때문이다.

보리는 우리집 울안에서 식구 모두 귀가한뒤 저녁 시간이면 제집에서 나와 울안 구석 구석

돌아다니며 두더쥐도 잡고 가끔 꿩도 잡고 사냥개출신답게 아직 야생성도 지니고있다.

밖에서 기거하는 이집 식구이지만 이 안주인은 이젠 가끔 이 보리의 존재감을

잊어버린다.

늙어서  이곳서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종종 더 잊어버린다.

어쩌냐~.........사람들의 이기심을 말이다.

보리야~ ..........힘닿은데까지 이곳이든 어디든 함께 살 수 있도록 힘을 써보자구나.

사람이든 짐승이건 간에  한번 정을 쌓으면 이리도 질긴 인연이 되는것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하루였다.

잊을걸 잊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