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어제 일요일 아침도 늦잠을 잤다
요즈음 들어 부쩍 늦잠을 자곤하는데
울안의 나무들이 울창해지면 온갖 새들이 찾아들어 새벽같이 지저귀는 소리에 잠을 깨곤했었는데
이젠 새소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깊게 잠이드는걸 보면 어쩔 수 없는 나이인것은 분명한가보다
지난 목요일 허리를 삐긋한 산이할아버지 때문에 주말내내 이것저것 옆에서 시중을 들고
토요일엔 집 울안에 들어온 노루를 수안산 쪽으로 내보내려 울안 이곳저곳 쫓아다니고 신경쓰느라 힘이들었나보다
다행히 일요일에 살펴보니 열어놓은 뒷문으로 지가 사는 산쪽으로 찾아나간 모양이다.
보통은 늙은이 둘만 사니 한사람이 아프거나 하면 같이 사는 한사람도 꼼짝을 못하게된다
한달여 주말에 손주 돌보미 노릇을 하는일도 쉬운일이 아니기도하고 이틀을 제엄마 없이 먹이고 놀아주려니
그 노릇도 힘이든다.
그래도 적적한 집안에 웃을일이 생기고 재잘대는 손주가 있어 할아버지 할머니는 사는 활기를 찾곤한다.
이번 토요일은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해 하는걸 본 손주도 신통하게 어른들 눈치를 보고 조용하다
아이 에미도 일찍암치 서둘러 아이를 데리고 갔다.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난 내가 늦은 아침을 부지런히 만들어 식사를 도와주는데 영 시원찮은 내색이다.
미음이 묽다느니 맛이 없다느니 투정이다.
이것 저것 권해보고 비위를 마추다가 돌연 나도 모르게 부아가 치밀어 말을 내뱉았다.
" 아픈것이 무슨 벼슬하는일이라고 .........내가 해주는 음식을 타박하려거든 당신이 만들어 자시구려"
방문을 힘있게 닫고 나와버렸다.
안방으로 건너와 화를 삭히고있는데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있을 딸아이가 제집에서 건너오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아버지가 전화를 하셔서 미음을 만들어 달라하셔요.....뭔일이 있수?" 한다.
"에구.......뭔일이 뭔일이긴......아버지가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드니 짜증이 나시나보다
내가 만들어 이것저것 타서 해준 미음이 맛이 없다 하셔서 그럼 직접 만들어 잡수라 했더니 너를 불른거지...ㅎㅎㅎ 참말로 아이고~"
딸아이도 웃는다.
"아버지가 오직 엄마한테만 그러시는걸 보면 아직도 여전하셔...복에 겨우셔서그러시지 " 한다.
딸아이가 엄마의 비위를 마추고 위로 하려든다.
그래서 기장 , 쌀 , 현미,로 만든 미음을 다시 데워 율무가루를 섞어 되직하고 타박하게 만들어 딸아이손에 들려
차려놓은 밥상에 가져가게하고 "니가 만들었다 하렴" 일러준다.
얼마있다 딸아이가 히죽히죽 웃으며 나오며 나즈막하게 속삭인다 "글쎄 이정도는 되야 먹지 ....하셔요..."
엄마가 하신것 그대로 갖다 드렸다는걸 알면 얼마나 싱거우실까나.......
참말로다 엄마는 시부모님들 돌아가셔 안계시니 아버지가 시집살이를 다시 시키시네
엄마 전생에 아버지하고 웬수는 정말로다 찐한 웬수지간이였나보다....전에 엄마가 아버지한테 얼마나 잘못했으면
그거 갚느라 이 고생이냐 하시더니 그말이 생각나네...ㅎㅎㅎ" 한다.
산이할아버지가 겨우내 시름시름 힘겹게 겨울을 나더니 그 휴유증이 아직도 계속인가보다
컨디션이 좋거나 술한잔 하고 기분이 그럴듯해지면 평소에 잘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당신 더 늙기전에 여행도 함께 더 다녀보고.........내가 잘해주어야 하는데..." 하기도 한다.
나이들어 나도 힘에 부치는지 부드러움이 점점 사그라들어간다.
오죽 몸이 아파야 짜증을 부릴가싶으면서도.........
이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심신이 병들어가는 일이 앞으로 더 하면 더하지 덜하지않으리라
오늘은 소리새에 "꽃이피는날에는" 를 줄창 틀어놓고 이 글을 쓴다.
꽃이 피는 날에는 나는 사랑할래요
따스한 눈길로 그대를 난 사랑할래요
바람 부는 날에는 나는 노래 불러요
노을빛 물들은 들녘에 노래를 불러요
아~ 젖어드는 이 마음 난 어쩔 수 없어요
아 별빛 내린 거리에 나 홀로 외로이 서서
새벽을 기다리며 모든 걸 잊어야지
꽃이 피는 날에는 나는 사랑할래요
언니!
힘이 드셔서 우째요.
편찮으시다고 찾아 뵌 적도 없고 살갑게 전화도 못드리고.....................................
댓글 달기도 민망하네요.
저희 집도 요즘 부쩍 엄살이 심해졌어요 사실 나이는 형부보다 몇 살이나 더 많거든요.
어제부터 일본 사는 큰 아들네 식구가 몽땅 감기로 난리더라구요.
전 우리집 아픈 것 보다 며느리 아프다는 소리가 더 겁나요.
그래도 이럴 때 따님이 곁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미국이지만 언니하고 그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분도 계시고요.
힘내셔요. 아자 아자!
명옥아~
내가 나이 든 티를 이젠 제법 내고 있다.
이제서야 사추기가 왔남........ㅎㅎㅎ 말도 많아지고 누구랑 대화하거나
글이라도 쓰면 그닥찮은데 조용히 있으면 슬퍼지네그려
말만 들어도 고맙네.............
그런데 전화가 와도 받을 여건이 안될 때가 더 많거든
메세지가 와도 체크 안할때가 많아서 섭섭해 하는 친구도 있나보더라
그나저나 산이 할아버지는
워낙 약한편이지만 젊은때는 젊은 기운에 또 오기로 버티기도하고
그리고 몸관리를 안했으니 술에 담배에 말야
지금은 저절로 둘다 잘 못하고있네.
딸아이도 얼굴구경도 매일은 못하지만 부르면 곧 달려올 거리에 있어서 든든혀.
주말이면 잠 보충하느라 절절매니..........삼남매라도 먼 그대 라네
지들일이 바뻐서 말이지
맞어...... 친구가 외롭고 힘들땐 최고다.
고 1 부터 쭈욱 한번도 떨어져 소식이 두절되는 적이 없었지.
한결같은 사람이야...........그래 기운은 항상낸다
희순이한테도 종종 전화해서 시컷 수다떤다.........그래서 숨을 돌리곤하니 괜찮아요.
오늘은 이곳엔 비가 엄청 많이 나렸네....산이할아버지 염려보다 오히려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비가 와서 더 아프면 어쩌나 했는데 말야.
?꽃이 피는 날에는
그리운 옛사랑 꽃을 피우나 왔다가
아침 댓바람부터 눈물로 눈청소를 잘 했습니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와 지금 홀로 사시는 친정엄마를 대하는 듯했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엄마의 수발을 받으셨던 아주 복이 많으셨던....
지금 친정엄마는 아프셔도 그 많은 여섯(장남은 죽고) 자식들 중에서
물 한 그릇 떠다 바치는 자식이 없으시니,,,
한 시간 거리에서도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불효녀랍니다.
게다가 전화도 점점 뜸하게 하고 있답니다.
이곳에선 나이가 들수록 시내에 살아야 한다고들 합니다.
아프면 얼른 구급차를 불러서 가기도 하고요.
전원에서 맑은 공기 속에서 사시니까
얼른 회복이 되시길 빕니다.
저희 친정아버지는 늘 하셨던 노래(?)가 난 40도 못 살고 죽을꺼다 하셨던 분이
이곳 캐나다로 이민 오셔서는 80까지 사시다 가신걸요.
물론 사시는 말년은 늘 골골하셔서 친정엄마가 많이 힘드셨는데
지금 엄마는 그러셔요. "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살아만 계심 좋겠다."
"요놈에 영감, 늙어서 보자!" 하고 구박헀던것도 후회되어서
신부님께 고백성사도 보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잘 안 드셔도 뭐라도 해서 드리려고
중국시장을 기웃거리던 때를 그리워 하시더군요.
하지만 전 그런 엄마가 때론 이해하기 힘든 불효녀랍니다.ㅉㅉㅉ
왕선배님, 영육간에 건강하셔서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라는 말씀을 드려야 되나요? 말아야 되나요?
선배님 뜻대로 하소서~~~!!!
꽃이 피면서 남편님의 입맛이 돌아오시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빕니다.
산학이 동기 카나다에 살고있는 인선씨 맞지요?
이곳 봄날까지 찾아왔군요............반가워요.
산학이하고는 서로 소통을 잘 하고있어요.
그리고 인선후배가 열심한 카톨릭 신자 라는걸로 알고있지요.
나도 아주 옛날옛적에.........ㅎㅎㅎ.....유아세례도 받고 박문초등학교도 다니고
오래된 구교집안이 친정인 그런 사람이지요.
전혀 신자가 아닌 사람 만나 결혼했는데 성당 다니는 걸 염려하고 걱정하던
손아래 세째 시누님이 수녀님이 되셨지요.
십오륙년전 우리 산이할아버지 오십대때 중환자 실에서 종부성사(병자성사) 까지 동생수녀님이
대세를 주어서 본명도 있긴 하지요....
이곳에 내려와 그래도 건강이 호전되어서 대학 강단에서 정년이 될때까지 강의를 했으니
감사히 생각해야하지요.
우리집엔 종교도 다양해서 큰시누는 목사인 남편을 두어서 사모이구요.
불교, 유교, 신교, 카톨릭........이렇게 다양합니다.
한 집안내에서도 종교의 자유를 마음껒 누린다고나 할까 그렇지요...ㅎㅎㅎ
산학이 하고는 내 살아온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하곤 하는데
서로 이야기 하다보면 왜 글을 쓰고 싶어하는지를 알게되곤하지요.
난.........그런데 공부가 짧아서.........뒤늦었지만 마음은 열심인데
머리가 안 따라주네요.......그러고보면 핑계고 게을러서이기도 하지만서도.
걱정해주어서 고마워요.
은희언니~많이 힘드셨군요.
제 가슴이 아려오네요.
언니 심정 이해하고도 남아요.
집안의 편찮으신 분이 계시면 온 집안이 우울하잖아요.
형부께서 워낙 많이 힘들어하셔서 하루도 안 편하시죠.
많은 새소리와 맑은 공기가 있는 여유로운 그곳이기에 빨리 나으시리라 믿어요.
언니~형부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경선아~ 명옥아~
너희들 아니면 내 화면은 나오고있어서 나오려니 했을거다....ㅎㅎㅎ
음악 동영상이 하도 아름다워서 올렸는데
아침먹고 딸집에 건너가서 주인도 없는 딸 컴켜고 (딸컴은 맥킨토시여서 뭐가 그리 다르던지)
무선 마우스라 그것도 어색하고(컴이 조금만 달라도 촌 할머니 주섬주섬 살펴보고했네)
가서 겨우 살펴보니 정말로 다른 컴에서는 보이지가 않더라
뭘 자꾸 업그레이드 하라 하던데.........내것이 아니니 못하고
지금에서야 유투브동영상 찾아다 올렸노라.......고마워.....알려주어서....
언니~!
비가 촉촉히 와서 나무들이 좋아하겠어요.
우리 아파트 마당엔 작년 가을에 비가 너무 안와 시들었던
단풍나무들이 잎을 못피우고 드디어 죽은것 같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가믐에도 이겨내던데 봄에도 빨강 단풍색을 띠는
그넘들은 겨우내 그런대로 잎이 보이는 듯 하더니
새순이 전혀 안보입니다.
살아나려나 하고 두고 본것 같던데....
아침에 탄천걷고 들어오는길에 그것들을 보니
참 가슴 아프더이다.
언니네는 열심히 물주셨을테니 말라 죽은넘은 없지요?
마당에 나가실때 꼭 운동화 신으시고
형부도 그만하시니 너무 힘들게 하시지 마세요.
우리친구 건강한 애도 집 현관에서 신신다가 미끄러져
무릎위뼈가 나갔답니다.
조심조심 건강 지키시고 맑고 좋은날 만나뵈어요~~~!!!
순호야~
지난 겨울 몹씨 추워서 걱정했더니
오히려 저작년보다 숲이 더 울창해 보이네
허긴 나무 지키고 보살피는 산이 할아버지가 손질을 안하니
가지치기도 안하고 내버려두고.......자기몸이 부실하니
손질 할 꿈도 꾸지 못하지.
난 오히려 나무 가지들이 터널을 이룬듯 그늘을 만들어 주워서 더 좋더라.
그래 그런지 십사년 사는동안 작은 짐승은 드나들었지만
웬일로 노루같은 크기의 짐승이 들어오기도하고.............
수안산 자락이라 그런지 아니면 우리나라 산속에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것인지말야
우리는 노루를 보고 놀라고 노루는 우릴 보고 놀라고 그랬네.
우리집은 원래 벽정리........푸를벽 우물정 이니 물이 좋은곳이지
삼십미터 밑에 바위층 사이로 흐르는 광천수가 풍부하고
수도는 들어와 있지만 아직도 지하수를 먹고있단다.
우물파는 사람이 물장사 하라 하더라...........ㅎㅎㅎ
시아버님이 물려주려는 사업도 못하겠다 해서 머리밀고 절로 가기도 했는데말야.
허긴 장사하다 지례 죽었을라 혼자 지탱하기도 어려운 건강에 어찌 꿈을 꾸나.
우리집 어느쪽은 오히려 물이 많아 이십년생 느티나무 두그루가 뿌리가 썩어 죽었다네.
그쪽은 몇미터만 파도 물이 난다고 하더구나
몇십년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데..........감사한 일이지
우리집바닥 전체를 수맥차단용 동판도 혹시나해서 깔았어요.
마당에서 수맥검사하는 봉을 들고서면 쩍 벌어져요.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물.....이니.........감사하고 살고있다.
그래........수일내에 얼굴보겠네.
그러셔요~
언니 환갑 하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칠순 잔치 하셔야 겠네요.
좋은일은 자꾸자꾸 소문을 내야 헙니다.
글을 올리고 한시간여가 지난 여섯시가 좀 지난시간
전화벨이 울린다.
이 새벽에 전화라니................
미국사는 친구다 신새벽이라 올린글을 읽을 사람이 몇명 없을 시간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친구가 글을 읽고는 깨어있을거가 분명해서 전화를 했단다.
"희정 아빠가 몹씨 아프니?" 한다.
그리고 노래를 듣고 글을 읽고 친구생각에 눈물이 난다고한다.
둘이 눈물바람을 조금하고......."이것아 울지말자" 내가 말했다.
한시간여 이런저런 이야기로 푸근해진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
글을 쓴다는일.........
음악을 듣는다는일............
마음을 전해주는 이런일들이 있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