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촉촉히 나리는 일요일

영분이가  숙제로 건네준 "청산에 살리라"를  찾아 들었다.

  내친김에 한국가곡을

밥 삼아  간식삼아  서너시간 듣다  살짝  졸기도 하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달콤한 일요일을 보내고있다.

이십여년전  친구네가 미국에서 돌아와  삼년여 살다 돌아가기전까지

그집 지하  음악실에서 토요일 저녁이면 친구들이 모여

파묻혀 지내 녹슬어가는 성악전공 테너친구를

다시 소생시켜 열던 가곡의 밤이 생각나며 추억에 잠기기도했다.

특히 그는 그리워,나  동심초를 누구보다도 절절하게 잘 불렀다.

 

지금은 없는 그니를 생각하니 살짝 눈물도 나고 가슴이 싸아 하다.

친구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고나서 시름이 더 깊어지고 그 이후엔 한번도 목청을 높여 본적이 없다는

소식을 풍문에 들었었다.

재작년  칠십도 못채우고 세상을 등진 그분의 부음을 들었다.

지하 음악실에 삼삼오오 모였던 친구들 중 벌써 두 분은 없고 안계시다.

이십년의 세월이 짧지않다고 하겠지만  아니다.........너무 짧게 느껴진다.

 

세상에 적응을 잘 못하는 많은 예술인들을 가까운 곳에서 직접 만나거나

아니면 책속에서 읽거나 해서 그들의  평탄치 않은 삶을 알게된다.

예술인이 아닌 다른 인생도 마찬가지겠지만

왜 유독 그들의 삶이 안타까웁게 생각드는것일까?

 

영분이가  회상에 시간을 안겨준  "청산에 살리라"를 제목 달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