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어린이집 젊은 엄마들이

나한테 은근히 묻는다.

 

이곳에 계속 보내실꺼냐고...

 

딴데 머리 굴리기도 귀찮고 지금 어린이집 선생님 부부가

아주 열심들이시라 맘놓고 맡기니 선뜻 그럴꺼라했다.

 

즈이들두 5세가 5명정도 되면 이곳에 계속 보내고 싶다 하여

우린 웃으며 무언중에 약속들을 했다

 

그러구러 11월 하순쯤되어 오동통한 엄마가

말을 건다.

 

은범이는 어디 유치원 갈꺼예요?

아니 ~! 그대로 같이 있기루 했잖아요?

 

씩 웃으며 대답한다.

저희들은 단지안에 삼성유치원에 엊그제 등록했어요.

전날 4시부터 서서 기다렸다가 담날 9시에 했지요.

 

그옆에 있는 에미들도 비지직 웃는다.

 

아니 ~!

그럼 우리 은범이만 낙동강 오리알 된겨?

이럴수가...

그런 정보가 있으면 좀 알려주지.

이것들이 매일 애 데리러 가면 얼굴 맞대며

인사하면서 날 시켜?

 

즈이 아이들두 같이 먹으라구 피자두 여러번 사다 바쳤구만...

 

또 딴 할매가 데리고 오는 건주라는 아이도 같이 됐다.

그할매는 나보다 젊은데 그런거 저런거 모르고 듣는지 먹는지 반응이 없다. 

 

내새끼가 이판사판 싸 댕기기 좋아하는 할매때문에

단지안에 몇걸음 가면 되는 큰 유치원을 놔두고

딴동네가서 알아보게 생겼다.

 

워떡해~~~!

우리 강아지가 인생의 첫경쟁에서 밀린겨?

 

슬며시 부아가 치민다.

에미는 뭐하는겨?

지새끼지 내새끼여?

젊은선생들 하고 그런 정보나 듣지.

나야 집아니믄 할줌마들하고 인터넷하는 정도이니...

 

U~~~~~~~~C~~~~~! 

 

에미가 저도 이곳저곳 알아보더니 단지밖의

유치원을 택하며 상담을 하고 왔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것이 안쓰럽지만

이젠 몸도 가누고 그래도 제 또래에선

생일이 앞이라 덜 걱정도 된다.

 

오늘이 등록하는 날이다.

애비가 있으면 밤을 세워서라도 줄을 설텐데

마침 출장중이라 에미와 내가 해야 하니

한 ~~~~ 걱정이다.

 

에미는 자기가 새벽4시 쯤 갈테니 엄마는 애 8시에

어린이집 보내고 교대하잔다.

 

9시 정각에 등록이다.

 

난 그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에미는 보기만 실하지 속은 허깨비다.

새벽에 나가려면 3시에는 일어나야하고

추운데서 4시간씩 있고 죙일 애들 가르치고

하다보면 병날껀 뻔하고....

 

하여 에미네 집에 일주일에 한번씩 오는

젊은 파출부에게 온갖 갈롱을 떨어 부탁 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그나마 낫다.

에미가 아파서 쩔쩔 매는 꼴은 내가 또 못본다

 

낯선사람에게 부탁하면 괜히 겁나고

어리버리한 사람에게 부탁하면 될일도 안될테고...

 

그녀가 새벽 4시에 가서 줄서면 내가 7시에가서 교대하기로.

나야 얼마든지 일찍 나갈 수 있지만 암만 손주일이라도

내몸이 사려지는건 어쩔 수 없다.

새벽공기가 겁나는것이다.

 

오늘 새벽2시 부터 깨어 같이 줄을 서는 기분이다.

유치원측에선 6시 쯤 와도 된다고 했지만

내가 설쳐서 4시에 가도록 했다.

 

아줌마한테서 4시10분에 전화가 왔다.

30명 모집에 25번째라고....

 

5분만 늦었어도 그것도 물 건너 갈 뻔 했다.

맘이 급하여 6시30분에 서류 몽땅들고가

아줌마와 교대했다 .

첨 가보는 유치원인데 그런대로 괜찮은것 같다.

 

어떤 엄마는 전날 8시부터 가족이 총 출동하여

대기했단다.

 

하여~~~~~

겨우 30명모집에 25번째로 등록하고 돌아왔다.

 

앞으로 긴 인생에 내강아지가 얼마나 많은 경쟁을

치루어야 할지 눈에 서~~~~언하다.

 

힘내라 ~ 내새끼 ~~~! 

 

(돌아오자마자 또 일벌린다.

1월 전국 자연휴양림에 들어가 써핑중이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