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9 ,월>
오늘 우리 은범이 첫 도시락을 쌌다.

난 권사회에 가야 하는데
은범이는 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일어나질 못한다.
먼저 어린이집은 밥을 못먹고 가면 먹여줬는데
새어린이집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아침 도시락을 싸며 감회가 깊다.

27년전 내딸 첫 도시락 싸던 생각이나서
눈시울이 갑자기 젖어온다.

처음 유치원에 도시락 갖고 가던 날,
집에 있던 반찬그릇 자그마한데다가
밥을 담고 다른그릇에 반찬을 담아줬다.

먹다가 쏟아서 선생님이 다른것으로 먹여줬다 한다.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후회스럽다.
남들은 예쁜 도시락에 오밀조밀 싸왔을텐데
그냥 하루면 되는것이니까 아무그릇에
담아줘서 때똑해서 쏟아진것이다.

그후 도시락 쌀 적 마다 생각나고 아팠었다.
인생에 첫 도시락을 쏟고 울먹울먹했을 것을
생각하니......
(울엄니는 가마솥에 새밥을 해서 날라줬는데.)

그때 생각을 하며 내딸 도시락 쌀 적 마다
온정성을 다했다.
보온도시락 바닥에 뜨거운국을 담고
오곡밥을 지어 밥을 담고
오깃조깃 반찬담고....

여름엔 냉동칸에 물을 얼려  젖은수건을 감싸
집에 올 때 까지 시원한 물 먹고
겨울엔 보온병에 뜨건물 넣고
상추쌈에 돼지고기 빨갛게 뽂아담고.

철철이 반찬 바꾸고.....

오늘 난 내손주 인생의 첫 도시락을 쌌다.

딸한테 예쁜 도시락을 사오라고해서
뽀로롱 도시락에 현미 찹쌀밥을 담는다

오믈렛,
케챱,
김치씻어서 쪽쪽 찢은것,
어묵과 브르클리뽂은것.

한젓가락 씩 담으며 기도한다.
인생의 첫 도시락이니
아가 ~!
다먹고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라거라~!

아마도 기쁜 마음이 더크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모두 감사할 뿐이다.
내손주의 첫 도시락을 쌀 수 있는 건강과 여건이 모두........

이제 자는 놈을 업어 도시락 가방과 함께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내 할일을 해야한다.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