쌔벽 3시..
5기두명과 자미는 찜질방에서 나오고...
광수기랑 광수기 서방님은 날밤 새우고
야탑역 광장으로 나오시고...

우린 기냥 줄행낭을 쳤다.
산에서 내려올 때 까지 비가 안오기를 빌면서.

새벽 미명의 아삼한 강원도 길을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꼬불꼬불 소나무가 가로수인 길로 안내한다.
아무도 안자고 눈을 똥그랗게 뜨고 5월의 우람찬 청년숲을
안놓치며 감탄과 경이의 눈길로 바라본다.

자미는 너무도 좋아 타령을 읊어대고....

김밥 한줄씩으로 아침을 차안에서 때우고
휴게소 한군데만 들르고 곰배령 입구에 도착했을때가 6시 55분~ㅎㅎ

나야 늘 하는 행사이지만 새로온 손님들은 기가 딱~! 찰 노릇 이었을께다.

광수기부부는 새로운 신혼 기분을 즐기는듯
계속 따라 오다가 우리가 입구근처 초등학교에서
잠깐 내려 등산 준비를 하는것도 못보고 단목령 근처까지 갔다 다시 오고...ㅎㅎ

산은 그곳에 그대로 있었다.
올해 처음 다시 가는 <곰배령>!

아침잠에 푹빠진 총각네 통나무집을 마구 두들겨서
총각을 깨워 친구 하나를 맡겼다.
갸는 원래 몸이 부실한데 하도 가고 싶어 해
맘이 갸륵하여 곰배령 40분까지의 거리만 걷기로 한것이다.

계곡을 지나 비취파라솔 만~ 한 고사리밭을 지나
대나무숲을지나 조롱조롱 새소리를 들으며
도란도란 야그하며 우린 걸었다.


한 친구와 광수기 서방님은 날래날래 달려 시야에서 사라지고
우리 셋은 뒤쳐지는 자미핑계로 천천히 걸었다.
작은 우유병에 얼음을 얼려 커피원액을 찐하게 타서
조금씩 녹여 마시면 고거이가 냉커피~!!!

멧돼지 야그를 했더래서 조금 꺼먼 나무등걸만 보믄
놀라는 자미......히히히
자미는 그래도 멈추지 않고 씩씩하게 잘 따라온다.
곰배령이 그냥 잠깐 걷는 코스인 줄 알았다고~

9시에 정상~
자욱이 내려다 보이는 백두대간....

대롱대롱 야생화 봉우리들이 매달려 있는그곳...
천상의 화원 그곳...
가슴으로 시를 읊고 싶으나 입이 모자라 미사여구를 못그리는 그곳....
저~아래 인간들 군상속에서 늘~그리워 목메이는그곳.....
며칠이고 텐트치고 꽃을 등에 베고 바람을 이불삼아 질리도록 머물고 싶은 그곳....

"이곳에서 담배피니 김정일도 부럽지 않다~!"는 광수기 서방님.

두사람은 힘이 남아 저멀리 점봉산까지 다녀 오신다고
훨훨 날아가고....

우린 또 속세를 향해 떠나고 싶지 않은 그곳을 떠났다.

정상에선 구름이 살짝~햇볕이 살짝...
내려 오는길은 비가 오고 싶은데 꾹꾹 참는듯
덥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고...

며칠전 부터 비가 온다 하여 무시로 기도 했다.
"하나님~! 올해 첨 가는데 지발 비는 안오게 해주세요.
정 안되시겠거든 올라갈 때 까지 만이라도 안오게 해주세요.~!"

역쉬 들어주셨다.

나야 노상 가지만 큰 맘먹고 따라나선 광수기 내외와
자미, 또 아픈 친구 때문인것 같았다.
캄솨합니다~!!!

난 리바이벌은 졸대루 안한다.
가던길을 다시 돌아 나오지 않는다는것이다.
또 다른 경치를 즐기기 위해....ㅋ

곰배령에서 나와 금새 조침령 터널로 들어섰다.
몇년동안 만들더니 작년에 개통 된것이다.

구불구불 산꼭대기에서 내려오기 시작~
한없이 내려가더니 드디어 양양--홍천 갈라지는길로 내려 왔다.
그길은 춘천에서 양양가는 국도이다.
내맘같아선 양양에 가서 바다에 눈도장도 찍고 싶지만
길막힐 염려로 기냥 달렸다.

광수기 서방님께서 부득이 점심을 쏘신다는데
오찌 사양하리오?

설농탕.산채비빔밥 ,해장국으로 든든히 채우고
우린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다음에도 같이 가시죠~?"하니
쌔벽에만 안가믄 같이 가겠어요~!"하신다.ㅋㅋㅋ
든든한 보디가드가 계신것 같아 참 좋았다.
("광수기 서방님~!
같이 해주셔서 즐거웠구요~
점심 사주셔서 맛있게 잘먹었습니다.꾸뻑~!
우리 이~쁜 광수기 마니마니 싸랑해 주세요~!")

얼른 헤어져 구룡령을 넘어간다.
해발 1200m 고것도 재밌었다.
설악산 넘어가는 嶺이 7개인데 우린 3개를 넘었다.

한계령,미시령,진부령,대관령,<곰배령>,<조침령>,<구룡령>...흐흐
아~재밌어라~!!!

부지런히 홍천에서 빠져 나오니 양평 쯤부터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
조금씩 길도 막히고...
舊길로 가려고 내려다 보니 舊길도 막히고
세월아 가거라~!흥흥

쉬며 달리며 분당에 5시반 도착.
자미가 또 그냥 헤어지기 섭하다고 밥을 산다네?

어린것이 언니들한테 밥사주고 싶다는데
고 이쁜 맴을 오찌 막으리오?
고저 <얼라들의 기를 살려주려면 하고 싶다 하는건 막으면 안된다~!> 하는
나으 교육 철학에 따라 점심 먹고 내려 가지도 않고
이몸은 그시간엔 위장이 주무셔야 하는데
정성이 갸륵하야 메생이 칼국수에 팥칼국수로 또 포식하였네~
빗속끝에서 뜨끈한 칼국수 국물이 넘어가니
하루 피로 가 확~!풀린듯....

구여븐 자미야 고맙다.쭉~!!!(:k)
(6월 번개에 내몫 게 뚜껑 너주께~히히)

이리하야 우리의 꼭뚜쌔뼉 곰배령 등정기는 무사히 끝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