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길/ 김석순


오늘은 여름날처럼 날이 달구어졌다.

버스를 타고 숲을 지나 오르고 내리락거리며 성당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포플라꽃까지 너흘거리며 행복을 숨쉬며 걸었다.

눈을 잠깐 감고 걸어보면 이 길이 콜로라도 스프링 거리가 된다.

또 눈을 감아보면 혜화동 로타리,광화문 거리 그리고 동인천 역까지 이르른다.


부활기간이다.

죽은 영혼도 부활기간에는 하루정도 이승 나들이를 하면 어떨까 생각이 된다.

그러다가 배우자가 새로 가정을 꾸민 것을 알게 되면 큰 혼란이 되겠지....


아들이 감기가 심해 일찍 퇴근했다.약을 갖다 먹이고 쉬게 하였다.

큰 아이는 무슨 일이든 혼자서 헤쳐나 가는데 작은 아이는 늘 아기흉내를 낸다.

그래서 큰 아이는 혼자 애쓰는 모습이 안스럽고 작은 애는 또 그래서 안스럽다.


오늘은 차를 딜러에 가져가 정비를 했다.

거진 십년을 탔더니 계절마다 체크를 해야 한다.

귀찮아서 새로 사고도 싶은데 자동차는 재산이 아니라 소모품인데 그대로 타라고 아들마마에게 훈계를 받았다. 쉽게 사고 쉽게 버리고 빡빡한 돈의 흐림줄에서 목이 막히는 것이 자본주의체제의 한 현상이기도 하다.


어제는 옛날 파티때마다 노래를 불러주던 이의 노래를 들으며 저녁을 먹었다.

모두들 꿈결처럼 흘렀던 시간들을 느껴보았다. 한국에 나가면 옛가수들이 출연하는 멋들어진 맛집들을 가보고 싶다.



2016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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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7일 오스트리아 부활절의 정원에  갖가지 꽃들이 피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