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읽는 시2020-11-09

박목월은 청록파 시인의 중심 멤버였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그가 젊은 날에 제주도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지던 날에 슬픈 마음에 젖어 쓴 시가 다음의 시입니다.

20201109 동두천 두레마을 둘레길 350.jpg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하늘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한낮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아아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산천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아아 아아 너도 가면 나도 가야지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면 마지막 연에 이르러 다음 같이 바꾸어 읽습니다.

산천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기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