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땡이
                                           박인자

   무심히 창 밖을 바라보니 물방울무늬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사람들은 옷의 색깔 보다 무늬를 대단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그것들은 때로
   책갈피 속에서, 선전 광고 속에서, 뛰놀고 있는 아이들
   얼굴에서, 망설임 속에서, 어느 화가의 그림 속에서, 종소리 속에서 뒹굴고 노닌다
   어두워 가는 순간 두드러지고
   어긋나는 반 내림표 같다
  
   파랑 까망 물방울들이 원피스 안에서 시원하게 웃고 있다
   스무 살 땡땡이?의 즐거움이
   낭랑하게 구른다
  
   TV에는  
   미소를 띠며 등장한
   리듬체조 선수의 후프가 머리 위로 높이 던져진다
   유연한 동작으로 두 번을 구르면서 양손으로 후프를 받아낸다
   저 우아한 땡땡이 무늬                        
   사람들 박수로 환호한다 경쾌한 음악 속에        
   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면서 공처럼 튀어 오른다 울 랄랄라  
   그녀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링링거리며.....땡땡이가

   바퀴들은 윙윙거리며 원을 그리고
   네온사인 불빛이 둥글게 둥글게
   퍼져나간다
  
   바퀴들이 윙윙거리며 질주하고 있다  네온싸인 불빛이 둥글게 둥글게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