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모두 안녕? 

난 호숙인데, 왜 ID가 세례명으로 뜨는지 모르겠네.

오랫동안 못들어 왔었네. 지송!!!!


춘자 언니께서 제목을 확실하게 붙여놓았기에 그냥 이어서 양 지 얘기 조금 더 하려고 들어왔어.

지난 목요일(8/1/13) 저녁, 양 지가 무대에 서던 날은 온종일 비가 뿌렸어. 링컨센터는 맨하탄에 있으니까  사람들이 비오는 날 맨하탄 나가는 것을 망설이게 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15명은 한사람도 빠짐 없이 참석했어.  인일 동문은 5명인데 그 가족들이 함께 와서 모두 15명.  아마도 다음 양 지의 뉴욕 무대에는 동문 모두가 참석하리라 믿어. 미리 연락을 주었으면 더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있었을 거야.  인일 뉴욕& 뉴저지 동문과, 멀리 춘자 언니께서 큰 꽃다발을 보내주어 자리가 더욱 빛났어.


그 날 밤, 양 지의 무대는 단연 으뜸이었지.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드만, 양 지가.  프로그램에 참석한 다른 성악가들과는 비교 할 수 도 없을 만큼 뛰어났다.  사람을 사로잡는 타고난 소리의 아름다움과 마력과 매력, 게다가 유럽에서 갈고닦은 기법등을 맘껏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듣는 동안 소름이 끼쳤어.  두 곡을 불렀는데, 곡이 끝날 때마다 저절로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부라바"를 외치게 되더라.  20여년 전 쏘프라노 홍 혜경이 라보엠에 프리마돈나로 출연하는 무대를 지켜볼 때도 똑 같은 느낌을 받았었지.... 소름이 끼치고 나도 모르게 기립박수가 저절로 터져 나오는 경험 오랫만에 해봤다.  무대를 지켜보면서  '양 지는 홍 혜경 보다 더 거물이 될 역량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꼭 그렇게 되길 바라면서. 

양지 말에 의하면 홍혜경은 유럽에서도 인정하는 쏘프라노란다.  그녀가 노래하면 사람은 안보이고 그녀의 소리가 먼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네.  우선 뉴욕에서 제일 알려지고 실력있는 한국인 쏘프라노이니까 응근히 비교가 되는거지.ㅎㅎㅎㅎ

모쪼록 빠른 시일 내에 양 지가 카네기 홀이나 링컨센터 무대에서 독창회를 열었으면 참 좋겠다.  급하게는 합창곡의 쏠로라도...... 


양 지는 한양대 동문들과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오늘 이모부 내외분과 그리고 나와 함께 점심을 했다.

오늘은 성악가가 아닌 인간 양 지에게  뿅 갔다. 경쾌하고, 겸손하며, 아직 젊은 나인데도 자신을 심도있게 성찰할 줄 아는 여성이란 점에서.  아직 젊으니까 지속적으로 공부에 집중하고  더불어 마음 닦기까지 함께 해가면 정말 성악계의 큰 인물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렀다.  하루 속히 쑥쑥 키워줄  에이젠시가 양 지를 발탁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이태리 로마에서 아씨시 를 오가며 우린 너무 맛있게 얘기를 나누었다.  나도 이태리 여행을 몇 번 했는데, 한 번은 혼자서 로마에서 아씨시까지 여행을 했었거든.  얘기가 무르 익으면서 나는 양지의 섬세한 표현력에 또 한번 뿅가고 말았다.  그녀의 뛰어난 감성이 놀라웠고, 얘기 군데군데 농익은 술 냄새 마져 풍기고 있는 것이 신기해 보였다. 

두어 가지 예를 들자면, 이태리 도로가 모자이크로 된 곳이 대부분인데 그 사이사이로 개미들과 작은 벌레들이 움직여, 힐을 신 고 걸을 때 벌레들을 다치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걸었단다.  그리고 아씨시 성당에서 벽 사이로 스며드는 습기, 물기를 바라보면서, 깊이 숨겨왔던, 참아왔던 눈물이 번지는 것 같더란다.

난 양지에서 말했다.

"양 지야, 이 담에 넌 꼭 책을 써야겠다.  자서전도 좋겠지만, 시집을 한 권 내렴."

어느새 3시간 이 훌쩍 지난 줄도 모르고 얘기를 맛있게 나누었다.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스쳤다.

뉴욕에서 낳아 뉴욕에서 기른  내 딸과 문화와 언어 장벽을 경험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거구나.....

이제껏 딸과 소통하는데 불편없이 지내지만,  안보이는 리미트가 있는 것이다. 내 딸과 대화에는 그럴 수 밖에 없지만, 한국적인 디테일이 담겨있지 못하다.  그런데 내 무의식은  그런 부분을 목말라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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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들어와 봇물이 터졌나보네여.  엔들레쓰가 될 것 같아서 스탑1!!!!


정수야, 딸 잘 키웠데이!!!!

참, 저녁에 정수와 통화 했는데, 정수는 필리핀에 있는데, 컴이 안되어 못들어 온단다.

8월 23일 쯤 한국으로 온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