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개신교지만 천주교에서 '내탓이오, 내탓이오'  하는,

많은 뜻이 함축된것 같은 이 말을 항상 들을때마다 내 믿음에 도전이 되곤 한다.

지금  "내탓이오" 라고 나를 꾸짖으며 이글을 쓴다.

글쓰는 재주가 없어 홈피에도 몇줄 쓰다가 지워버리고 한일이 적지 않은것 같다, 이해해주기 바란다.  앞뒤 두서 없는 글이라도...

 

아마도 어제 산학이가 올린글을 보고 친구들이 무척이나 궁금해 했을거야.

동창회 모임이 11월 13일로 다가오고 공지는 아직 하지 못했고, 회장도 움직임이 없고 총무가 다급한 마음에 산학이한테 초대의 글을 부탁했다네...

마침 나랑 총무가 만난터라 같이 가서 산학이의 글을 그네 경비실에서 찾았고, (아래 스캔받은것 올림 - 산학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원고이기에 그대로 스캔했음) 눈 어두워 워드 작업을 며느리에게 부탁하겠다는 총무의 말을 듣고는 도와줄양으로 원고를 내가 가지고 왔어.

난 그 저녁은 바로 미국서 도착한 날이라 너무 피곤해 작업도 못하고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

새벽 2~3시경 잠이깼나 그일 생각이 나서 화들짝 컴퓨터를 키고  잘 알아보지 못하겠는 글씨를(산학이의 고유체) 눈비비며 읽어 워드 작업을하고는 메일을 보내려 인터넷을 여니 내 메일함에 회장이 보내온 글이 있었다.  (이번에 친두들 모두에게 띄운 인사말과 행사일정 - 아래 올림) 수고좀 해달라는 부탁의 말과 함께....   회장은 내가 미국에 있을때도 한번 전화와 메일을 보낸적이 있다.

미약하지만 그래도 그에게 조금은 힘이 되었나보다, 내가 하도 통통대고 매사에 서두르니까...

아마도 내가 지난번 수첩을 보낼때 만들어 놓은 주소록(라벨지)이 있으므로 나에게 작업을 부탁했던것 같다. (8기회장으로 그를 추대했을때 내가 많이 도와주겠노라고 약속을 한터라 난 뭐든 도와주고 싶었다, 또 그가 매우 바쁘므로..)

 

난 총무가 개인적으로 부탁해서 받은 산학이의 글보다는 일목오연하게 인사말과 함께 잘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뛰워달라고 부탁하며 보내온 회장의 글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미국 스케줄만 정정해 (미주동문회에서 알려준 일정등) 프린트를 하고 주소록을 프린트하고 그날 아침 180매를 복사해 총무집으로 달려갔다.

"얘, 어제 집에가니 나한테 회장한테서 이런 글이 와있었어, 이게 좋은것 같지 않니? 글구 회장이 직접 보내준거니까 이걸로 보내는것이 옳은것 같아, 정리도 잘 되어있구, 그래서 이걸로 프린트했어"

"그래 좋다 회장이 이렇게 했구나, 진작에 보내주지....에그...그런데 산학이한테 미안한데...전화해서 알려주구 미안하다고 해야지, 그런데 어떻게 말하냐 미안해서....성의껏 써준건데..."

"그래, 미안하지만 그래도 회장글을 보내야하지 않을까? 작년에도 산학이가 써줘서 잘 보냈는데 미안하다, 우리가 전화하자"

 

우린 상을 펴놓고 공문을 접고 편지봉투에 넣고 보내는 주소 받는 주소 붙이기, 봉투 봉하기...

둘이 한참을 작업하고 우체국에 가서 우표까지 붙여 작업을 끝내곤 헤어졌다.

전화하는건 둘다 까맣게 까먹고...(산학이는 이일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저를 무시한 처사라고...그리도 생각할 수 있다. 산학이 입장에서는...    그러나 부탁까지한 총무, 지난해 부탁했던 나,  모두 산학이를 무시할 이유는 없었다.)

난 너무 피곤해 눈이 그대로 감기는 상태였고 총무는 집안일로 바쁜일정이 있었다. (이날이 22일)

 

그러던 지난 28일 총무에게 전화가 왔다.

"승숙아 큰일났어 산학이가 매우 화가 났어, 내가 미리 전화 못했어 너랑 헤어지고는....이일 저일 바쁘고 경주갔다왔고, 서울대학병원에 디스크때문에 주사맞으러 갔다왔고 정신이 없어 깜빡했어. 오늘 편지를 받고 너무 놀랐데 자기 글이 없어서...아마도 놀랐을거야....미리 전화 하지 못해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했는데 내일 아침까지 7기 회장단의 이름으로 사과를 하래, 그렇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글을 쓰겠데 어떻게 하니? 회장한테도 전화좀 하자....."

"응 그래....너 전화 못했구나?  나도 이럭저럭 전화 못했네...니가 한줄로 알고 나는...정말 산학이 기분나쁘겠다. 미리 전화 안한건 우리 실수다 그래 나도 전화한번 할께"

그 시간이 저녁 8시경.  난 사무실에 가야했다, 우리는 일의 성격상 주3일 야간작업을 해야하므로........

역시 나도 그 저녁 전화는 못했다, 그때 나도 전화를 하기만 했어도 이리 되지는 않았을거라는 후회를 하기도 했다.

 

다음날 산학이는 글을 올렸다 그것도 우리7기 모임방인 알럽스쿨에도 아닌 모든 동문들과 외부인들도 보는 인일여고 홈피에...  

댓글이 올라오고 무슨일인가 싶어 친구들 전화가 오고가고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몇명이 산학이 마음을 달래려 좋은 글로 올려도 산학이는 막무가내다.

나중에 전화해서 깊은 사과의말을 몇번이고 했다. 나도 총무도...

 

오늘은 산학이 집에 총무와 함께 찾아갔다.

"총무야, 우리 전화만으론 안되겠어, 산학이한테 가서 다시 미안하단 말 전하고 이일이 조용해지도록 해보자...이일을 물리적으로 한건 난데 니네 회장단만 자꾸 곤란해지는것 같애, 내 책임이 크니 우리 가자"

하지만 산학이는 도저히 우리와 이야기가 소통되지 않았다.

꼭 7기 회장단의 사과를 받아야만 한단다.

회장은 산학이가 총무에게 원고를 써준일도 모르는 상태인데...

그래도 본인은 무시당했기에 7기 총책임자인 회장이 사과해야만 한단다.

총무는 지가 개인적으로 부탁한거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는데도...난 나의 실수니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는데도...

산학이의 마음을 어찌할 수는 없다.

실상 일을 만든건 난데 내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회장단만 곤란해지고...

견디기 힘들어 "내탓이오" 하는 마음으로 두서없이 썼다.

친구들의 양해 바란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리도 강팍해졌나?   생각해본다.

여고시절 기지배 소리 한번 못해보고 서로를 존중해가며 지냈던 우리들인데....

 

우리(총무, 나) 잘못인거 안다. 미리 전화해서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건데...

하지만 산학이는 우리에게 화내는것이 아니라고 한다....회장이 사과를 해야한단다.

꼭 그리 해야만 하는걸까?

일을 만든 우리가 사과한다는데 왜 그걸 못받아주는걸까?

산학이의 마음속 깊은곳에 있는 그 무엇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건 산학이만 알겠지...

 

친구들아, 내가 잘못했지?

미안......잘 도와준다고 아무 생각없이 한 일이 이런 일을 만들어 냈고 7기방이 시끄럽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 산학이글, 회장이 보내준 글 같이 올린다.

이젠 오지랍 넓게 모든 일에 나서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

 

<산학이가 써준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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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보내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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