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명제 글(=살아갈 용기)에 댓글을 쓰려고 하니.... 홈피가 고장났는지, 댓글 쓸 칸이 안뜨네.

이리저리 해보다가,  생각해 보니... 윤여사의 특기가 발동한 것 같다(=명제가 댓글쓰기 방지를 한 것 같음)

 

우리 과 대학동기들이  소식이 뜨마직한 채로 각자 명성올리기에 급급한 것 같아

연전에 선언하기를, 당분간 내가 반장을 하겠다.... 하였고(ㅎㅎ 여성 나 한명), 그 이후 모이고 친해지고 옛 우정을 조금씩 되살리고

있다. 며칠 전에는 아주대학교 생물학과와 환경공학과의 교수로 있는 두 동기를 방문하고 즐거움을 나누었는데...

교수들 연구실은 모두 특색이 있고 주인의 개성과 정체가 여실히 나타나는 중에.....

 

한 연구실에 서양남자 두분과 김근태 님의 사진액자가 걸려 있는데, 방 주인이 퀴즈를 내었다.

저 세사람의 공통점을 알아맞춰 보세요.

서양사람 한명은 <죽음의 포로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 또 한분은 크레이그 벤터라고 휴먼 지놈을 완벽하게 해독한 생물학자!

 

뭐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니 답을 알려달라 청하였는데

이 세분은 죽음을 극적으로 탈출한 분들이라는 것.

이분들이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은 힘은?........바로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고

-그것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김근태 님은(=인일인 인재근 의원 부군) 남영동 분실에서 고문을 당하는 중에 <고문은 없다>라고 공언하는 집권당에 맞서기 위해

전기고문으로  떨어져 나간 자기 발뒤꿈치 살점을 죽어도 손에 쥐고 나와, 만천하에 고발했다고!

 

빅터프랭클은 자기만의 심리학 원고를 거의 다 완성했는데 나치에게 빼앗기고 죽음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후

그 원고를 완성하기 위한 열망으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음.

-생각할수록 너무나 하고 싶고,

-아무리 생각해도 꼭 해야만 하겠는데....

-나 아니면 할 사람도 없는... 그 것, 그 일.

 

 

 

 

벤터의 삶의 여정도 매우 놀랍다.

1946년생인 벤터는 어린 시절 개구쟁이였고 사춘기가 지나서는 통제 불능의 삶을 살았다.

즉 범생이도 아니고 결국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벤터는 월남전에 참전하는데 3년 동안 생사를 넘나든 경험은 그가 삶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됨.. 고교 성적이 워낙 안 좋았던 벤터는 제대한 뒤 그저그런 전문대를 거쳐 일반대학에 편입했고 1975년 캘리포니아대(샌디에이고)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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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으로 곱게 자라 탄탄대로로 학위를 받은 많은 연구자들과는 달리 벤터의 이런 인생역경은

기존 방법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개척자의 태도로 이어졌다. 벤터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있으면서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발현서열꼬리표(EST) 방식을 개발해 유전자를 대량 발견하는 길을 열었다. EST는 유전자가 발현된 mRNA를 주형으로 역전사를 시켜 cDNA를 만든 뒤 그 서열을 분석해 유전자를 밝히는 방법이다.

그 뒤 우여곡절을 거쳐 인간게놈을 분석하는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이때 개발한 방식이 바로 산탄총 염기서열 분석법(shotgun sequencing)이다. 게놈을 마구잡이로 조각낸 뒤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그 데이터를 컴퓨터가 재구성해 게놈 전체의 염기서열을 알아내는 산탄총 염기서열 분석법은 일종의 거대한 조각퍼즐(무려 2600만 개!)이다. 반면 인간게놈프로젝트 컨소시엄의 경우 게놈의 지도를 그려놓고 하나하나 염기서열을 분석해가는 방식이었다. 안 될 거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벤터는 산탄총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인간게놈을 분석했고 그 뒤 이 방법은 게놈 연구에 널리 쓰이게 됐다.

한편 벤터는 2007년 자신의 개인 게놈을 분석해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밝혀진 개인 게놈이었다. 현재 벤터는 비영리연구소인 J.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를 차려 합성생물학 연구에 열정을 불사르고 있으며 1998에는 그 유명한 바이오벤쳐 셀레라 제노믹스 대표.

 

나는 배재 생물학과/생물의약학과 30주년을 맞아 1번의 학과창설교수로서  <과연 배재Bio란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동문박사들에게

돌렸는데, 바로 크레이그 벤터가 답! 우리는 비단길 탄탄대로가 앞에 깔려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 바이오가 좋아 목숨을 걸고 

크레이그 벤터처럼 배수진의 이노베이션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