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 아이러브스쿨 게시판담당 : 김영자
글 수 1,079
오늘(6월 12일) 새벽1시, 이 은기의 부군되시는 유 영교(60세,조각가)님께서 별세하셨음을 알립니다.
1. 빈소 : 강남 성모병원 영안실(5호) 02-590-2540
2. 발인 : 6월 14일
1. 빈소 : 강남 성모병원 영안실(5호) 02-590-2540
2. 발인 : 6월 14일
2006.06.12 23:43:54 (*.68.185.110)
영자야 ~
2년전 시애틀에서
은기가 주고간 유영교님의 작품 모음집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뵈었는데...
사랑하는 가족 뒤에 남기고 어찌 그리 서둘러 가셨나 가슴이 아프구나.
좋은 친구들이 곁에서 힘이 되어주리라 믿어.
2년전 시애틀에서
은기가 주고간 유영교님의 작품 모음집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뵈었는데...
사랑하는 가족 뒤에 남기고 어찌 그리 서둘러 가셨나 가슴이 아프구나.
좋은 친구들이 곁에서 힘이 되어주리라 믿어.
2006.06.12 23:54:48 (*.112.74.9)
어느해인가
은기의 카드속에 담긴 유영교님의 조각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갑작스런 부음에 삼가 머리숙여 조의를 표합니다.
아래 작품은 고인의 작품 '삶의 이야기' 입니다.
(조작가 유영교님의 글)
《중년의 모험 》
청년기에는 경험을 쌓기 위해 많은 실험을 해야 하고 차차 나이 들어서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한곳에 집약시켜 완성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대체로 작가들이 걷는 길이라 생각 해 왔다.
그런데 나이 50이 넘은 지금, 갑자기 너무나 다른 길이 내게 다가오고 있다. 가슴 떨리고 흥분되는 새로운 이 작업은 지금까지 해온 세계와는 너무 다르고, 스스로도 당황 스럽다. 단순히 구상에서 추상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소재나 재료를 바꾸어보는 정도도 아니다. 다름 아닌 움직이는 조각을 하게 된 것이다.30년 간 돌만 다듬던 내가 왜 이런 일을 시작했을까? 나는 그 동안 돌 맛을 통해 드러내는 서정적 구상 세계야말로 이 땅에서 내가 할 일이라고 굳게 믿어 왔다. 그것이 꾸준히 그 작업을 탐닉한 이유일 것이다. '화랑 가에서 잘 팔리는 작품'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가 들릴 때도,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의연하게 일에 충실할 수 있었다.
10여 년의 외국 생활 중에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를 지키고 우리 것을 찾는 일에 관심을 두었다. 그런데 5∼6년 전부터 까닭 없이 작업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 동안 작품에서 추구하던 세계와 내가 숨쉬며 살아가는 이 사회가 너무 다름으로써 생기는 괴리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젊어서 얻은 성과를 너무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계기도 되었다나는 기계를 참으로 좋아한다. 그 동안의 작업은 돌을 쪼아 다듬는 일이었는데도, 나의 작업장은 온갖 공구들이 모여 있으며 심지어 공구를 스스로 제작하여 쓰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시도하는 움직이는 작품들도 그간 직접 제작하여 쓰던 유압공구를 응용한 것이다 유압공구는 동력이 작동부 위에 직접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해도 기계에 큰 무리가 없다. 동력 장치는 실내에 두고, 단지 두 줄의 유압 호스만 연결하면 야외 어디든지 작품을 설치해 그것을 움직일 수 있다. 새로운 작품 형태는 추상적이지만, 발상은 자연물에서 비롯되었다. 강철판을 잘라 용접하고 파이프를 휘어 연결한다. 기계들을 제작 조립하며 자동제어장치도 장착한다.
갈고 다듬고 색칠하다 보면, 큰 작업장이 웬만한 철공소 몇 배 규모는 됨직 해 보인다. 작품에 강렬한 색채를 쓸 수 있음도 매우 흥미롭다. 크기 또한 아주 커서 그 동안 다루어 오던 석조보다 시원시원한 맛이 난다.
움직임도 표정이 있으며 지루하지 않아 좋다.그러나 이전의 작품들과 너무 달라,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스스로도 확신이 잘 안 선다.
걱정하는 표정을 본 아내는 용케도 이전 작품과의 공통점을 찾아준다. 기계를 이용한 조각이지만, 민들레꽃이 피는 모양에서 모티프를 얻는 것을 보면 발상이 매우 구상적이라고. 느린 움직임을 좋아하는 것이 돌 조각에서 즐겨 쓰던 완만한 곡선과 상통한다고. 나도 미처 몰랐는데 듣고 보니 그럴 듯도 하다. 사실 이러한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한발 내밀었다 가는 되돌아서고, 반쯤 건너서도 용기를 내지 못했었다. 왜 그렇게 이전의 작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지, 왜 그렇게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그러나 안주와 모험, 그 사이의 다리를 이제 건너기로 작정했다. 10년 늦은 감은 있으나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 가장 이른 때라는 말로 교훈 삼는다.
은기의 카드속에 담긴 유영교님의 조각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는데...
갑작스런 부음에 삼가 머리숙여 조의를 표합니다.
아래 작품은 고인의 작품 '삶의 이야기' 입니다.
(조작가 유영교님의 글)
《중년의 모험 》
청년기에는 경험을 쌓기 위해 많은 실험을 해야 하고 차차 나이 들어서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한곳에 집약시켜 완성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대체로 작가들이 걷는 길이라 생각 해 왔다.
그런데 나이 50이 넘은 지금, 갑자기 너무나 다른 길이 내게 다가오고 있다. 가슴 떨리고 흥분되는 새로운 이 작업은 지금까지 해온 세계와는 너무 다르고, 스스로도 당황 스럽다. 단순히 구상에서 추상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소재나 재료를 바꾸어보는 정도도 아니다. 다름 아닌 움직이는 조각을 하게 된 것이다.30년 간 돌만 다듬던 내가 왜 이런 일을 시작했을까? 나는 그 동안 돌 맛을 통해 드러내는 서정적 구상 세계야말로 이 땅에서 내가 할 일이라고 굳게 믿어 왔다. 그것이 꾸준히 그 작업을 탐닉한 이유일 것이다. '화랑 가에서 잘 팔리는 작품'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가 들릴 때도,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고 의연하게 일에 충실할 수 있었다.
10여 년의 외국 생활 중에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를 지키고 우리 것을 찾는 일에 관심을 두었다. 그런데 5∼6년 전부터 까닭 없이 작업의 의욕을 잃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 동안 작품에서 추구하던 세계와 내가 숨쉬며 살아가는 이 사회가 너무 다름으로써 생기는 괴리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젊어서 얻은 성과를 너무 오랫동안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의 계기도 되었다나는 기계를 참으로 좋아한다. 그 동안의 작업은 돌을 쪼아 다듬는 일이었는데도, 나의 작업장은 온갖 공구들이 모여 있으며 심지어 공구를 스스로 제작하여 쓰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시도하는 움직이는 작품들도 그간 직접 제작하여 쓰던 유압공구를 응용한 것이다 유압공구는 동력이 작동부 위에 직접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해도 기계에 큰 무리가 없다. 동력 장치는 실내에 두고, 단지 두 줄의 유압 호스만 연결하면 야외 어디든지 작품을 설치해 그것을 움직일 수 있다. 새로운 작품 형태는 추상적이지만, 발상은 자연물에서 비롯되었다. 강철판을 잘라 용접하고 파이프를 휘어 연결한다. 기계들을 제작 조립하며 자동제어장치도 장착한다.
갈고 다듬고 색칠하다 보면, 큰 작업장이 웬만한 철공소 몇 배 규모는 됨직 해 보인다. 작품에 강렬한 색채를 쓸 수 있음도 매우 흥미롭다. 크기 또한 아주 커서 그 동안 다루어 오던 석조보다 시원시원한 맛이 난다.
움직임도 표정이 있으며 지루하지 않아 좋다.그러나 이전의 작품들과 너무 달라,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스스로도 확신이 잘 안 선다.
걱정하는 표정을 본 아내는 용케도 이전 작품과의 공통점을 찾아준다. 기계를 이용한 조각이지만, 민들레꽃이 피는 모양에서 모티프를 얻는 것을 보면 발상이 매우 구상적이라고. 느린 움직임을 좋아하는 것이 돌 조각에서 즐겨 쓰던 완만한 곡선과 상통한다고. 나도 미처 몰랐는데 듣고 보니 그럴 듯도 하다. 사실 이러한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한발 내밀었다 가는 되돌아서고, 반쯤 건너서도 용기를 내지 못했었다. 왜 그렇게 이전의 작품에서 벗어나고 싶었던지, 왜 그렇게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그러나 안주와 모험, 그 사이의 다리를 이제 건너기로 작정했다. 10년 늦은 감은 있으나 늦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 가장 이른 때라는 말로 교훈 삼는다.
2006.06.12 23:56:22 (*.236.246.214)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회장님 무어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말문이 막힙니다.
유영교님을 대신하여 더욱 꿋꿋하게 살아 가기를 기도하겠읍니다.
부회장님 무어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말문이 막힙니다.
유영교님을 대신하여 더욱 꿋꿋하게 살아 가기를 기도하겠읍니다.
2006.06.13 08:28:47 (*.103.35.201)
고 유영교님의 영혼, 주님 품안에 평안한 쉼을 주소서.
은기야! 무슨 말로 위로할 수있을까? 멀리에서 너의 애닮은 마음과 함께한다 사랑한다...
은기야! 무슨 말로 위로할 수있을까? 멀리에서 너의 애닮은 마음과 함께한다 사랑한다...
2006.06.13 15:18:08 (*.154.199.35)
어제, 참으로 훌륭한 조각가 한 분을 잃었습니다. 그 분의 작품 뒤엔, 무한한 사랑으로 용기를 북돋아 주던 현명한 아내가 있었답니다. 그 아내는 지금 무너지는 가슴을 쓸어 안고 의연한 모습으로 조각가 유영교님이 아닌 그지없이 사랑하던 낭군님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아픔을 덜어 줄 수는 없지만, 친구들의 따뜻한 위로의 말이 아주 조금 아주 조금쯤은 위로가 될거라 생각하고 그 조금씩을 모아 전합니다.
졸지에 슬픔에 잠겨 있을 은기와 가족들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