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님
가시는 길이 서러울까 봐
저리도
꽃들이 다투어 피었을까요?

가신 님
보고파
울고 싶을 때
저 꽃들 보고
님 보듯 하라고
환장하 듯 피었을까요?

너무도 짧았던
우리 인연
꽃잎되어 바람에 흩날리고

살아 생전
못 다 이룬
그 사랑에
가슴이 메입니다

무엇이
그리도
바빴을까요?

목련이 지기도 전에
서둘러
먼 길을 떠난
무정한
나의 님을 위해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해 준
벗 님들께

죄 많은 아내가
깊이 고개 숙여 인사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운 님은 갔지만
님은
내 속에 길이 살아 있어
못 다 이룬
내 님의 몫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 추신 -

나의 님이 3월 22일 목요일 저녁 6시에 쓰러진 이후 8시간 30분간의
뇌수술 끝에도 21일 동안 한번도 깨어나지 못하고
4월 12일 새벽 2시 15분에 폐의 염증으로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그동안 몇번씩 중환자실을 오가며 염려하고 기도해준
친구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
의사 말이 21일을 견딘 것도 기적이라고요
나의 님은 친구들이 곁에 있어 너무 행복 했습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마지막으로 친구들의 배웅을 받고
슬픈 전설 속으로
총총히 떠난 나의 님을 대신해
죄 많은 아내가 감사 인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