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쓰고 싶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글제목이 주르륵 머리에 들어 있고 자꾸 더 떠오르는데

친구들은 홈피에 들어오질 않는지... 글 올리는 사람이 없네. 댓글도 없어 ㅠㅠ


<엄마와 딸>

가슴 벅찬 제목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고, 참 부담스런 제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어쩌면...  그래 한번쯤은 터뜨려, 농익은 고름을 짜내버리자,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영화 <대처>에 나온 따님과 대처와의 관계,

또 기록영화에서 보았는데, 얼마전 영면한 미 대법관 긴즈버그 여사의 따님과 긴즈버그,

우리 회평동집 딸 넷과 어머니와의 이야기

또 나랑 나의 only daughter와의 이야기 중심으로,

또 내가 보아온 엄마와 딸 이야기들을..... 엮어가고자 한다.

더하여... 한번도 서로 다정한 적이 없었다던 희자와 어머니 얘기, 또 희자와 딸래미들의 얘기...도 궁금하다 (궁금하면 오백원!)



나의 큰아이를 보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면서, 엄마 닮았다!! 라고 한다.

대전에서 초등학교를 보냈는데, 3학년 당시 과학실험대회를 나가게 되었고, 국립과학관에서 전국대회 심사가 있었다.

아이는 <과기부 장관상>을 이마에 걸고 집에 돌아왔는데, 심사위원들이 딱 한마디 했다고 한다. "너 유박사 아들이지?" "네"

서로 아무 정보도 없이 심사장에서 맞부딪었는데.... 심사위원 선생님들이 누구신지, 우리집 아이인 것을 대번에 알으셨다는 것 ㅎㅎ


우리 둘째는 사람들이 척 보면, 아빠 닮았다고 한다.

아니 고루 섞였지요! 라고 말하면, 어디... 아빠만 닮았구먼 한다ㅎㅎ  (긴즈버그 따님과 비슷한 경우인 듯 ㅎㅎ)

지금, 딸은 없지만 시간만 많은 나는, 딸을 낳고 기른  육아일기도 써보고, 딸애의 작은 전기도 써볼 생각이다.

어떤 사람이었었나, 그녀는....  몽땅 낱낱이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아는 딸, 그리고 사방 탐색하여

그녀의 소책자 전기를 작성해보려 한다.




엄마와 딸에다가 며느리까지 붙이면, 여인천하의 이야기가 되어 할 말이 더 재미있고 많을 것 같다.

게다가, 딸이 없는 사람은 며느리와 모녀같은 정을 나눌 것이 아닌가!


어제, 우리 집안에는 남편 형제의 세번째, 이 양반의 큰애 결혼식이 남산 한옥촌에서 있었다.

하객 중애 단연 튀는 것은 나의 며늘인데, 뭐 앞에 나서질 않고 뒤에만 서있으니... 제대로 못본 사람도 있을 것.

우리 가족이 다 함께 교회에 가면 목사님 말씀이 그쪽이 환하게 빛이 난다 하던데, 여기에 일조하는게 내 며눌이다.

우선 잡지에 나오는 패션모델보다 더 모델스럽다, 한마디로 멋있게 옷을 입는다는 말씀 (예전 우리 중에 김미령처럼...ㅎㅎ)

구두가게나 옷가게에서 '엄청 멋진데, 저런 것은 누가 살까....하는 제품이 있었다면 아마 그 주인공이 내 며늘일 것 ㅎㅎ

툭 털어 놓자면....  강남에서 태어나 강남에서 자란 세대.


늘 우리집에 오던 놈들이, 어제는 혼례식 후에 자기 집에 가잔다!

좋지~  큰애가 차를 몰고왔는데...어, 차를 바꿨네.  (도끼들고 있는 사자)에서 (네 바퀴 그림)이 심볼인 차로! 

남편이 군인이다 보니, 나는 (理念姐 여사)로도 불렸고; 절대 외제차를 살 맘이 없다 ㅎㅎ 그 큰돈을 국산차에 써야지... 한다.

게다가 상관이 가지신 차보다 더 좋은 차를 결코 사지 않는다ㅎㅎ 직급에 맞는 차를 사는데에 익숙함.

잠원으로 이사한 다음 처음 가보는 것인데... 며늘의 취향이 구석구석 그대로 묻어있다.

잡지 속 `인테리어, 그리고  먼지 한톨없는 깔끔함 ㅎㅎ

멋스러움도, 기능성도, 만점이다.

아유, 같이 살지 않은건 하늘의 도우심이다. 우리 집이 깨끗지 않다고 지적하여 애기가 올 때마다 반드시 대청소를 하곤 했는데...

이건 그럴 일이 아니다. 한시라도 빨리 공기청정기 등 먼지없애는 모든 도구를 마련해야만 한다.  (공기청정기 등 기능을

그닥 신뢰하지 않으며, 공기청정기를 내가 얼마나 자주 청소할런지 몰라... 아예 사지 않았음).


어머니는 병원 4층 건물, 어머니께 허락된 모든 공간을 결국은 쓰레기장으로 만드셨다ㅎㅎ~

  (어머니께는 살림 도와주는 사람이 늘 붙박이로 있었고, 나는 평생 어머니가 청소하시는 걸 본 적이없다. 늘 바쁘셨지만

  청소는 하시지 않음. 반면, 화평동에 들어가면 나는 거의 언제나 청소부터 시작함.)

많은 일을 하시고, 많은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보니 버릴 수 없는 것, 모아 두어야 할 것 등이 많아서 집안은 어디나 어머니 창고!!

예를 들어; 송암 할아버지의 물건들.... 외삼촌과 외숙모님들은 다 불태우고 깨끗이 하고 사셨지만

어머니는 종잇장 하나 버리시는게 없이 모았으니, 연수동의 송암기념관도 가능하고; 또 그걸 그대로 물려받은 내가

국립한글박물관에도 제출했으며, 생가복원 완성 후 그곳에 할아버지 냄새가 나도록.... 노트, 메모들, 벼루와 붓 등을 가져다 놓을 것임.

어머니의 며늘도 싸그리 버리는데, 묻지도 않는다. 믿거라 하고 친정에 두었던 나의 악보들....  또 은순이 명신이들과 함께 만든

Dandy Book 등 어느날 다 사라져 버렸다. 왜 묻지도 않고 버렸느냐고 따질 수도 없다.  깨끗이 하려고 대단히 큰수고를 한 것이기에!

  (며칠 전 인천의 송암 기념관에 가서 많이 놀란 것은...  어머니께서 제출한 송암의 유품 중 8점이 국가등록 문화재가 되었으며,

  내가 한글박문관에 제출한 유품 중에 7점이 국가등록 문화재로 지정됨. 그리고 기념관 직원들 명함에는...

  "훈맹정음 창제도시 인천"이라고 프린트함)


언니들은 내 집에 오면 우선 이렇게 감탄한다(? 비웃는다?). "어머 얘좀 봐. 엄마랑 똑 같애."

왜 이리 못 버리냐는 말씀..... 정확히 꼬집어 말하면; 왜 이리 너저분 하냐...는 말씀 ㅎㅎ

그러니 송암 사업 등, 언니들은 아무 데에도 관심이 없고 일할 수도 없다. 오직 어머니만이 관심권.


어머니 사후에 이 마음이 드러났는데; 어머니 며눌이 어머니 짐을 싸그리 싸서 김유정역 언니들 집으로 보냈고

언니들은 알짜를 고른 다음.... 쓰레기에 해당하는 것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몽땅, 대전의 연구실로 이삿짐 차에 실어 보냈다.

마침 배양실 하나가 고장 나서 쓸모가 없었기에... 그 속의 모든걸 뜯어 내고 차곡차곡 다~ 넣을 수 있었다.


(*국립한글박물관에 한글점자 창안 자료를 제출하고 자료제공자가 되니, 엄청난 혜택이 끝없다.

우선 간행물이 모두 오고, 명절마다 선물이 온다, 참기름 들기름 ㅎㅎ)


(*당뇨병의 합병증 등으로 중도실명자가 점점 늘어... 우리나라에 실명인구가 30만이 넘는다고 한다.

  이네들은 글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배우기 쉽고 재미있으니 또 놀란다고 한다. 한글이 술라웨이시 등 세계로 나아가는

  차제에 점자한글도 함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점자한글 선생님들도 교육을 위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