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2020년 7월 초부터 나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그러니 어느덧 전업주부 생활은 두달반이 되었다!

음식 만들기를 새롭게 배우고

집안의 모든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등등 즐겁고 안심된다.

늘 시간에 쫓기면서 집안일을 헀으니, 마치 바늘허리 매어쓰는 격이었다고 되돌이키며, 참 애 많이 썼다... 스스로 연민이 간다. 


그런데 어느덧 칠십이니....  바늘허리 매어쓰는 생활이었어도 약간의 실력은 자라서, 아주 날탱이는 아니다. 

반찬을 찬통에 담을 때.... 이 정도 크기면 되리라, 하고 집으면 정말 딱이다. 눈대중이라 해야하나.... 스스로도 귀신같이 맞추는게 놀랍다.

적은 양도, 많은 양도,

찬통에 담았다가 에구 택도 없네... 옮기는 적이 없다. 그냥 딱! 맞는다.

엄마들이 그렇다. 아이들이 조금 컸다고 새옷을 사러 갈 때도 딱 맞는 옷을 제대로 골라온다.

남편에 관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  

스스로 주부들의 눈대중에 감탄하면서 지내다가..... 폐암을 극복한 용한 용애를 위문하러 김포로 갔다.


아니, 용애는 어쩌다가 폐암에 걸렸고, 또 건강하게 다 나아버렸는지... , 그 지독히 힘든 치료를 어찌 다 견뎌냈는지 등등 궁금했다.

코로나 시대에는 비대면이라 하지만, 만나기로 했다. 만나야 했다. 

마스크를 끼고  가능한한 멀찌기들 앉았다. 순애야 너 머리 염색 안한거지? 어쩜 그렇게 흰머리가 없니?? (난 너무 세었다고 생각했는데)

얘 피부 좀 봐, 우리 좀 봐라.. 우린 이렇게 주름이 많아졌다. 서로 쳐다보고 만져보고 감탄이 끝없다 


난 3년동안 쭈그리..로 앉아서 생각만 하고 지냈는데, 움직이질 않으니 먹질 않아도 살이 찌더라! 했더니 

용애가 얼른 팔을 둘러 내몸을 가늠한다!  "70Kg는 되겠네, 뭐". 와~~ 귀신이닷.  정확성에 놀래버렸다. 용애는 찬통뿐 아니라 사람들

몸무게 눈대중이 그냥 체중계다. 용애의 눈이 얼마나 날카롭고 손맛은 얼마나 정확히 재는지... 놀래 버렸다.     


내가 이날 용애가 천재인걸 알았는데, 용애는 숫자에 엄청 강하다. 전번을 한번 말하면 그대로 기억한다! 우리는 되묻고 적고 하면서

기억하는데, 용애는 그냥 머리에 들어가 박히는 모양.  옛날 얘기도 물론 많이 했지 ㅎㅎ.  용애랑 희자가 도시락 함께 먹던 얘기 비롯...


아이고, 용애가 서방님 하고 대화법을 일러주며, 그대로 하라고.... 와 그건 정말 못하겠다.

허리를 팔로 두르고 '당신 없으면 못산다'고 말하라는데 ㅎㅎ, 그걸 어떻게 하나 ㅎㅎㅎㅎㅎ



김포의 멋진 찻집에서 용애가 차를 사주었다.

물론 김포는 예전의 김포가 아니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높은 아파트군이 깔끔하다. 

찻집 주변은 김포 베네치아(?)라고 부르는 곳인데,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

김포는 먼지가 적어 청소를 매일하지 않아도 된다 함. 주1회 해도 깨끗하다니 용산이나 분당과 너무도 다르다.

'엄마께 위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화로 인사하는 용애 딸은 용애 딸이 맞는지.... 말괄량이 엄마랑 너무 달리 염렵한 목소리!

예전에 월연이네 집에 전화했을 때, 월연이 아들과 통화하면서 만점을 주고 흡족했던, 그 경우와도 같다 ㅎㅎ

(월연이 아들 또 그 가족들은 가까운 친구들도 감탄하는 신사분들임)     김포에 가끔 놀러가야 겠다. 

강화와 연결되어 있으니, 송암할아버지 생가복원사업(인천시 주관)이 진행되는 것을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다. Very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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