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7일(금요일)  오전  11시  하인천에  위치한  하버파크  호텔에서
인일  7기  제8대  첫  정기모임이  열리다.

겨울의  끝자락,

개구리가  놀라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건만 

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제법  매서운 

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초겨울을  방불케하는  날씨가  오히려  상쾌한  날이다.

 


하버파크  15층에  올라오니  저  멀리  인천대교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바로  발  아래  팔미도도  앙징맞게  누워있고  조그만  선박들이  출항을  기다리며  바다위에 떠  있는  모습이  이국적이다.

창  넓은  창가에  앉아  있으려니  이곳이  대한민국  최초  개항지라는  것에  실감이 난다 
대한민국을   처음  외국인들에게  개방하면서 생긴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포스호텔,  일본인이  세운 최초의 식산은행,  최초로  열차가  달린  곳도  이곳  하인천역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팽겨쳐진  중구  하인천,  이  일대가  슬프다.

 

 

 15층을  올라가려는  입구에서  높은  웃음소리에  뒤돌아 보니  장선수  이경애  추은숙이  함께다.
여고졸업  후  처음  만나는  추은숙이건만  낯설지  않은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인천  서창동에  살고  있고  이번에  정년  퇴임을  했단다.
속속  모여드는  친구들...
어찌  보면  오늘  참석해  준  친구들은    행복한  친구들이다.
 본의  아니게  전화를  수십통  해  본  결과
본인이   병중에  있거나  남편이  병중에  있거나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전혀  올  염두도  두지  못  하는  친구들이  꽤  많았으니
참석하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고마운  일일런지.....
전  날  저녁으로  먹은  닭고기가  탈이  났을까   학교에  연가를  내고도
오지  못 하고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고있는 이정수는  또  얼마나  속이  상해  있을까?

딸인  소프라노  가수  양지가 

 4월  24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니  우리  7기들이  대거  몰려가  축하를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뒤이어  지인수와  추애정이  들어온다.
중학교  때부터  단짝인  둘이는  지금도  둘도  없는  단짝이다.
원당에  살고  있어  길이  멀어  오기  힘들다는  애정이를  끌고  온  것도  인수다.
나이  들어도  여전히  고운  애정이는  이름  그대로  가족  모두의  애정을  듬뿍  받고  살고  있으니

그  사례가  바로  해외여행을  가도  꼭  아들들이  동행한다는  사실이다.
아들과  여행을  가는  엄마...참으로  흔치  않은  일이니 들을수록  부럽다.
머리를  염색을  하지않고  사는  지인수는  5살  연하의 남자와  살아서인지  하얀  머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중  제일  젊다.
올  일년안에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공부하겠다고  밝힌  인수...
멋지다.

 

 

정정옥은  회장님답게  씩씩하고  추진력이  있다.
8대  동기회를  시작하면서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고싶다  해서  수저셋트를  준비한  것이다.
실은  선물은  올  해  정년퇴임을  하며  대통령  훈장을  받는  교육공무원인   친구들에게 

축하하는  의미로  선물을  하자고  내가  제의했으나 회장님이  다들  열심히  살았으니  모두가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해서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우리  7기를  위해  봉사해  줄  정옥이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임순자  손금자  윤승숙이  함께  들어온다.
멀리  아름다운  카나다에서  온  임순자는  2015년에  있을  7기의  45주년 기념여행을  카나다로  오란다.
오면  친구들을  위해  좋은  곳을  많이  안내하겠다고.
그런  의미로  문화부장을  두자는  즉석  의견에  따라  윤승숙이  발탁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여행을  열심히  다니자며  우선  꽃피는  4월엔  정수가  있는  목포  유달산으로  진달래를  보러가고
4월  말쯤엔  손금자네  별장이  있는  제주도  행이란다.
많이  참여해  좋은  추억꺼리  만드는  제8대  7기  동기회가  될  모양이다.

 

문  앞에서  부터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며   최재화가  들어온다.

3월  5일에  있을  검사가  아주  중요하다며   참석을  보류하던  재화의  혈액수치가  많이  올라가

기뻐서라도  내일  참석할거란  답을  주었는데  보무도  당당하다.

그리고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사진뿐이라며  열심히  샤터를  눌러댄다.

재화를  위해  마음이  고운 유순애는  15만원  상당의  함초  드링크를  건강하라는  의미로  선물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함초는  함초의  주성분을  알아  맞춘  정갑순에게  돌아갔다.

항상  우리  7기를  위해  걱정하는  꼬마대장( 정인선의  표현이다)  유순애는

진정  학창시 절부터  지금까지  진정한  우리의  캡틴이다.

오늘도  우리를  위해  강의도  해 주고  선물도  들고  오지  않았던가.....

 

항상  긍정적이고  착한  내  친구  승자는

얼마전  부터  마음이  몹시  아프다.

부임  초에도  한  학교에  있었고  마지막도  우연히  한  학교가  되었던  단짝이   병중에  있으니  마음이  어지럽고

아들보다도  며느리를  더  예뻐해  살림을 도맡아  해  주시던  엄마같은  시어머님이  노환에  치매증상까지  보이시니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다고.

정말  건강이  제일로  우선이다.

그리고  친구의  쾌유를  간절히  기원한다.

 

강옥선이...

항상  웃고  다니는  옥선이는  2번의  대수술을  하고도  미술,  음악등  모든  분야를  지금도  공부하고  있는  성실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7기  모임에  적극적이며

얼마  전에는  신안을  1박2일로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옥선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쩜  우리  나이에도  저렇게  순수함을  지키고  있을까  놀라기도  하는데

아마도  그  이유가  어머니랑  함께  살면서   사랑을 듬뿍  받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면  나는  서슴없이  강옥선이를  추천하리라.

 

 

우리  7기  댄스의  여왕인  이춘주는

전날  밤,  갑자기  친구들이  너무   보고싶어서  밤12시에  문자를  보냈다.

"나,  가도  될까?"라고.

아침에  "고마워,  물론  와야지.  기다릴께"  라며  메세지를  보냈다.

오늘   온  덕으로  부회장이라는  감투를   얼떨결에  받아  쓰고 얼마나  놀랐을까? 

지금도  토끼처럼  깜짝  놀란  춘주의  동그란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오늘  마지막에  이옥화는

팔찌를  가져와서  퇴임한  친구들과  어려운  직함을  맡아  준  친구들에게  기념품으로  선물을  했다.

분당에서  일찌감치  떠났으나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약속시간  보다  늦게  도착한  깔끔한  옥화는

늦을  줄  벌써 알고  미안한  마음에  선물을  미리  챙겨  온  것은  아니었을까? 

역시  준비가  철저한  똑순이다.

 

대전에서  이은기가  왔다.

오늘  전임  총동창회장들과의  모임이  있어  참석하고  늦더라도  우리에게  달려온  것이다.

서양  미술사가  전공인  은기는 

이번에  3번째  책을  내는데  성화속의  성녀들이란  내용이라고  했던가?

워낙  떨어져  앉아았어  정확히  듣지는  못  했지만  그런  내용인  것  같다.

대단한  이은기  교수님.

생각해  보면  대학교수로  재직중인 순애나  은기는  생각할수록  훌륭하다.

공부를  하고  또  하고  유학도  가고  논문을  위해  얼마만큼  공들을  들였을까?

그리고  후학을  위해  지금도  강의하며  공부중인  그녀들에게  감탄을  마지  않는다.

순애와  은기는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데  한  몫을  하는  인재임을  누가  부정할까?

그녀들이  있어  우리  7기가  더  자랑스럽다.

 

마지막으로  박영이.

몇년  전에  퇴임한  영이는  친구이지만  내가  존경하는  친구이다.

우리는  중학교  때부터  난초라는  클럽을  만들어  몰려  다녔는데

얼마전  부터  다시  만나  그런저런  일상사를  이야기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어떤  단체에 후원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영이가  자기는  좀  어렵다하며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았다.

연금이  나오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싶어  한달  연금의  4분의1 를  떼어  후원을  하고  있다고.

혹시  마음이  바뀔까  아예  자동이체를  해  버려서  지금까지  후원을  하고  있는데

나머지  돈으로  빠듯하게  살고  있어  더  이상의  후원은  무리일  것  같다는 이야기다.

다들 깜짝  놀랐다.

우리는  다만  몇만원을  하고도  내가  이렇게  기부를  하고  있다고  떠벌리는데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  하신  성경의  가르침대로  영이는  살고있는 것이  아닌가?

참  종교인인  박영이...

이런  사람들  때문에  대한민국은  지탱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참  자랑스러운  우리  7기들이  아닌가?

 

어느덧  시간은  흘러

우리가  예약한  시간이  다  되었다고  종업원이  다가와  조용히  일러준다.

헤어져야 할  시간

정정옥  회장님니  일어나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다.

"이렇게  와  주어서  너무  너무  고맙고  우리  모두가  회장이라  생각하고  함께  일하자"

역시  회장은  정말  잘  뽑았나 보다.

 

함께  했던  오늘  하루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자.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