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녀를 탄테 롯테  라고 불렀다. 여기선 어머니 이외엔 이모건 고모건 친척 관계 상관없이 다 탄테  라고 부르니까.


탄테 롯테는 남편 작은아버지의 부인이다. 작은아버지는 파일럿이었고 롯테는 패션디자인 일을 했는데 만나서 결혼했다고 했다.


키도 크고 늘씬하고 이목구비가 아주 멋있어서 처음 만났을때는 모델출신인가 보다 생각했었다.


그녀는 스타일도 멋있었지만 직선적이어서 솔직하게 말하는것이 특징이었다.


 멋진 스타일 옷차림과 세련된 악세사리, 윗트있게 얘기하며 유머어가 넘쳐흘러 파티 장소에선 항상 인기가 많았다.


그녀의 여행얘기와 친구들과 지낸 얘기를 들으면서 나는  이곳 스위스 상류사회 돌아가는 모습의 단면을 보는듯했다.


커다란 선글라스에 머플러를 두르고 오픈카를 손수 운전하면서 항상 샴페인과 카비아를 즐겼다.


야외 수영장과 커다란 정원이 둘러쳐진 아름답고 하얀, 방이 수없이 많은 집에서 사셨는데 아쉽게도 자식은 없었다. 


큰 밀집모자 아래 선글라스, 그리고  장갑을 낀 손에 가위를 잡고  장미꽃을 자르던 롯테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이(93)가 연로해 지시면서도 명랑한 성격과 유머어는 변함 없었지만 키는 작아지고 몸도 많이 여위셔서 걸을때는 부축해 드려야 했었다.


우리집에 오시는것을 좋아 하셔서 가끔 간단하게 점심을 지어 드리면 아주 좋아하셨다. 그러나 샴페인은 빠지면 안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탄테롯테의 이야기다.


롯테는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돌아 가셨는데 장례식은 가족묘지가 아닌  시내 큰 공동묘지에서 진행되었다. 


목사님을 부르지 말라는 그녀 유언에 따라  의사출신 조카 루어디가  장례인사를 맡아서 했다. 


사람이 죽었다고 사실이 아닌 헛되게 칭찬하는 말이나 뜻없는 성경구절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단다.


장례식은 간단하게,  그리고 재는 이름없는 공동 묘지에 묻어 달라고....


장례식후  간단한 점심식사가 있었다.


샴페인과 롯테가 즐겨 먹던 훈제 연어와  산버섯 라비올리 (이태리 스타일 고급 만두)....


롯테를 위해 샴페인으로 건배를 했다.


자식이 없었기에 여러 조카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모두들 같은 의견이었다.


탄테 롯테는 세상을 떠나면서도 스타일이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