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부부모임에서 정선 레일 바이크를 타며 송년회를 하자고 결정했다

이 겨울에 얼마나 추울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스키 타는 사람도 있는데 뭘 그러느냐고 일축해버렸다

먼 여정인지라 인원 배정은 남편이 운전하고 그 옆은 마누라

뒷 좌석은 여자 또는  남자

그렇게 두 대가 만나 새벽 5시에 출발했다

창밖이 어스프레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운전은 걱정이 되었지만 제대로 된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구절리에서 곤드레밥으로 배를 채우고 11시 4인용 레일 바이크를 탔다

앞좌석은 여자 둘이 뒷좌석은 남편들이 페달을 밟으며 달린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까지 7.2킬로미터

가다가 두 군데 쉼터가 있는데 겨울이라 두번째 쉼터만 장사를 했다

우리들의 복장을 말하면 등산양말을 바지 위에 신고 마스크에 선그라스 모자 쓰고 머플러로 다시 머리를 감싸매고 눈만 빼꼼 내어놨다

굴 속을 지나갈 때는 따뜻할 거라 생각하고 신나했는데 찬 바람이 몰아 들어와서 그런지 더 추웠다

불 빛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이 마치 ET영화에 나오는 자전거 타고 날으는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잠깐 쉼터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자리를 바뀌어 운전했다

생각보다 힘이 들어  얼마 못가 다시 자리를 내어주었다

언제 우리가 이 추운 겨울에 덜덜 떨며 즐길 수 있겠느냐고 더 나이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즐거워들 했다

아우라지역에 준비되어있는 황기차를 한 잔 마시고 대기하고 있는 셔틀버스를 타고 처음 장소인 구절리로 갔다



여기까지 와서 이것만 타고 가면 섭섭하다고 화암동굴로 향했다

눈이 온 후라 길이 약간 얼었다

커브 길을 돌아가는데 우리 눈 앞에 갑자기 남자들이 탄 차가 비틀비틀하면서 360도 회전을 하며 반대편 밭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탄 차도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고 브레이크를 갑자기 밟으니 비틀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아차 이제 죽었구나

그런데 모두 두 대가 멀쩡했다

큰 일을 당하고 나니 모두 넋이 빠져 그냥 인천으로 내려가자고 했다

슬슬 기어가다 국도에 도달하니 길상태가 약간은 좋아 생각이 바뀌어서 예정대로 화암 동굴로 간단다



화암동굴을 다녀온 후 정선읍에서 곤드래올갱이 해장국과 메밀전병 산채순대를 먹었다

오는 길은 사고가 있은 후라 앞 차를 살피느라 눈도 못감아보고 목이 뻣뻣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마음에 여유가 생겨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웃어댔다

정말이지 웃을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길이길이 추억에 남을 만한 크리스마스 겨울 여행

올해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