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 게시판담당 : 최애자 - 6회 다움카페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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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부부모임에서 정선 레일 바이크를 타며 송년회를 하자고 결정했다
이 겨울에 얼마나 추울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스키 타는 사람도 있는데 뭘 그러느냐고 일축해버렸다
먼 여정인지라 인원 배정은 남편이 운전하고 그 옆은 마누라
뒷 좌석은 여자 또는 남자
그렇게 두 대가 만나 새벽 5시에 출발했다
창밖이 어스프레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운전은 걱정이 되었지만 제대로 된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구절리에서 곤드레밥으로 배를 채우고 11시 4인용 레일 바이크를 탔다
앞좌석은 여자 둘이 뒷좌석은 남편들이 페달을 밟으며 달린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까지 7.2킬로미터
가다가 두 군데 쉼터가 있는데 겨울이라 두번째 쉼터만 장사를 했다
우리들의 복장을 말하면 등산양말을 바지 위에 신고 마스크에 선그라스 모자 쓰고 머플러로 다시 머리를 감싸매고 눈만 빼꼼 내어놨다
굴 속을 지나갈 때는 따뜻할 거라 생각하고 신나했는데 찬 바람이 몰아 들어와서 그런지 더 추웠다
불 빛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이 마치 ET영화에 나오는 자전거 타고 날으는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잠깐 쉼터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자리를 바뀌어 운전했다
생각보다 힘이 들어 얼마 못가 다시 자리를 내어주었다
언제 우리가 이 추운 겨울에 덜덜 떨며 즐길 수 있겠느냐고 더 나이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즐거워들 했다
아우라지역에 준비되어있는 황기차를 한 잔 마시고 대기하고 있는 셔틀버스를 타고 처음 장소인 구절리로 갔다
여기까지 와서 이것만 타고 가면 섭섭하다고 화암동굴로 향했다
눈이 온 후라 길이 약간 얼었다
커브 길을 돌아가는데 우리 눈 앞에 갑자기 남자들이 탄 차가 비틀비틀하면서 360도 회전을 하며 반대편 밭으로 올라갔다
우리가 탄 차도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고 브레이크를 갑자기 밟으니 비틀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아차 이제 죽었구나
그런데 모두 두 대가 멀쩡했다
큰 일을 당하고 나니 모두 넋이 빠져 그냥 인천으로 내려가자고 했다
슬슬 기어가다 국도에 도달하니 길상태가 약간은 좋아 생각이 바뀌어서 예정대로 화암 동굴로 간단다
화암동굴을 다녀온 후 정선읍에서 곤드래올갱이 해장국과 메밀전병 산채순대를 먹었다
오는 길은 사고가 있은 후라 앞 차를 살피느라 눈도 못감아보고 목이 뻣뻣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마음에 여유가 생겨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웃어댔다
정말이지 웃을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길이길이 추억에 남을 만한 크리스마스 겨울 여행
올해도 안녕
세련되게 소화시키는 선배님의 팻션감각을 늘 부러워했지요
겨울 여행 잘 읽었어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자주 만나뵈었으면 좋겠어요.
복 많이 받으세요 ::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