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출에서 돌아오다 보니 경비실에서 소포를 찾아가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아마 진혁이가 보낸 어버이날 선물이란 것이 이제 도착한 모양이다. 선물은 사 놓고 엄청난 우편요금에 달리 방법을 찾다가 별 뾰죽한 수가 없어 그냥 보냈다던... 내게는, 오래 사용해 상태가 시웒지 않아 새것을 하나 사야지 하고 벼르고만 있던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 자기가 살 집을 손수 짓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는 아빠에겐 집을 짓는데 필요한 온갖 도구와 사용법이 실린 백과사전만큼이나 두꺼운 책 한 권. 무게가 제법 되는지라 내용물 값만큼의 우편요금을 냈다더라. 선물을 고르는 세심한 마음 씀씀이가 물건 이상의 기쁨을 준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여기서 쓰기 어려운 형태의 플러그에 끼워 쓸 부품까지 꼼꼼히 챙겨 보낸 것이 더욱. 이제 맛있는 원두커피를 갈아 새로 도착한 에스프레소 커피메이커에 끓여 그 향내에 다시 한 번 취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