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를 가지고 작업을 하다 보면 애초의 예상과 달리 별 효과를 못 보는 재료는 계속 뒤로 쳐져 남아 있다.

그러다 갑자기 새로운 발상에 의해 특이한 효과로 돌변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런 작업들을 하면서 무엇이던 깊이 들어가면 철학과 통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하나만 보았을 때는 특이하고 눈에 확 들어 오는 것들이 의외로 다른 것들과 조화가 잘 안 되어 쳐지기 일수다.

오히려 평범하기조차 한 것들이 어떤 것과도 다 잘 어울려 쓰임새가 많은 걸 보면서

사람들도 이와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이렇게 남아 있는 꽃들과 쓰고 남은 잎새 등이 날이 갈수록 쌓여 가길래 울타리 화단을 만들어 보았는데

그런대로 아기자기 봐 줄만 하기에 누구네 집 방문할 때 하나씩 만들어 가지고 간다.

남의 집에 갈 때 빈 손이 허전했는데 그나마 이거라도 들고 다니니 조금 낫기도 하고....

누군가가 호들갑스럽게 좋다는 내색이라도 비치면 뻔히 인사성멘트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마음이 따뜻해지기에 계속하면서도 혹시 천덕꾸러기가 되는 건 아닐까 은근히 걱정도 된다.

어떤 면에서는 나의 분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