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s Day!


이곳호주에선 매년5월 둘째 일요일이 어머니 날이란다.
Father’s Day 가 따로 있기때문에 온전히 엄마들만의 날이기도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호주의 어머니날 역시
자녀를둔 엄마들이 호사하는 날이란다.

아침부터 남편과 자녀들이 준비한 아침상을 침대에서 받고
그날 저녁만큼은 꼭 외식을 한단다.
물론 이곳에 살고 있는 한국가정의 실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말야
유명식당은 한 두주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만 그나마 한자리 얻을수 있고
식당들은 그 대목을 노리고 스페샬 메뉴로 평소보다 가격을 올려받아도
누구하나 불평하는사람이 없어 맘놓고 가격을 높여 폭리를 누리는 날이기도해.
어머니날 전 주말에는 각 백화점마다 어머니날 선물을 사기위해
아빠의 손에 이끌려온 어린자녀들로부터 성인자녀들의 행렬로 붐비게 된단다 .

무엇보다도 내가 일년중 유일하게 장미꽃 바구니 선물을 받는 이틀중 하루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이 어머니날과 내 생일날엔 꼭 장미꽃 꼭바구니를 선사하거든
올해도 예외는 아니였어.
검은자주빛 장미와 안개꽃으로 장식된 꽃바구니를 받고
그 순간만은 나도 백만장자 부럽지 않게 행복했단다


해마다 내가 필요한 물건보다는 자기들 주머니 사정에 맞추어 준비하는 선물임을 아는고로
올해는 몇주전부터 아이들에게 내가 원하는게 뭐라는걸 상기시켰단다.
이왕이면 적은 돈으로도 내가 요긴하게 쓸수있는 선물을 받는게
경제적인면에서나 여러모로서로 좋을둣 싶어서말야
그게 무슨선물이냐고 그건 나중에 엄마가 알아서 사고 자기들이 생각한걸 산다는걸
내가 굳이 우겨서 내가 원하는걸로 낙찰을 보았단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더 실질적인면만 따지고 드니  선물하는애들 입장에선 재미없겠지?
원래 선물이라는게 포장을 뜯어보기전 마음 설레이며 "이게 도대체 무얼까..."하는
그런 스릴이 있어야 하는건데 내가 정한물건을 사다주니 그런 짜릿한 흥분같은것 없었지만
두형제가 정성껏(?)준비한 선물과 함께 꽃바구니를 받으면서 난 나름대로 무척 기뻤단다.

난 이런 기쁨을 누릴때마다 늘 이미 고인이 되신 우리 엄마를 생각하게돼.
아마도 엄마 살아생전 못해드린 기억이 너무 많기 때문일거야.
우리 어머니도 꽃을 참 좋아하셨는데 난 어머니날 카네이숀 한송이 달랑 달아주는것으로 끝이였거든.
허긴 우리 어릴적엔 꽃바구니 같은거 없었지?


꽃을 좋아하셔셔 항상 집앞뜰에 화단을 만들고
각양 각초를 심어 철따라 우리에게 눈요기를 해주셨던 분인데..
노후에 아파트로 이사한 이후론 그나마 아파트입구 과일집에서 꽃을 팔았기에
철따라 피는 꽃을사다 하얀 백항아리나 질항아리에 듬북꽂아
현관 신발장위에 올려 놓으셨던분이란다.
특히 자주빛 국화꽃을 좋아하셔셔 가을철이 되면 국화꽃을 사서
질항아리에 듬뿍꽂아 놓으면 그 또한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아주 충분했지.

우리엄마 외모로 보기엔 세련되지도 못하고 수수한 시골 촌노같은 분위기이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꽤 낭만적이고 분위기있는 분이였던것 같애.
아마도 일찍 혼자되셔셔 꽃을보면서 마음의 시름을 달랬는지도 모르지.
돌아 가시기전 아파트에 사시면서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는구나.
사람은 땅냄새를 맡고 살아야지 땅의 운기를 받아 건강하다고
마치 비둘기집같은 아파트에 사는것이 답답하시다고....
지금껏 생존해 계시다면 얼마나좋을까 .......
넓은 뒷뜰에 엄마가 좋아하는 꽃도 심으시고
조그만 텃밭에 상취 고추 심어 가꾸며 살았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엄마를 유난히 많이 닮은나! 꽃을 좋아하는 맘까지 닮은 모양이다.
뒷뜰에 사시사철 올망졸망 피여있는 꽃들을 보면서
나역시 이민자의 서러움을 달래는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 불러도 다정한이름 어머니….
꽃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지녔던 우리 어머니...
나도 이미 엄마되어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난 언제까지나 우리 엄마의 막내 딸로 남고 싶은게 나의 바램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