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유경이 엄마가

카메라 가지고 빨리 올라 오라고 전화를 했다.

물양귀비가 오늘 드디어 첫 꽃송이를 피웠다고...

우리 둘 다 꽃을 좋아해

자기 집에 꽃이 피면 혼자 보기가 아까워

차 마시자고 서로 불러 대기도 하고

새로운 꽃을 서로 뿌리 내려 나누어 갖기도 한다.

화분을 이리저리 돌려 가며

이거 찍어라 저거 찍어라 주인의 주문대로

찍는 사이에 이걸 찍어 왔다.

흙으로 빚은 두둑한 여인네한테 정이 간다.

그리 큰 돈 주고 산 거는 아니라는데

그냥 들고 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작품.

나이들수록 매끈 한 것보다는

투박하면서도 정이 묻어나는 이런 것들에

맘이 끌리곤 한다.

꽃을 자식같이 생각하는 유경이 엄마는

디카로 찍은 꽃들을 보고

실물만 못 하다며 흡족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직 디카 사용법도 다 못 익힌 형편이니

그럴 수 밖에.

실물보다 더 생생하게 만드는 재주를

난 언제나 터득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