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매화축제를 가기로 하여 미리 예매를 해놓았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잠시나마 걱정이 앞선다

6시 알람소리와 함께 찌푸듯한 몸으로 세수하고 썬그림만 발랐다

아파트문을 나서니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다



영등포역에서 일행을 만나 여수행에 몸을 실었다

기차도 깨끗하고 자리도 한적하여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부지런들도 하여 떡이랑 찐고구마 등 여러가지들을 준비하셨다

기차여행의 별미를 맛보며 두런 두런 얘기 하다 지쳐 잠들다

임실에서 내려 섬진강을 끼고 광양으로 가는 길은 흰모래와 맑은 강물이 어우러져 한폭의 장면을 글로 쓰고도 모자름이 따른다

여행사 가이드의 구수한 설명을 들으며 다시 한번 여행의 맛을 느껴본다

핀 매화가 절정이 아니어서 기대에 못미치었지만  맑은 공기에 취해 아쉬움이 파묻혀 버렸다







평사리에 있는 최참판댁 안채 마루에 올라서니 온 동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모습이 가히 절경이다

그 많던 재물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인생사 허망함을 새삼스레 되씹어본다

남원에 도착하여 가차를 타고 김밥을 먹는 재미도 옛낭만을 찾기에 하나도 손색이 없다

기차역에 얼른 내려 몇분간의 우동 먹는 재미만큼은 아니겠지만

너무 힘이 들어 눈꺼풀이 내려 앉는 데도 잠은 오지않아 안절부절하다가 내릴력에서야 잠이 솔솔 쏟아져 온다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 40분

힘든 강행이었지만 맑고 신선한 공기로 인하여 오늘 하루는 편히 쉼쉬고 잘 것 같다



인생사 한치 앞도 모른다더니

엊그제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며칠 전 섬진강 매화축제를 같이 가신 선생님께서 이 세상을 하직했다는 것이다

머리가 멍해지고 가슴이 꽉 막혀온다

저 세상에서도 환한 매화처럼 웃으며 사시겠지

다시 한번 섬진강 여행을 생각하며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