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가장 더운 여름 여행을 다녀오지 않으면 뭔가 빠진듯한 강박감에 젖어 해마다 행사를 치르곤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행을 떠난다
시작도 평창이고 마지막 행선지도 평창이다
그 많은 산하를 놔두고 펑창으로 가는 것은 내 남편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남해안, 서해안, 동해안를 일주하기도 하지만 하도 많이 다니다보니 평창이 서울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 든다



며칠 전 아침 6시반에 떠나 평창 옥수수밭에 가서 320개나 되는 옥수수를 사가지고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그 때부터 옥수수를 까서 찌기 시작하는데 깐 옥수수 껍데기도 산이요 내 몸에  흐르는 땀은  물이다
살짝 삶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고 싶을 때 꺼내 쪄 먹으면 그 맛이 그대로다
옥수수는 바로 따서 쪄야지 그렇지않으면 단물이 빠져나가 맛이 없어진다고 강원도 토박이의 말로 인하여 항상 옥수수 사러가는 행사를 치른다
봄에는 두릅과 개두릅(업나무)을 평창장이나 대화장에서 잔뜩 사서 삶아  놓으면 우리 집 일년농사는 끝이다
그래서 우리 집 김치냉장고는 옥수수와 두릅 뿐이다
그 즐거움으로 사는 데 어찌 말리랴
이제 30년 이상을  다니다보니 으례 평창을 꼭 거치는 여름 여행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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