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발길보다 더 느린 대부도 길 차안이지만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다바람이 그래도 내 마음을 달래준다
아무도 없는 갯벌 길을 따라가니
드넓은 바다가 내 앞에 있다

파라솔 펴고 긴셔쓰 긴바지 갈아입고
조금은 무섭게 느껴지는 바닷물에 서서히 들어가니
뜨뜻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싼다

눈먼 장님이 땅을 더듬듯
한 손은 망테기 들고 한 손으로 바닷속을 더듬으며
여러 번 헛질하다 드디어 손에 잡히는 것 엄지 손톱만한 바지락 조개
신이 나서 바다 깊은 줄도 모르고 몇시간이나 잡았다
뜨뜻한 바닷물보다 더 뜨뜻한 물이 바지사이로 나오면서
나 혼자 통쾌한 기분 느끼는 건 그대들은 모르거다

쑥떡쑥떡 두 개 먹고 베낭에 조개 메고 오는데
외딴집 외로운 말래깽이 누렁이가 반가움에
우리를 앞세우고 졸랑졸랑 따라오더니
마지막 작별하니 한 번 뒤돌아보고 쏜살같이 제 집으로 뛰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