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고 싶은 일도 많건만

계절이 바뀌면 산나물 뜯기와 밤 줍기 하는 사람이 가장 부럽다

이번만은 기필코 가보야지 하면서도 이래저래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마침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태백산나물축제 플랭카드가 눈에 띄였다



선잠을 자고 신연수역에서 출발하는 첫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역에 모였다

7시 24분에 떠나는 경남 봉화군 춘양역 관광전용열차

음악칸과 비음악칸 구분이 있다기에 동생이랑 올케와 수다를 떨기위해 비음악칸을 택했다

음악칸이란 내 생각을 뒤엎은 관광춤칸이었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지나간 이야기 하고 또 하면서 기다긴 시간 보내고 춘양역에 도착

역에 내리니 꽃다발 든 사람 사진기  들고 찍는 사람 가슴에 꽃 달고 줄줄이 악수를 청하며 환영나온 사람들로 인하여 한껏 기분이 부풀었다

이렇게 대환영을 받아보기는 세상에 나오고 처음이다

군의원을 비롯하여 그 지방 유지들이 홍보차 나온 모양이다



5일장에는 노래소리 장구소리로 흥겨운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만원이고

새로 나온 취나물 두릅 얼레지 더덕 참나물 곤드래등으로 장바닥이 그득하여 마음까지도 풍요롭다

시장상인들이 솔잎으로 바람떡 꿀떡 절편을 잔뜩 만들어 시식을 하게 하여 맛을 보았다

색도 맛도 모양도 흡족해하며 마음껏 먹었다

돼지고기 바베큐도 준비하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점심을 요기 해야 한다기에 산채비빕밥 산채부침 옥수수술을 청했다

성의가 하나도 없는듯한 산나물 몇가지를 넣어  내놓은 비빕밥은 지금까지의 감정을 뒤엎어버렸다

옆에서 보던 그 곳 주민의 말씀

"아이고, 잘못 오셨구만 저 모퉁이 돌면 싸고 맛있는 식당이 있는디"

시장 한바퀴 돌다보니 농협 앞에 산초기름에 두르고 부친 두부 시식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두부와 떡 맛을 보고 산채 비빕밥의 모자람을 덮어두기로 했다

13시간의 기차 여행 노독이 아직도 몽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