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집에서 코사지 만들기 실습이 있었다.
수강생은 한택실. 김광숙. 안재숙. 김현숙. 김아라. 안인숙. 구경분. 박인자.
조인숙과 최애자는 감독만 하고.
박인자가 10개를 목표로 하더니 6개를 만들어 기록을 세웠는데
야간반에 나타난 안인숙이 기록을 깨나 싶더니 시간이 늦어 5개밖에 못 만들어 실패했다.




아침 일찍 오겠다고 내게 비상을 건 조인숙은 길을 잘못들어 헤매다 늦고
10시 쯤 인숙인가 하고 받아 본 전화는 구경분이었다.
강화에서 7시 반에 출발해 인천에 차를 두고 왔다며.
들어오자마자 배낭에서 주섬주섬 꺼내 놓는 것이
오늘 친구들에게 만들어 줄 특식 재료들..
큰 냄비 하나를 달라고 하더니 늙은 호박  굵직하게 썬 것을 삶기 시작한다. 
한 편으로는 냉동해 온 찹쌀 반죽을 녹여 치대가며.

늦기 전에 얼른 자기 코사지를 만들겠다며 뚝딱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모자에 하나는 가슴에 달더니
찹쌀부꾸미를 지져내고 삶은 호박에 양념된 잔새우를 넣고 끓여낸 새우호박탕을 상에 올리더니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택실이가 손수 싸 온 김밥에, 아라가 가지고 온 케잌, 경분이와 택실이 인자가 가지고 온 딸기가 더해지니
금방 한 상 그득해 진다.
재숙이가 사 온 맛있는 김밥은 저녁 때 또 한 차례 먹을 정도로 푸짐했고
순무김치 인기도 좋았다.

자리가 좁아 일부는 앉고 일부는 서서 먹어야하는 것이 집주인으로는 조금 미안했지만.

경분이는 핸드폰을 두고 가는 바람에 오늘 일정이 뒤죽박죽되었을텐데
나중에 인자가 가지고 내려간 핸드폰은 잘 받았는지...


길을 잘 못 들어 한참을 헤매다 온 인숙이는 친정엄마가 딸네 집에 온 듯 보따리를 풀어
된장, 서리태콩, 국수, 쌍화탕 액, 아침에 볶았다는 깨 등을 내 놓는다.
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다 덜어 온 듯.

택실이는 손이 가 잘 안 해 먹게 되는 나물 삶은 것을 주면서 반찬해 먹으라고 하고
커피 좋아한다고 광숙이와 애자는 커피도 가져다 주고
현숙이는 들기름을 한 병 가져다 주니
난 오늘 덕분에 한 살림 챙긴 기분이다.

친구들 모두 고마워~

온갖 재료를 난장처럼 펼쳐 놓고 마음대로 골라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보라하니
맨 나중에 나타난  야간반 학생 안인숙이 아주 특이한 작품을 만들어 놓고 좋아한다.
셋팅된 재료 중 아무도 해 볼 생각을 안 해 남아 있던 재료를 가지고 몇 개를 만들더니...

늦게 나타나 개인지도를 받다시피한 인숙이 너무 좋~다며 언제 또 하자더라.
내가 이제 비싼 선생이 되어 힘들껄~ 하고 약 좀 올렸다.

다른 친구들도 먼 길 온 보람이 있었니?

저녁반에는 지난 번 연수원 강의 때 특별한 관심을 보이던 젊은 선생님을 특별 게스트로 초대했었다.
초등교사했던 친구들에게는 까마득한 후배가 될텐데 아까 그걸 확인해 볼껄 깜빡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