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나들이[2009. 2. 26]


   우린 졸업 후 40년 만에,

   모교 뜰로 나들이를 하기로 했어.


   난 전철[서울]에서 동숙이와 선월이를 만나서 동인천역까지 갔었는데,

   졸업 후 동숙인 처음 만났지만 반가웠고

   금방 할 얘기도 많아,

   동인천역까진 금방 내달리더라고.......


   그리고,


   전철만 빠른 것이 아니었어.

   동인천역에서 학교까지 등교시간엔 ***인천여고보다 멀어서인지

   무척 높은 언덕 같기도 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인일여고도 더욱 가까워졌더라고..........


   학교 교문에서 높게 올려다보던 원형건물도

   키가 줄어든 느낌이었으며,

   정문에 들어서면 원형건물로 가는 계단은

   이미 공사중으로 없어지고

   흙막이 파란 비닐부직포로 덛혀 있었는데

   환자의 상처같단 생각이 들기도 했고,

   새롭게 태어나려는 몸부림 같기도 했어.

   그러나,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팠어.


   사진 찍으며 올라가는 신애를 만나 우리들은 분수대로 향했는데,

   공사로 나무들은 파헤쳐 있고 분수도 없어졌으며,

   어수선한 느낌이었으나,

   인일여고 건물로 오르는 언덕길 양쪽을 지키는

   느티나무와 상수리나무는

   큰 고목으로 굳굳이 서서 우릴 맞아 주었으며,

   작고 엉성히 있던 대나무는,

   빽빽이 군락을 이루며 푸른빛으로 우릴 반겨주었어.

   우린,

   이미 와 있던 택실이와

   항상 맑고 고운 피부를 가진 예쁜이 수경이를 만났어.


   우리들은,

   학교건물 뒤로 가서

   철사다리로 된 울게미 속에 둘러쳐져서

   올라가고 있는

   미래의 새 학교 건물을 둘러보았는데,

   완공되면 어떤 아름다운 건물로 태어날지 모르지만,

   지금은 어수선 하더라고.


   다시, 

   분수대로 왔을 때,

   광숙이와 기순이가 왔어.


   우리들은,

   이산가족처럼 아쉬운 마음에,

   예전의 매점, 실습실, 예절실, 급수실등을 둘러본다음,

   원형교실로 들어가서,

   [마지막 수업]을 하듯 ****머풀러로 멋내기 강습을 받았어.

   오늘 배운 것 잊지 말고

   다음 모임엔 더 멋쟁이들 되어 오렴.


   원형건물의 헐림은

   못내 아쉽고 서운했지만,

   십대였던 우리들이 할머니가 되 듯,

   우리들이 들어가 본 속내는 많이 낡고,

   힘없는 노인이었어.

   **세월 앞엔 장사 없다. 란 말도 생각이 났어.


   하지만,

   예쁜 마음을 키워주고 힘이 되어 준

   보람된 일을 하고 떠나려는 **원형건물이

   자랑스럽더라고......


   누군가는 

   사람도 *[죽음]연습도 하고, *[유언장]써보고,

   *[주고 싶은 것]은 살아서 주라고 열강하더라고......


   우리들은,

   서운한 맘을 남겨두고,

   맥아더가 있는 자유공원 쪽에 있는 카페[캐슬]로

   자릴 옮겼어.

   인천의 서해바다가 보이고,

   파라다이스호텔도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었어.

   실내엔 여러 화초와 나무로 분위기도 좋았어.

   광숙이가

   애인과 둘이 오면 더욱

   더욱 좋을 것 같다고도 했으나,

   여럿이도 무척 좋더라고.....

   미술가 현숙이가 이곳에서 합류를 했는데,

   디카 먼저 꺼내서는 점심식사가 나온 후에 앉았어.

   그림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항상 부러웠어.

   우린 스파게티와 돈가스로 점심을 먹고, 차와 함께 재미난 얘기에 빠졌어.

   그 후,
   멋쟁이 봉희가 왔고,

   기억력 좋은 재담으로 우릴 기쁘게 하는 길순이와

   이번에 *교장 발령받은 숙희가 합석을 했는데,

   귤과 케익을 준비해 왔었어.

   식후 간식으로 먹으며

   축하와 함께 박수를 보냈어.

    

   우리들의 얘긴,

   언제든 끝이 없더라고......

   1박 2일로도 안 돼고 더 길게 해봐야 하는데.


    *변호빈 선생님께 혼나던 일,

   유정희선생님, 강순옥선생님, 최광만선생님의 근황얘기도 하고,

   손자 재롱담도 듣고,

   미국친구들 얘기도 하고,

   아름다운 발리 숙소 얘기도 하고,

   건강얘기도 하고,

   숙희 승진얘기도 듣고........

 

   친구들의 경사나 기쁨은 곧 내 기쁨으로 다가왔어.


   모두들 만나서 반갑고 즐거웠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한결 가벼웠어.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할게.


   우리친구들 모두

    ****힘찬 새 봄기운을 온 몸으로 듬뿍 받아

    기쁜일 많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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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