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6월 신록에서 짙녹 그리고 풋대추 맛 들어가는 추석을 맞는다

멀고 먼 나라로 떠날 사람 기일을 좋은 날로 주실것을 한가지 소원으로 빌던 그해

마지막 그리운 열매가 대추였죠

벗이 휘경동 어느 집 정원에서 따다준 여나므 알 풋대추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퉁퉁부은 육신으로

추석명절 보내고 10월 3일 개천절날 저녁미사 시간에 환한 얼굴로 이별한 스테파노는

우리 집 가장으로 진정 좋은 날에 영원한 안식의 길을 떠났지요

시어머니  9월26일 시아버지 10월 끝날이 기일입니다

추수감사가 기제사가 된 민씨집 외며느린 명절이 참으로 쓸쓸 합니다

짧은 청춘의 햇살은 잠시 함께이고 오래도록 외로운 내 새끼들에게 미안한 추석

빛 고운 대추를 먼저 챙기는 젯상에 아들이 올리는 잔

14살 상주였던 아들이 장성한 민씨집 장손이 되어 어미 울타리로

올 핸 대추농사가 좋지않아 중국산 올리겠다고 걱정입니다

30살이 된 내 아들

할머니 장례식 육개장을 생일 미역국 대신 먹었다며

엄마는 부디 대추 잘익은 햇살 좋은 먼먼 날 제 생일 피하여

천수를 누리고 미련없이 이별하자고 합니다

그래요 그렇지요

웰빙 웰다잉을 위하여

쓸쓸한 명절을 맑은 토란탕 끓이고 구수하고 육질좋은 산적에 두툼한 문어올려

사는 동안

머리는 맑게 가슴은 부드럽게 살다가 좋은 날 조상님 뵙게 해 달라고

죄만 많이 짓고 살던 민망한 기도를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