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에 출발하여 15일 까지 9박 10일 동안 스페인을 다녀왔다.

우리 서울 인일 모임의 친구들 4명 (김정옥, 강화숙, 예금희) 과  모두 31명의 낯선 여행자들이 함께 했다.

일행이 거의 부부 동반이어서 첨엔 조신하게 눈치를 보며  다녔지만 할줌마 들인 우리가 뭬가 무서웠겠나~

정옥이와 금희의 재미난 입담에 우리가 그들의 활력소가 됬다며 헤어질땐 모두 아쉬워하며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갔다.(믿거나 말거나 ~ )

 

애들이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 박 작가~ "하면서 날 부르기 시작했다.

게시판 지기를 하고 사진을 올리니까 작가라는 거다. ㅋㅋ

드디어 며칠 있자 한 엄마가 나한테 와서 "저~ 여기 드라마 작가 한분이 오셨다는데 맞죠? 무슨 드라마 쓰셨어요? " 하고 수줍은듯 물었다.

내가 " 네? ㅎㅎ 애들이 사진 찍어서 여고 홈피에 올린다고 장난하는거에요. 드라마는 무슨~  "

드디어 실토하고 말았더니 너무들 재미있으시다고 까르르 웃는다.

진짜 여류작가 둘이 왔는데 그 사람들은 죽은듯이 가만히 있는데 암것도 아닌 나를 말끝마다 " 박작가~" 하고 부르니 그사람들이 얼마나 웃었을까?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우스워 죽겠다.

 

한사람은 얼마전에 '아침드라마 " 사랑하길 잘했어" 를 쓴 이금주 라는 작가였고

또 한사람은 15육년전에 신춘 여성동아에 당선된 "트르만 버그로 가는 길" 이란 단편을 쓴 우애령이란 작가였다.

두분다 남편과 같이 오셨다.

우애령 작가는 부군이 서강대  철학과 교수로 얼마전 은퇴하셨다는데 한마디 한마디가  그야말로 철학적이고 위트와 재치가 번득였다.

 

더구나 우애령 작가의  책을 옛날에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생생해서 내가 내용을 얘기하며 여기서 만나게 되서 너무 반갑다고 좋아했더니 자기가 그 뒤로 쓴 책을 모두 부쳐 주겠다며 주소를 알켜 달라고 했다.(이게 웬 떡~)

 

우야든동 우린 부부가 같이 온 팀의 여자들이 전부 우리한테 와서 자기들도 친구끼리 와야 겠다며 어쩜 그리 재미있게 여행하시냐고 부러워했다.(이것도 믿거나 말거나~)

부부 팀중   휴계소에서 일행에게 기분좋게 커피와 맥주를 쏘신 남자분은 우리가 너무 재미있어 보이는지 자꾸 마나님은 뒷전에 놔두고 우리 주위를 맴돌며 말을 시킨다.

(에구~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ㅎㅎ)

 

철학과 교수님의 말씀~ 여행이란 만남이다. 낯선 풍물과의 만남, 또 낯선 사람과의 만남 , 그리고 숨겨진 자기 자신과의 만남 이라 하셨다.

그리고 여행이란 돌아갈 곳이 있을때 더욱 좋은것이라 했다.

평생을 그렇게 떠돌기만 한다면 뭐가 좋겠는가~

돌아갈 집이 있고 가족이 있으니 행복한 거라고 생각해본다.

 

혼을 뒤흔드는 선율에 맟춰 추는  춤 플라멩코와, 천재 화가 피카소,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 없는 죄도 고백하게 할 정도의 장엄한 성당들, 그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의 섬세한 문양의 아름다움~ 모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국가 부채가 많고 실업율이 21 퍼센트라고 하지만 그들의 문화유산이 너무나 부러웠다.

 

 5월의 스페인은 올리브 열매와 오렌지의 향기에 젖어 그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300여장의 사진을 찍어왔지만 다 올릴수는 없고 간추려 올려본다.

 

정옥, 금희, 화숙아~ 너희들 덕분에 실컷 웃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와서 부자가 된것 같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