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월,활짝 갠 날

 

오늘은 어린이 날이다.

두 손주에게 용돈을 주었다.

은범이는 3만원.은초도 똑같이 주고 싶으나 만원만 주었다.

암만 둘이 똑같이 예뻐도 그럴 땐 차등을 두어야 한다.

내가 자라면서 보니 큰 아이를 더 인정 해주어야 위계질서가 선다고 본다.

확실히 내리사랑이라 작은놈이 더 귀엽긴 하다.

그러나 엄격하게 은범이를 인정해준다.

그래야 큰놈이 기가 살아 작은 놈을 케어할수 있기 때문이다.

 

암만 작은 놈이 똑똑한것 같아도 부모는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놈의 장점을 치켜주고 작은놈이 인정하게 해야 한다

 

맑게 개인 날이라 펜션마당에서 한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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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박물관이 어린이 날이라 무료입장이다.

네식구가 내차를 가지고 신나게 떠났다.

나는 때는 이때다 혼자 딩굴거리며 먹는다.

요론 시간이 너무 좋다.ㅎㅎㅎ

 

점심들을 먹고 2시 쯤 들어왔다.

애비는 처자식 갖다 던져 놓고 또 신나게, 떳떳하게, 낚시하러 나간다.

오냐 ~! 실컷 해봐라.

얼마나 낚시가 고팠으랴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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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뚱하니 팽개쳐진 그들을 또 내가 인계받아 송악산으로 간다.

 

야들은 그저 편하게 차타고 이것저것 슥~보고 갈 예정 이었으나

바톤이 나에게 넘어 온 이상 ㅎㅎ그대로 보낼 순 없다.

송악산 둘렛길이라도 걸으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고 싶다.

 

은초는 차안에서 잠이들어 내려서도 유모차에서 또 계속 잔다.

끙끙대며 유모차를 밀고 산길을 올라가고 모처럼 은범이 말도 태워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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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렛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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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와 은범이를 그냥 둘렛길만 걷지말고

산위 분화구까지 갔다 오라고 했다.

빤히 바라다보이니 에미는 가자고 하는데

은범이가 높은데를 가니 자신이 없는지 안가려 하는걸 살살 꼬셔 보냈다.

 

은초도 구경시키려고 깨워서 걷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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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정도 지나 에미에게서 전화가 온다.

분화구 라고 써진곳 까지 왔는데 어디가 분화구야 ?

이런~! 눈 아래가 바로 분화구여 ~인간아 ~!!!

다보고 길뚫린대로 내려와 화장실 앞으로 와 ~!

잉~! 알았어.

.

.

그리곤 30여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엄마 ~!

내려 가는길 인 줄 알고 사람들 따라 갔더니 정상이야~!!! 어떡해?

응?거길 어떻게 올라갔냐?

흙이 막 흘러내리고 가파른데....분화구로 굴러 떨어지면 워쩌려구?

천천히 조심해서 내려와서 주차장에서 만나~~~!!!"

 

징징대는 소리 듣기 싫어 얼른 전화를 끊는다.

어이구 잘됐다.

아주 용코로 걸렸구나.ㅎㅎ

니덜이 은제 그런데 올라가 보겠냐 하며 난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다치지나 말구 내려와라.

 

그러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잘한다.

이기회에 놀고 먹는 여행이 아닌 진짜배기 여행의 묘미를 찾게 해줘야 겠다.ㅎㅎ

 

은초 손을 잡고 한손으론 유모차를 밀고

바다를 내려다 보며 슬슬 내려간다.

 

나중에 에미가 내려와 하는 말.

 

은범이가 분화구에서 이젠 내려가는 줄 알고 열심히 기어갔는데

올라가는 느낌이 들더란다.

그래도 반대편으로 해서 내려가는 줄 알고 열심히 기어 올라가고 있는데

송악산 정상을 알리는 바위를 보고 꾹 참았던  울음보가 우왕~! 하고 터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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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악산 정상에서 기가 막혀 통곡하고 있는 은범이,>

 

엉엉 울며  한마디 하더란다.

 

엄마~!

우리 살아서 내려갈 수 있을까?꺼이 꺼이emoticon

 

저런 운동화를 신고 저런 돌과 흙이 무너져 내리는 가파른 산길에

스틱을 짚고 기어 올라갔던 정상길을 또 기어 내려 왔단다. 

두번을 딩굴렀는데 한번은 90도로 넘어지고,

또 한번은 60도로 굴렀단다. 우하하하하

 

엉뎅이에 손도 못대게 하더니 오늘 목욕후 보니 엉뎅이에 어릴적 보던

몽고 반점이 무쟈게 크게 생겼다. ㅋㅋㅋㅋㅋ

 

내려와서 아주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재미 있었단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왜 그 힘든 산을 가나?  했는데 올라갔다 와보니

아주 재미있고 신나더란다.

 

제대로 산행을 한것 같다.

 

우린 주차장에서 만나 박장대소를 하며 모슬포의

유명한 톳 밀면을 먹고 용머리 해안쪽의 감귤 쮸쮸바를 빨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은범이는 한뼘 껑충 자라며 아홉번째 어린이 날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