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8일,월, 보슬비가 오며 흐린날

 

어젠 순희가 가고 오늘은 영숙이와 경희가 갔다.

 

순희가 떠난 후 공항버스 앞의 대로상에서 중국연인 두명이

짐까지 택시에 다 실었다가 도로 내리는 걸 보니

뭔가  맘에 안들어 중국인들을 내리게 한것 같았다.

 

그들이 두리번 거리며 낯선 거리에서 애를 쓰길래

어디 가느냐 물었다.

인터넷에서 뽑아온 주소를 내민다.

 

10분도 안되는 거리이다.

거리가 짧으니 그들을 내리게 한것 같았다.

내차에 타라 하니 뒤의 택시기사가 뭐라고 한마디 한다.

 

그럼 기사님이 데려다 주세요 하며 주소를 내밀었다.

그도 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이해는 되지만 그렇게 되면 중국 관광객들은 어쩌란 말인가?

 

뭐래거나 말거나 내 아이들 같아서 내차에 구겨 태웠다.

중국 남자가 한덩치 하기 때문이다. 

우리집쪽 으로 10분 정도 가니 그들의 숙소다.

그들이 고맙다고 중국두유 두통을 내민다.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불편한것 있으면 전화하라고 했다. (ㅋㅋ 잘난척이 하늘을 찌른다.)

저녁때 쯤 긴 문자가 왔다.

대충 훑어보니 감사땡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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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번호라서 숫자가 20개쯤 되니 돈 많이 나올까봐

답장은 씹었다. ㅎㅎ

 

오늘 친구들이 모두 가니 허전하다.

고로 이럴 땐 그저 먹어야 한다. 

 

난 배부르면 조리개가 쪼매해지고 눈이 감실감실 감기며

세상이 돈짝만해지니 고대루 침대에 폭 엎어지면 세상 근심이 없어지는 체질이다.

 

 

과일,야채,음료수등 머릿속에 맛난것들을 상상하며

얼른 마트로 달려가 카트를 빼는데 젊은 부부가

두리번 거리는데 뭔가 어색하다.

 

난 시골에서 온 사람들인 줄 알고 100원짜리 동전 넣고 빼라고 알려줬다.

잘 못 알아 듣는것 같다.

촤이니스냐? 하니 그렇다고 한다.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빼라고 했다.

동전이 없다한다.

 

얼른 동전을 주고 카트를 빼주었다.

눈으로 감사하다고 말한다.

 

이리저리 장을 보는데 갸들과 계속만나진다.

만날적 마다 갸들이나 나나 어줍잖은 영어로 쑹얼댄다.

갸들은 베이징에서 왔다는데 만국 공통어 영어가 잘 안통한다.

해외여행가서 인일여고 기본 실력으로 웬만한건 그런대로 통하는데 

우째 내나라에서 내영어가 안통하냐고~요!!!

 

나야 집에 들어가 퍼질일 밖에 없고 남는건 돈하고 시간 밖에 없으니 ㅋㅋ

그들이 짐이 많은듯 하여 데려다 주고 싶어

얘~! 머무는 곳이 어디냐? 하니

멀뚱....

호텔이 어디냐고? 호텔~! 하니

명함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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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정도 되는 거리이다.

갸네들 짐을 싣고 요리조리 꼬불꼬불 찾아가 데려다 주니

너무 감사하다며 부부가 따로 따로 날 끌어 안고 사진찍고

여자가 자기 손가락에 끼어 있는 반지를 빼서 나에게 주려 한다.

난 에구구구..... 아녀아녀 ~ 하면서

기분이다 ~하며 장흥에서 산 편백나무 향주머니를

그들에게 전해주며 선물이라고 안겨줬다.(쪼꼼 아깝기도 했다 ㅎㅎ)

 

난 얼른 가려하니 여자가 내차를 꽉 잡고 안놓아주고

남자가 얼른 뛰어가 뭘 들고 뛰어 나온다.

과자 4봉지를 차안으로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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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맙다 하며 얼른 차를 출발하고 그들에게 빠이빠이를 해주었다. 

집으로 돌아 오는 데 맘이 흐뭇하다.

 

두개는 집에 오면서 신나게 먹었다.

두개는 은범이네 오면 보여주려고 고이 모셔 두었다.

저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만 안고 갔으면 좋겠다. 

 

(아까 낯선 전화가 떴다.

누군고? 하고 전화를 받으니 어제  리조트로 데려다 준 신혼부부가

나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은데  영어가 안된다고  리조트 직원에게

자기전화번호를 나에게 알려주라 했다며 베이징에 오면 꼭 연락해달라고

했다네.ㅎㅎㅎ 갈곳이 또 한군데 늘었네 그려.)

 

4월29일, 화,흐린날

 

이런날은 온천을 가야한다.

이런날 걸으면 비맞은 강쥐꼴이 된다.

며칠전 경희왔을때 같이 탄산 온천을 갔었다.

 

작년에 보니 숙박업소에 놓여있는 탄산온천 카다로그를 가져오면

30% DC해 주는것을 봐서 쥔에게 카다로그를 달라고 하니

행사가 다 끝나서 없단다.

(요건 순~귀찮아서 내지르는 소리인 줄 난 그 표정만 봐도 안다.

누구 앞에서 재롱을 떠냐?)

 

그래요?

그러면 명함이나 하나 주세요.

명함을 챙겨들고 그곳 온천을 가서 명함을 보여주니  두말않고 DC해 줬다.

 

고로 어제가서 또 그명함을 내미니

 

경노시지요?(얼굴만 힐끗 보더니...)

잉?

.

.

.

응~!

 

그럼 더 DC 되세요 하며 8000원을 받는다.

잉?

.

.

.

아직 아닌데......(궁시렁궁시렁),

그러면서도 얼렁 돈을 내민다

 

돈은 덜 내서 좋긴 한데 고 ㄴ은 얼굴은 이~쁘게 생겨 갖고

우째 고로케 정곡을 찌르냐? (U~C~!!!) 

 

온천이고 뭐시고 검둥개 멱감듯 하고 돌아왔다.

 

"야 ~~!

난 아직 안 경노여 ~~~~~!   ( 차안에서 혼자 발악을 한다.)

 

4월30일,수,화창한 봄날

 

오랜만에 해가 났다.

바다도 잔잔하다.

먼 바다에 햇살이 빛나 보석을 깔아 놓은 듯 하다.

이번 비에 나무들도 많이 색이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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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도 생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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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본격적인 제주 여행에 들어서는 듯 하다.

 

신나게 걷곤 숙소로 돌아와 차를 가지고 모슬포로 향한다.

모슬포에 보말 칼국수가 맛있다고 올렛꾼이 알려 줬었다.

 

이곳에선 서로 주고 받는 소식이 있다.

음식,경치,꼭봐야 할것, 꼭 먹어봐야 할것등등

젊은이들이 지나가며 팁을 줄땐 귀를 쭁긋 열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듣고 보며 머릿속에 새긴다.

핵교 댕길때 요로케 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것이다.

 

모슬포항을 다 뒤져도 없어 물어물어 찾아갔다.

와~기를쓰고 찾아간 보람있다.

바다냄새가 폴폴나는 톳 밀면 칼국수에 미역 국물에~~~

후르륵 쪕쪕 한그릇을 뚝딱 비웠다.

아 ~!

밥 한숟가락만 줬으면 더 좋았을껄....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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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들이 봄바람에 낭자하게 춤을 추는 해안도로를 끼고

제주 방송 99.9를 틀어 쥑이는 쿵쿵 울리는 클래식을

들으며  피아노의 선율에....첼로의 심오함에...바이올린의 섬세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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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할수 없을 정도로 내가 녹아 들어가는듯.....

난 그냥 그자리에 차를 세워 버렸다.

눈물이 날것 같아서이다.

 

그 순간 나만큼 행복 한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

.

.

그래~!

 

이런 여유를 즐겨보는것

산다는게 다그런거지.

자기가 생각하기에 달린거지.호홍~

자연과 음악의 오르가즘이라고나 할까?

.

.

.

 

 

혼자 너무 즐겼나?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나오다가 슬리퍼가 미끄러져 다리 부러질 뻔 했다.

 

에구구구구.....사람살려 ~!!! 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