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5평짜리   주말 농장 지기가 됐다.
장소가 멀어 망설였는 데 "인생은 저질르는 자의 몫"이라는 지인의 말이 생각나 졸지에 저질렀다.

그것도 하루에 현장 답사.
집에와 인터넷 뒤지고 , 농사에 달인인 명순이의 지도와 몇몇 주변 인사의 자문을 구해
그 다음날 도시락 싸들고 비료와  씨앗  고추 묘까지 사들고 현장에 갔다.

땅에 있는 돌 고르고 비료주어 갈아 엎고 옆에 한 사람들 흘깃 흘깃 봐가며 비닐 덮어 고추모 심고
남은 땅에 상추, 쑥갓 ,열무를 심으니 그럴 듯하고 대견 했다. 농사에 촛자인 내가 너무 잘 하는 것 같아
돌아 오는 길은 몸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이렇에 속전 속결로 해 치워도 돠는 건가?
물론 파종 시기도 늦고 자주 못 온다는 이유는 있지만.....

그런데 ,또 놀라운 사실 ...
어제 전날  태어나 처음 밭 농사를 지어서 고단해 누워 있는데,
왠 농사 풍년인가?
작년 내내 달디단 호박 물 고구마를 쪄 오던 이가 비료 까지 주고 갈아 엎은  고누마 밭 한 두둑을
준단다, 그것도 고구마 묘까지 준비했단다.
이 천우의 기화를  놓칠세라 , 나는 왜 이렇게 복이 많은겨...해가며 서둘러 나왔다.

사실 그 고구마 맛은 세상이 다 인정한 것이다. 고구마 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배가 불러도
그 고구마를 보면 손이 저절로 가는 맛이 기막힌 것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이건 바보 멍충인기라.

고구마 를 심고 언제 했는지 새로 한 밥에 삽겹살을 상추에 싸 먹는 맛이란.... 그 넉넉한 인심에 감격해 가며 여자들 수다 한판을 곁들이다가 비가 뿌리는 바람에 서둘러 돌아왓다.

친구들아! 기대하시라 그 고구마 맛을 보여 줄 날이 언제인가를.

참 인생은 묘하다.
생각지 않게 궤도 수정을 하게 되는 일도 있다.
물론 선택은 우리가 해야 하지만...

하던 일을 놓고 백수 2달째  조금씩 심심해 질까 하는 데 난데 없이 농사꾼이 될 줄이야...
하여튼 재미 있다.
무언가 종자를 심고 그 결실을 기다리는 희망이 우리의 삶을 좀더 풍요롭게 하는 것 같다.

이삼일 새 , 새로운 인생길을 걸어 가는 나의 삶에 행운이 있기를.....(:b)(: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