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하게 별 사건없이 살고 있던 우리들에게 어느날 인일 홈피라는

대단히 재미있는 놀이터가 제공됐다.



처음부터 놀이터였던 것은 물론 아니었다.

새로운 것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팔불출 기질 탓도 있지만

내가 맨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놀이터에서 혼자 놀 수밖에 없었다.

혼자 놀 바엔 집에서 놀지 뭐 놀이터까지 굳이 가겠는가



그런데 지난 이년동안 이 놀이터에서 재미있게  공유된 추억을 반추하며

속도 자연스레 열어보이며 같이 곱게 늙어갈 친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마운 일이다.

아름다운 사건이다.



이제와서 제일 부러운 사람은

근사한 타이틀을 획득한 ~~가 된 친구도 아니요,

대단히 돈많이 번 남편을 둔, 심순애가 샘내는 금강석 반지를 낀 친구도 아니요,

게다가 남편타이틀로 공짜로 지위가 올라간 친구는 더더욱 아니요,

학교 때 내리 일등만하던 해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명문대를 나온 친구도 아니요,

더구나 이나이에 서시 뺨치게 예쁜 인물을 자랑하던 친구도 아~니~다.



온갖 욕심 벗어나서 진정한 자유를 얻어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자가 있다면

그대는 나의 부러움의 표상이다.

나 그대를 정말 사랑하고 싶다.

그대와 더불어 우리가 돌아갈 자연을 벗삼아 도란도란 얘기하고 싶다.



얼마전 홈피에는 무수리족만 출현한다는 재미있는 얘기를 후배에게 들었다.

바꿔 말하면 眞骨,聖骨은 놀이터라는 자체를 부정한다는(?) 소리로도 들리는데...

그리고 놀이터엔 나같은 雜骨만 놀러 온다는 얘긴데...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요.

놀러 오는 사람끼리 서로 상처를 보듬고 살면 될 것을...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다고.



well dying 하기 위해 진정 도움이 되는

욕심을 정리하는 노력이라도 하는 친구를 아직은 만나고 싶어라.

(새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도 홈피에서 얻어진 중요한 부산물이다.

나 정말 새 사람 만나 새 역사 만들기 싫었던 雜骨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