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함께 본 영화 "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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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정지우

출연: 박해일(이적요 역)

          김고은(한은교 역)

        김무열(서지우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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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에 무엇을 할까 하다가, 어머니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젊은 시절 영화를 무척 좋아하던 어머니가 아닌가!

 

영화를 보러가겠다 하니

조카가 얼른 컴퓨터로 검색 해 주었다.

몇 편의 영화 중 얼른 눈에 들어오는 영화 은교

 

어머 은교가 영화화 되었네!”

소설로 읽은 적이 있는 은교여서 반가운 마음에 결정을 하고

다음날인 어머니날 아침에 영화관에 갔다.

오전이어서 지방의 영화관은 한산했고

뒤, 중앙의 좋은 위치의 좌석에 앉아서 영화를 관람했다.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어떤 구성으로

어떤 배우가 나올까,

또 어떤 방식으로 영화가 전개 될 런지...

조카의 말로는 은교 역을 위해 신인배우를 뽑았다고 한다.

3001의 경쟁이었다고 한다.

 

소설로 읽은 원작대로 조용하게 흘러가는 영화.

느낌과 소리와 침묵.

영상미의 효과까지.

 

쌍꺼풀이 없는 한국적인 여주인공 역, 김고은의 고운 눈매와

주욱 뻗은 팔 다리의 풋풋한 싱그러움.

 

 

고결하게 늙은 이적요 시인 역으로 나온 배우가 40대의 젊은이라는데 놀랐다.

그 배우를 처음 보는 나로서는 나이가 어지간히 든 분 인줄만 알았는데

박해일이란 젊은 배우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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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언젠가 읽고, 독후감을 쓴,  소설 은교의 일부를

발췌해 왔다.

 

일흔의 노시인 이적요가

그의 집에 알바로 들어온 열일곱 여고생 은교를 사랑하는 이야기.

 

은교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을

내 마음 속 가로에 초롱불이 일제히 켜지는 느낌이 나를 사로잡았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흔이나 된 노인이 손녀 뻘 되는 여자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지만

육체가 시든다고, 마음까지 시드는 것이 아님을 이 소설은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아니면, 주인공이 시인이라 특별한 감성을 가지신 분이라 그런 걸까요?

 

이적요 시인은 70을 바라보는 나이이며, 당뇨를 앓고 있었고

마지막엔 암세포가 온 몸으로 퍼져 육체가 피폐해 갔지만

마음속에 등롱처럼 밝혀진 17살 은교에게 향하는 마음은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평생 한 길, 시만을 고집해 온 시인.

단편 소설이나 희곡 같은 글도 써 놓은 것이 있지만

외길, 오직 곧은 시인이기만을 고집해 온 이적요 시인은,

고결한 삶을 평생 흠 없이 살아온 사람입니다.

 

시인이 쓴 소설을 제자 서지우 이름으로 발표하여

그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기자 회견에 사인회에 서지우는 바빠지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고, 두려운 가운데 있습니다.

그런 그도 은교에게 마음이 끌리면서

이적요 시인에 대해 질투의 감정을 느낍니다.

 

이적요 시인,

17세 소녀에게 끌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어린 소녀에 향하는 갑작스러운 자신의 마음과 신체적 반응에 당황하나,

그 애에 관한 관능은 평화스럽고 달콤하기까지 여깁니다.

 

사랑하는 제자와 어린 소녀를 가운데 두고 연적이 되어 결국은 제자를

교묘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처음에 박범신씨는 이 소설을 인터넷 소설로 썼습니다.

제목은 살인 당나귀

 

인터넷 연재가 끝나고, ‘은교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누구나 박범신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 소설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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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은교가 !”이란 표현을 쓴다.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 헐이란 말의 뜻은

어이없음. 황당함. 놀람...”등의 뜻을 담고 있다.

 

 

    

노시인도 그 말을 배워 의기양양하게 그 말을 한 번 사용하는데

여기 저기서 ㅋㅋ...하는 웃음 소리가 났다.

 

 

 

연필은 뾰족해서 슬프다.

연필을 깎아 달라하면

제 눈물 좀 닦아 주세요.

하는 뜻으로 들린다는 시인의 감성.

 

 

 

 

 늙는다는 것을 이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영화에서도 시인의 입을 통해 나온다.

 

늙음이란 나무로 만든 옷을 입는 것

늙음은 벌이 아니다

젊음이 내 손으로 이룬 것이 아니 듯이, 늙음 또한....”

 

영화 포스트를 위해서

관능적인 은교라고 과하게 표현했는데

책에서는

은교의 관능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이적요와 서지우가 은교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의

심리 묘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소설이 영화화 되어,

조용한 심리묘사와 더불어 심도 있게 흘러가는 영화를

나는 거의 몰입하여 감상했는데

가끔 졸곤 하시던 엄마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거의 막바지에 서지우와 은교의 섹스 장면이 좀 과했고

그 때문에 영화 작품이 손상되는 느낌이었다.

 

 

 

* 백만 관객이 넘었다는 것이 의외다.

나같이 책을 읽은 사람들 외는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은

조금은 심심하고, 조금은 심도 있는 영화여서.....

 

 

아뭏든 나에게는 좋은 영화,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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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

 

가슴이 계속 두근거리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젊은 날에 만났다면,

그리하여 너와 나 사이에 아무런 터부도 없었다면

너를 만난 후,

나는 아마 시를 더 이상 쓰지 않았을 것이다.

네게 편지를 쓰면 되니까.

 

 

박범신소설 은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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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Daum,  동영상은 youtube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