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9일,월,하늘은 맑은데 파도로 시끄러운 날

 

오늘 두 친구가 온다.

누규?

 

이따가 같이 만나보자 ~~~ㅎㅎㅎ

 

며칠 잔잔하던 바다가 그녀들이 온다하니 파도의 진수를 보여 주려는듯

어제 부터 몸부림을 치려고 기지개를 켠다.

 

가만보면...

비가오려고 하면 바다가 먼저 알아채고 슬슬 채비를 시작한다.

내일 비가 온다고 했었다.

밤새 으르렁 대더니 바다가 옥색으로 변하며 하얀 포말이 바위에 부딪힌다.

 

참 자연이란 신비하다.

하늘에서 비가 오려면 24시간은 더있어야 하는데

우쨔자고 바다에서 먼저 알고 파도를 내보내는지.

너만 비뿌리냐?

할래믄 해봐라

나도 너쯤은 이겨 낼수 있어~하는 것 처럼

종주먹을 흔들어 대는 듯 하다.ㅎㅎㅎ  

 

이파도가 잠들기 전에 얼른 저장하기 위해

나는 일부러 길을 나섰다.

한달 있는동안 이런 아름다움은 두번정도 밖에 안되었다.

<귀엽고 어여쁜 나의 파도> 라 이름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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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하루를 기다려 중문 입구에서 공항버스에서 내릴 친구들을 마중 나간다.

일찍 나가 어슬렁 대며 그들을 기다린다.  

 

기다림은 행복한것이다.

 

자 ~! 누가 왔을까?

알겠지?

하분이와 순복이란다.

버스에서 내리는걸 해외 머나먼 곳에서 만난 냥 

기~냥 세워 놓고 찍은거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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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숙소로 돌아와 싱싱한 고등어 조림에 사위 왔을때

하나 꿍쳐놓은 캔맥주로 제주 입성을 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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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파도소리 들으며 따끈한 방에서 이리딩굴 저리딩굴 하며 쉬다가

잠을 놓쳐 에라 모르것다

우린 밤늦게 까지  야그한다.

 

5월20일,비,드디어 비가 제법 많이 온날.

 

기상 예보를 알아야 그들을 모시고 다닐 수 있는 곳을 택할수 있으므로

미리 알고 있었지만 새벽부터 제법 비가 많이 온다.

 

우쪄~!

하늘과 바닷색이 같이 회색이고 어제 그리도 파도를 토해내더니 값을 톡톡히 한다.

너무 많이 오는것 같아 비좀 잦아 들면 움직이려고 뜨끈한 방에서 바다만 내려다 본다.

나야 혼자서도 잘 놀고 하루죙일 이라도 방구석에 있는것이 좋지만 갸들은 모처럼 온 제주에서 

구들짱만 지고 있게 할 순 없어 근처 해안도로를 시작으로 드라이브를 하며 길을 나선다.  

 

그길로 모슬포 칼칫국 집으로 먼저 간다.

좀 늦으면 사람이 많아 기다리므로 11시부터 점심 을 먹으러 가는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빗속인데도 11시밖에 안되었는데 우리까지 앉으니 자리가 꽉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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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릴까봐 겁먹던 하분이도, 원래 생선을 잘먹는 순복이도 모두 잘 먹고

제주에서 다섯번째 먹어대는 슈노는 추가로 밥한공기를 말아 싹싹 긁어 먹었다.

 

빗속이지만 걸을만 하여  송악산 정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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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저~기 아래 내려다 보이는 산길을 걷기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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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길을 걸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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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도 올라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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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쪽으로 올라가면 길은 좋지만 그쪽은 분화구 라인을 따라 다시 정상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빗속에 미끄러지면 분화구속으로 구를 판이라 

산 뒷쪽 비탈진곳으로 운무에 가득찬 산길을 기어 올라 정상에 올랐다.

 

송악산에 엿을 붙여 놓았는지,

ㅎㅎ 송악산을  몇번째 오르는지 모르것다.

오를수록 신비하고 날씨에 따라 맛이 다르다.

오늘은 사람이 없어 조용해 좋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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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내려와 바다를 끼고 데크를 걷는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야들은 17세 소녀로 돌아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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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 바다를 배경으로 하나,둘,셋~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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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섬은 가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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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년을 파도에 시달렸으면서도  의연한 바위들의 모습을

보슬비속에서 사진으로 남기며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 

 

걸으면서,

찍으면서,

비맞으며,

깔깔대며.....

 

비록 경노우대를 받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지만  우리들은 단연코 이날 하루는 낭랑16세 소녀였었다.  

 

세시간의 송악산 둘렛길 대장정을 빗속에 끝내고 차안에서 따끈한 커피한잔.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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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 빨간 후드티 이쁘지 않냐?

(요건 비밀인데 말야 ~emoticonㅋㅋ 둘다. 내꺼란다.emoticon)

 

이른 저녁으로 톳밀면을 먹으러 간다.

하분이가 꼭 먹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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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칼국수 톳밀면에 비빔 톳밀면이다.

나야 저녁을 안먹으니 야들 먹는동안 문자질 만 ...ㅎㅎㅎ

 

저녁을 먹고 제주에 하나밖에 없는 산방산 탄산온천에서 비에 젖은 몸을 풀고

숙소로 돌아온다. 

오~메~시원한고~~~!!!emoticon

 

내일의 일정도 있고 야들은 푹 쉬고 나는 보따리 싸기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