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월,햇볕은 쨍쨍,바닷물은 반짝.

 

엊저녁에 집에 들어오는데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온다.

엄마야 ~!

밤에 쓰나미처럼 이집으로 쳐들어오믄 워쩐디야?

궁시렁대며 잠들었다.

 

오늘 아침 날은 맑다.

어제 강풍이 많이 불어  제주에서 서울가는 뱅기가

많이 연착 되었단다.

고로 특별기가 오늘 와 일욜에 못간 사람들을 실어 나른단다.

다행히 화림이는 오늘 비행기를 예약해서 가는데 지장은 없으나

하루 더 있다 가라고 꼬드긴다.ㅎㅎ

 

어제 산길을 오래 운전하고 죙일 다녀 그런지 좀 피곤하였다.

오늘은 그냥 빈둥댄다.ㅋㅋ

 

이곳에서 몸살나면 며칠동안은 공치는 날이니 하루하루가 아까워 극히 몸조심한다.

화림이 혼자 해안도로로 해서 8코스를 걷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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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구이를 푸짐하게 구워먹고, 화림이가 떠나야 하므로 같이 나간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성스럽고,인정많고,방글방글 잘 웃는 화림이와의

반짝 예상치 못했던 짜릿한 여행은 잊지 못할것이다.

 

중문 공항버스에 내려주고 오는 길에 괜시리 허전해서

족발,새우,우유,우럭생물등등 잔뜩 사왔다.

 

누가 왔다가 가면 괜히 같이가야 될것 처럼 맘이 그렇다.

그럴수록 이것저것 먹어댄다.

 

5월13일,화, 무지 맑고 화창한 날

 

꿈쩍도 하기 싫은데 왜 날은 이렇게 보석같이 빛나냐?

이런날에 이 좋은곳에 와서 이렇게 빈둥대고 있다는건 차마 못할짓이다.

억지로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씩씩하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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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은 하기 싫어 집에서 좀 가면 9코스이므로 그쪽으로 걸어본다.

집앞의 해안과 연결되어 끝없이 한없이 바닷가만 걷는다.

마주보이는 저 산만 넘어가면 화순해수욕장과 산방산이 나오는데

저산이라는것이 이곳에서 보면 옛날 이발소에나 걸려 있을법한

바닷가 절벽 위의 산길인데 아주 가파르고 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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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게낌에 포기하고 그냥 들판으로 나선다.

 

들판엔 마늘 수확기인지 아짐들이 모두 줄 맞추어 엎드려 마늘을 뽑고

있는데 그앞을 지나기 미안해서 저도 좀 뽑아 볼까요?하며 엎드려

30분 정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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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짐들은 의자 같은것을 깔고 앉았는데 난 쭈구리고 앉아

뽑고 일어나고, 뽑고 일어나고, 하니 몸뚱이만 바쁘고 소득도 별로고..ㅎㅎ

그래도 약 10m정도는 해치우고 가려고 하니 마늘 좀 가져 가라고

한뭉텡이 주시는데 그걸 어찌 받아 오겠는가?

 

그냥 좋은 경험 했다고 하며 돌아서며 사진 하나 찍고 싶었는데

차마 힘들게 일하는 그들에게 카메라를 내밀수 없어 애꿎은 마늘만 디리디리 찍었다.ㅎㅎ   

 

조금 더 걸어가니 아짐들이 마늘 뽑다 말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들을 드시는데 와~!반찬들이 모두 영양식이다.

멸치볶음,미역무침,칼치구이,고사리나물등 그들의 윤기나는 삶이 느껴진다.

 

자그마한 동네를 돌아돌아 집근처 카페 베네에 들어가 블루베리 한잔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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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햇살을 음미하고

 

집근처로 돌아오니 어제 방파제까지 파도가 쳐올라 왔다가 

물이  밀려 나갔지만 바위틈틈이 고여있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아짐들이

군데군데 엎드려 무엇인가를 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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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건지나?하고

성큼성큼 바위사이로 뛰어가보니 80은 되셔 보이는 할머니께서 밀려온 미역,

다슬기,등등을 건지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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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뭔지 모르겠지만 잘 걷지도 못하시는 할머니께서 햇볕 자자한데 널어 놓으시며

뭔소리인지 잘 못알아 듣겠지만 아마도 한천을 만드실 것이라고 하는것 같았다.

뭐 하나 버릴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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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도시와 달라 노력만 하면 할머니들이라도 용돈정도는 얼마든지 마련하실 수 있다고 한다.

새벽에 컴컴할 때 나가보면 내나이 또래 아짐들이 군데군데 모여있다.

일하러 가려고 차를 기다리는것이다.

그들은 하루 일당이 6~8만원이란다.

고로 나이든 여자들이 수입이 쏠쏠해 주머니가 그득하단다.ㅎㅎㅎ

(아주 퍼질러 앉아 돈벌이나 해볼까? 에구...약값이 더들껴...아서라~!)

 

3시간동안 봄 햇살을 받으며 온동네를 휘젓고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