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누나, 내일 아침 허드슨 강변을 함께 걷자." 하길래 두말도 않고 그러자고 했지요.

허드슨(Hudson) 강변이라는 것도 좋고, 걷는 것도 좋고, 아침도 좋고

그리고 일년만에 만난 동생도 더욱 좋으니 단번에 열 곱절로 기분 좋을 일입니다.

걷는 일에 목숨 건 남편이야 물어볼 것 없이 덤으로 신이 났고요.

 

새벽 기도시간도 빼먹고 동생이 만나자고 한 곳에

조금 헤매다가 도착했을 때는 7시가 조금 못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벌써 햇살이 따갑지만 강변 오솔길은 나무에 가리어져서 아주 시원하였죠.

 

 

천년을 흙과 낙엽이 섞여서 겹겹이 쌓인 길은 폭신폭신 걷기에 좋은 길이죠. 간간히 자갈돌과 함께.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에서 시련을 겪는 발이 오랜만의 호사에 아주 기뻐했답니다.

한시간을 걸어 올라갔다가 또 한시간을 걸어 내려오는 코스인데 주일 아침마다 걷는다며,

작년보다 건강해 진 동생은 여기가 제주 올레길보다 더 좋은 곳이라고 하면서 몇번이나 강 자랑을 하더군요.

 

허드슨 강은 수심에 변화가 없고 물의 범람이 없는 아주 좋은 강이라는 것,.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기 시작하여 생긴 강이라는 것,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 사는 물고기가 종류가 대단히 많고 풍성하다는 것 등등...

 

 

 

알고 보니 강은 뉴욕주의 동부 지역에 315 마일을 남북으로 흐르는데

하구쯤에서는 뉴저지 일부와 뉴욕 시를 양 옆에 끼고 돕니다. 

대서양과 만나는 연안에서 끝날 때까지 강변은 수없이 많은 명승지와 학교들과 공원들과

쉼터와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뉴욕시민과 뉴저지 사람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는 강입니다.

우리가 간 곳은 바로 클로이스터 리버티 스테이트 팤 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죠지 와싱턴 다리는 보이지 않더군요.

다리와 강이 어울리면 더 멋진데...

 

 

전날 다녀온 웨스트 포인트 사관학교도 이 강가에 세워졌기에 더 아름다운 캠퍼스를 가질 수가 있었지요.

자연경관의 아름다움과 자원의 풍요로움 때문에 미국의 라인강이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 몇장을 올리며 그 기분을 함께 나누기 원합니다.

신선한 이른 아침의 맑은 공기도 선물로 드릴께요!





언뜻언뜻 보이는 흐르는 강물, 그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눈을 들어 강건너를 보면 뉴욕시가 멀리 보이니

참으로 오솔길 중에 최고이지요!




 
 

이 지점에 와서 보니 꼭 한시간을 걸었습니다. 가기고 간 물과 간식을 먹고 쉰 뒤에 돌아서서 왔습니다.
아직 일러서 그런지,  이 동네 사람들은 좀 게을러서 그런지, 사람을 몇명 만나지 않았어요.

아리조나에 이런 곳이 있으면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서 가득가득 모일텐데...ㅎㅎㅎ

사람은 너무 부요하면 얼마나 복된지를 잊어버리기 쉬운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우리들이 떠난 지점에서는 2.4 마일을 온 셈이군요. 돌아가면 4.8마일,

오늘은 운동량 목표의 초과 달성입니다. 남편 안 들볶겠지요.ㅎㅎㅎ내 퍼스날 트레이너 남편!

야생화도 빠짐없이 사진을 찍어야지요. 풍족한 물때문에 싱싱한 수풀들과 함께 행복한 야생화들...

배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 오면 끝입니다. 저 건너는 뉴욕입니다. 밤에는 야경이 기막히게 좋다는군요.

불빛이 물에 비치고 조용하여 와 볼만 하다지만 언제 또 가 볼런지는 모르겠어요.

다음을 기약하고 내려오는 아름다운 헏슨 강변의 이른 아침이었습니다.(2011년 7월)

 
 

음악은 둥지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