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8일 (월,약간 싸늘, 흐리꾸리한 날)

 

6시50분에 이매역에서 만나기로,

전화통에 불난다.

두명이 해외여행 가느라 자리가 있고

운전 도우미 안경숙이 특별 출연한다.

 

경숙이가 주차장에 차를 대기로 해 기둘리고 있는데

유영숙이 전화온다.

 

수노야 ~!

나 사고쳤어,

전철에 짐을 몽땅 놓고 내렸어~!

 

오잉? 지갑은?

 

고건 어깨에 메고 있어~

 

됐어~ 기냥 신고 하고 와.

 

까이꺼 사람도 죽고 사는데 옷가방에 반찬 가방 쯤 이야 어떠랴~

 

얼른 집으로 뛴다

딴건 몰라도 내의는 필요 할 것 같다.

내의 몇개 주머니에 쑤셔 넣곤 경숙이 차를 주차장에 댄다.

 

이매역에 현덕이,위선이가 와 있다.

영숙이는 20분 쯤 늦었다.

지각하는 ㄴ 은 무조건 점심을 사는 것이 불문율인데

가방을 몽땅 잊어 먹은 아이한테 오찌 밥을 뺏어 먹으랴.

 

그래도 갸가 전철에서 내리면서 전철 칸의 번호를 봤단다.

6-1 이란다.

신고하며 그 번호를 알려주니 여기저기 전화해서

선릉역에서 놓친 가방을 다른곳에서 찾아 강변역에 보관해 놨다고 연락이 왔단다. 

역쉬 인일 출신은 뭬가 달라도 다르다.ㅎㅎㅎ

 

인천팀 이강유,김태희,윤인순,신순희

4명은 벌써 출발했단다.

 

커피와 따끈한 보리차를 나누며  짐 놓고 내린

영숙이의 썰(說)을 들어주며 여행은 시작된다.

 

외곽,중부로 달려 음성휴게소에서 인천팀을 기둘린다.

 

아침에 목숨거는 나만 허겁지겁 국밥을 먹는다.

뜨거운 국물이 들어가니 살 것 같다.

 

딴 애들은 인순이가 샌드위치를 만들어와 푸짐하게 조찬을 즐긴다.

내몫 샌드위치는 간식이다.ㅎ

 

대전에서 통영 길로 들어간다.

인천차를 경숙이가 운전하기에

금산휴게소에서 잠깐 쉬며 경숙이에게

남해고속도로로 들어가야 한다며 대충 예습을 시켜주었다.

 

어째 듣는 폼이 건성이다.

 

가만 보믄 운전한다고 들 해도 알아서 길 찾아 가는 애들은 별로 읎다.

그저 뚫린 길로 달릴 뿐 이다.

 

산청지나며 니들 산청 지났니?하고 물으니 안 지났단다.

그럼 산청 휴게소로 들어와라 ~하곤 기둘렸다.

 

한참 있더니 고성휴게소라고 전화가 온다.

에고~ 그곳은 남해 고속도로가 아니고

진주에서 통영가는길 이다.

 

으쩐지 지도보며 길 알려 줄 때 눈을 게슴츠레 뜨며

시덥잖아하더니 기냥 내빼 통영까지 가뻐리게 생겼다.

 

네비찍고 니들이 알아서 남해 편백휴양림으로

찾아오라 했다.

 

ㅉㅉ

막내딸 시집 보내느니 내가 가능거이 낫다고 옛말이 틀린게 하나도 읎다.

우린 룰루랄라 진주에서 꺾어 남해 고속도로 사천쪽으로 들어선다.

 

오잉?

들어서다보니 바로 삼천포항이 나온다.

지난 번 멸치 사던 생각이나 생각할 것도 읎이 삼천포항으로 들어선다.

 

야덜아 ~!

니덜 삼천포 올래믄 오구 남해쪽으로 갈래믄 가구 맘대루 해라 ~

 

그들은 화가 났는지 대답이 읎다.

ㅋㅋ 하나두 안무셥네....

 

님해섬을 앞에 두고 삼천포항으로 들어간다.

자그마한 항구엔 없는 것이 없게 시장이 크다.

 

우선 점심으로 칼치조림을 먹는다.

난 간식으로 샌드위치를 먹어 옆에서

나물반찬만 먹어본다.

 

이집저집 멸치집들을 기웃거리는데 인천팀이 

삼천포항으로 온다고 연락이 온다.

 

지난번 멸치샀던 집을 찾아가 이것저것 주워 먹어본다.

전국을 돌아댕기며 멸치를 사봤지만 이곳만큼 맛있기도 드물다.

 

멸치 아줌마 정신 없는 틈에

김도 뜯어먹고,

오징어채도 집어먹고,

문어 말린것도 주워먹고,

이멸치 저멸치 하도 먹어대서 입이 알알하다.ㅎㅎ

 

모두 사서 택배로 부치고

야채들도 사고,

자반들도 사고,

까나리 말린것도 한바가지 씩 사고,

아주 신났다.

 

하도 일찍 떠나 이런 즐거움도 있는것이다.

 

휴양림 찾아 가는길.....

누가 기다리남?

산천경개 유람하며 실실 운전한다.

세월이 좀 먹냐?

 

두개의 멋진 다리를 건너고,

아름아름 지난 생각도 하고,

너른 강도 옆에 끼고

깊은 숲속에 위치한 편백나무로 둘러싸인 편백휴양림.

 

숲속의집은 추울까봐 콘도같은 휴양관으로 예약했다.

 

우리방이 따뜻하려면 콘도전체 건물에 보일러를 틀어야하므로

절절 끓게는 해줄수 없다는말....

 

그래도 나무숲이 내려다 보이는 방이 좋아  들어간다.

고개들어 하늘을 보면 나무로 가려있고,

아련히 산길이 뚫려있어 저꼭대기로 올라가면

하늘과 맞 닿아 있을것 같다.

 

오자마자 먹거리가 펼쳐진다.

난 오자마자 전기장판을 깔고 눕는다.

 

나으 취침시간이 가까운 탓이다.

 

갸들은 먹고먹고 또먹고.....

나는 눕고 눕고 물먹고 눕고 빼내고 또 눕고....

저녁에 먹으면 고대로 살로 간다.

 

어케 뺀건데 고걸 안지키랴....

일찌거니 이닦곤 과일조차 안먹는다.

먹고프지도 않다.

먹는 갸들이 胃大해 보인다.

(담에 만나믄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실컷들 먹고 났는지 산책을 한단다.

얼른 따라 나선다.

오늘 운동량을 안 채운것이다.

 

땀 흘리며 숲속을 걷는다.

어스름 하지만 피톤치드가 젤 많이 생성 된다는 아토피엔

최고인 편백 나무 숲을 걷는다.

그믐달이 우릴 반긴다.

 

들어와 또 눕는다.

얼핏 잠이 들었다.

 

두런두런 시끄럽다.

바닥이 추워 잠을 잘 수 없단다.

 

드뎌 위선이가 직원을 불러 올린다.

쎄게 나간다.

 

오세욧~!

 

한마디에 두명이 달려 왔다.

일전에 대학생들 세워 놓고 군기 잡더니

이번엔 직원들 불러 놓고 군기잡는다.ㅎㅎ

 

우다다다 위선이의 총탄 발사에 절절매는 그들은

애궂은 보일러 스윗치만 만지작거린다. 

장판깔고 길게 누운 나는 누운채로 비몽사몽

잠결에 중얼댄다.

 

야 야 승질 내지마 ~

인터넷에 확~ 올려뿌리믄 되니께

 

한참있더니 연락이 왔다.

옆방을 열어놨으니 옆방으로 옮겨도 된다고...

 

에고  ~

다 늦은 시간에 옮겨봤자 언제 고것이 또 더워 지겠노~

난 모른다.

니덜이나 가던지..

 

5명은 옮겨가고

4명은 남았다.

 

이러면서 하룻밤이 지나간다.

 

3월29일 (화,맑고 좋은날,근데 무지 쌀쌀한 날) 

 

새벽5시에 새밥을 지어 괴기를 굽고 ㅎㅎ

경숙이와 아침을 먹는다.

디~게 맛있다.

 

오늘 일정을 소화하려면 아침을 잘 먹어야 한다.

 

금산 보리암으로 향한다.

 

편백휴양림에서 잘 주무셨냐고 전화가 왔다.

궁시렁 대던 소리가 겁났나 보다.

에공 ~

먹고 사는 일도 아닌데 열내서 뭬 하랴.

기름 애끼느라 그랬것지......

 

순천 휴양림은 우리밖에 없을때도 따끈따끈하게 해줬는데...

편백휴양림은 굉장히 먼곳이고 꼬불꼬불 찾아가기도 힘든 곳이다.

이래 가지고야 누가 그 멀리까지 가겠는가?

 

얌마덜아 ~!

우리를 기냥 동네 할망구루  봤다믄 큰 오산이여~

요 글을 적어도 500여 동문이 보는데 헤헤 니덜 클났다.

 

편백휴양림은 별셋에서 별하나로 내려야겠다.

 

보리암이 멀찌기 보인다.

 

언제봐도 그곳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산꼭대기에 바위위에 암자를 짓고

한려수도를 모두 내려다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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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리니 쨍하니 무쟈게 춥다.

얇은 바지를 입었다가 차에서 다시 갈아입고

오릿털을 껴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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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애들은 나랑 몇번씩 왔었는데 경숙이와 강유는 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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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불교 신자인 강유는 너무 좋아한다.

법당마다 들어가 참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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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발걸음을 옮겨 놓는다.

아마도 조금만 날씨가 더워도 좀 힘들것 같다.

 

상주 해수욕장으로 간다.

은모래비치로 이름을 바꾸었다.

해송으로 둘러싸여 있고 해초 내음이 향긋하다.

소녀시절로 돌아간다.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사르르 빠져 나가는 것이 정말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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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대교를 건너 하동으로 들어선다.

들어서며 청학동 싸인이 보인다.

청학동 깊은골이 그리워 핸들을 돌린다.

 

그곳에 돈내고 들어가는곳이 있는데 우린 돈내는건 안들어간다.

그냥 인위적으로 만든것이니까

 

경치만 휘돌며 보고 나온다.

 

하동들어서며 섬진강을 끼고 있는 재첩국집에 들른다.

새로 생긴 집인데 아주 정갈한 반찬이 맛있다.

모두 입맛을 다시며 숟가락을 놓는다.

 

벚꽃길이 꽃이 피고 싶은데 날씨때문에 아직도 피질 못하고 있다.

이름도 서럽고 슬픈 섬진강은 오늘도 유유히 흐르며 우리를 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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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을로 들어선다.

매화는 한창이다

사람도 많지만 매화는 더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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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에 휩싸인 채 그향에 취해 여기가 어딘지 가늠도 안된다.

우리가 언제 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렇게 젊은 얼굴로 웃을수 있을까?

오늘은 우리들 남은 날 중 가장 젊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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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전체가 매화,매화,매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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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여름 사성암까지 갔었다.

그앞에서 차가 못올라가고 셔틀버스만 올라간다 한다.

왕복차비가 3000원 이라 뭬 볼꺼있다고 가랴 싶어 안갔는데

나중에 인터넷으로 보니 기암절벽에 암자들이 대단하였다.

 

이번엔 꼭 보러 가려고 별렀다.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10여분 가파른길을 올라가니

암자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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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된것 같다.

우리가 5시에 올라가니 40분까지 내려오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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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꼭대기 끝까지 나무 계단으로 되어있어 정상까지

올라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되돌아 서는데 참 아쉬웠다.

 

바위 자연굴속에 기도처,

석탄일이 가까워 그 높은곳까지 연등이 달려있다.

강유는 법당에 들어가 오랜 기도를 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와 우리들의 잠자리

지리산 콘도로 향한다.

 

지리산 콘도는 화엄사 근처에 있어 콘도 들어가려면

화엄사 관람비를 내야한다.

고로 돈받는 직원들 퇴근시간에 맞춰 입장한다.

 

어제 좀 추운 곳에서 자 따뜻한 방에 들어가니 살것같다

작은방 두개를 얻었다.

 

애들은 들어가자마자 밥들을 해먹고 난 들어가자마자

씻고 길게 눕는다.

나으 취침 시간이 지난것이다.

뽀송뽀송한 일인용 이부자리가 쾌적하다.

운전대를 5시엔 놓아야 컨이 좋은데

사성암 관람후 화엄사 직원들 시간을 맞추느라 두시간이 오버됐다. 

 

옆방에서 애들 저녁 먹는데 원래 저녁을 안먹으니

내 아침밥 하구 된장찌게 조금만 날라다 놓으라 했다.

 

에구~이게 뭰 난리라냐 ~!

 

죽어라하구 운전하구....

죽어라하구 가이더하구...

죽어라하구 사진찍어주구...

 

저녁밥두 몬 얻어묵고

아침에두 찬밥 묵어야하니,

 

에공 내팔자야 ~!

(누가시켰남?지좋아서허는일을.....)emoticon

 

3월30일(수,싸늘하면서 맑은날)

 

7시30분에 출발한다.

이른 아침 봄햇살이 가득 번지는 화엄사 경내로 먼저 들어선다.

석탄일이 가까워 연등 달려 있는것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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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거리의 산슈 마을로 향한다.

차도 없고 호젓하다.

 

야트막한 능선에 지리산 자락이 언듯언듯 보인다.

 

입구에서 부터 자그마한 산슈나무들이 보인다.

오만방자한 개나리....

부끄러운듯 작은 꽃잎들을 내보일듯 말듯 무리져 있는 산슈.

 난 산슈를 닮고 싶다.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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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가는 19번 도로를 타고 벽송사로 향한다.

쭝얼쭝얼 수다 풀다가 나가야 할 곳을 놓쳤다.

빙빙 돌다 겨우 벽송사 싸인을 찾는다.

그 싸인은 벽송사 근처에 와서야 발견한다. 

 

가파른 길을 왱왱 돌아 1단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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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아래 울울창창 소나무를 등에 지고  산꼭대기에 자리해 있다

이 절은 젊은  학승이 많아 조용히 관람해야한다.

 

 

조금 아래 수암 정사로 향한다.

이곳은 캄보디아 앙코르왓트 저리가라  로 곳곳 암벽에 부처님이 조각 돠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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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가 경건하게 예를 드린다.

굴속에 석굴암 처럼 천정까지 곳곳에 조각되어 있는데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찍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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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가 이근처 에 우리 동기 조숙자 동생이 산다니 보고 싶다 하여

지나가는길에 들른다.

태희와 숙자는 한동네서 자랐단다.

숙자 대신 우리가  동생에게 맛난 음식 대접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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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IC로 나와 냅다 달려 무사히 각자의 둥지로 돌아간다.

 

아픈 사람 하나도 없이 건강하게 잘 다녀옴을 감사드린다.

 

담은 어디냐구?

고건 메누리두 모르지...ㅎㅎ

 

2박3일 동안 내새깽이는 둥이 할멈 땀시 居之中天에 떠서

에미,애비가 지각,조퇴,결근해 가며 난리부르스를 겪었더구만.........

 

야야야~니들 새낀데 니들두 맛 좀 봐라

내가 을매나 스텐레스를 받는지...

 

나두 몰러~

내가 건강해야 새깽이두 길게 보능거이니 니덜두 감수 해라 ~잉?

 

5월 여행을 위해 오늘부터 도 닦으며 착실하게 兒 욜씸히

잘 봐주다가 또 날라가야쥐~emoticon

 

백야 친구덜아 ~!

모두 건강하게 잘있다가 또 떠나자 ~~~emoticon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