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주넘이 3학년이다.

먹구,자구,놀구가 취미인 아이다.


가까운 유명산 휴양림에서 하루 쉬게 되어 절대로 안 따라 나선다는 걸

슬슬 흥정을 해서 산 정상까지 가믄 만원 주기로 하고 뎃구 나선다.


애면글면 업어키운 이 넘에게 산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싶었다


담날 아침일찍 7시에 산에 오르기시작한다.


난 이산을 40~50대에 일주일에 한번씩 와서 앞쪽으로 시작해

계곡 아래까지 5시간정도 씩 걸었었기 때문에 눈감고도 올라갈 수 있는 곳 이다.


1.6km 의 가파른 산길에 바위 능선을 제법 길게 가야하는 길이다.

내걸음으로 1시간 30분정도의 코스인데 은범이는 처음이니 천천히 시작한다.


어린애들이 너무 가파른 산길을 오래 걸으면 무릎인대를 다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 조심조심 쉬엄쉬엄 걷는다. 

100m정도 밖에 안왔는데 내려가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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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가  10살에 50kg 다

덩치는 큰데 벌레만 보면 쪼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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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수노할매여..ㅎ

사람들이 아들데리고 올라온 줄 알았단다. ㅋㅋㅋ

할매가 대단하시다공.

뭘~이정도야 껌이쥐 ㅍ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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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뻘뻘 흘리며 정상까지 올라갔단다.

무려 두시간 걸려서리.

마지막 할딱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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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떡대고 올라온 넘에게 얼른 만원을 앵겼다.

입이 쭈악 벌어진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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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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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이곳에서 숨도 안쉬고 내려다 보고 있었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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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기 싫었다.

저기 뒷쪽으로 내려가고 싶었다.


그쪽은 계곡쪽이라 돌은 많지만 경치가 좋다.


약 4~5km 정도의 거리를 바위를 타고 오르내려야 하므로 미련은 있지만

애때문에 포기하고 오던길로 되돌아간다. 


정상을 정복하고 희열을 느끼며 내려가는 길


드디어 웃음이 나오나 보다.ㅋ

난 내새끼에게 이런 기쁨을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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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려가는 길은 올라가는길 보다 더 어려웠다.

나는 등산화를 신었지만 쟈는 지에미 운동화를 신고 올라왔다가 내려가며 두번이나 굴렀다.


두번째 구르고 나선 울고 싶어 눈물을 글썽댄다.

(약해빠지긴...밥은 디게 많이 먹으면서리....! 

군대는 어찌갈껴?  ㅉㅉㅉ)


손바닥이 까지려 해서 내장갑까지 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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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가 먹을라고 모아놓은 도토리밥상도 보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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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케 예쁜길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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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내려오며 한가지 약속을 했다.

담에 할머니랑 설악산 울산바위 올라가믄 10만원 줄께~!

돈받을 생각에 좋~~단다.


아마도 우리애기는 난생 처음 나선 이날 4시간 동안의 산행의 추억을 

긴인생에 아름다운 한장면으로  안 잊을것이다.


짝사랑인 손주와의 꿈같이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