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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내가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가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구요?

늘 바쁘게 드나들던 인일 홈피도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답글을 잘 달 던 사람이 흔적이 없고, 전화도 친구들에게 가끔씩 하더니 거의 몇 달을 소식이 없다니 말입니다.

 

오늘 하와이 순자에게 전화하다가 마침 그곳에 가있는 용화와도 통화를 하게 되었네요.

“인선이가 무얼 한다니?” 그러고 순자에게 물었다는 거예요.

그러니 이제 실토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실은 보스톤 아들 집에 친손자를 봐주러 넉 달을 다녀온 이래 일월부터

이렇게 바쁘게 지냈거든요.

글쎄 무얼 하면서냐고요?

쉬잇~ 그동안 집을 세채 샀어요. 한 채는 팔려고 내 놓았구요.

무슨 놈의 집을 서너채씩이나 갖고 노냐? 다 늦게 복부인 흉내 내는거냐?라고 묻는다면

팔자에 없는 일도 그렇게 일어나는 수가 있다고 말하겠어요.

샀다가 캔슬 한 집까지 치면 일곱집이나 되는 걸요.

아니, 오퍼 냈다가 떨어진 것 까지 치면 열네채는 되나 더 되나..아이구 맙소사!

 

우선 복잡한 사연 끝에 아들이 집을 이 동네에 사서 렌트를 주겠다고 결정을 했고 그래서 한 집을 샀답니다.

아니, 아들이 미적대는 바람에 우리가 먼저 덜컥 오퍼를 내 놓았어요!

우리는 속전속결 잘하는 사람들인데 집을 하나 보니 얼마나 마음이 들던지요!

아들을 설득하고 자시고, 전화로 시간을 끌고 자시고, 재미없지 뭐예요.

 

보자마자 의기투합한 우리 내외,

두번도 안보고 당장 가서 오퍼를 내 버렸답니다.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집이랍니다.

처음에 살 때는 우리가 이사 올지는 꿈에도 몰랐었어요.DSC_1014.JPG

 

    

워낙 바닥을 친 경기에 삼분지 일도 안돼는 가격으로 집을 살수 있는데 우리집 가격도 그렇게 떨어진 것이 너무도 속상한 나머지 싼집을 사서 집 손해 난 것을 메꾼다는 발상이었어요.

말이 안된다고요? 피닉스 여기서는 말이 되거든요. 집이 원체 싸고 렌트 시장은 그런대로 괜찮고...그래서 있는 돈을 박박 긁어서 집을 사서 렌트 주면 좀 여유롭게 살 것도 같았거든요.  용돈 주는 아이들 눈치도 덜 보게 되고 말이죠.

    

삼분지 일도 안되는 가격에 단층으로 된 이 집을 사놓고 마음 졸이며

우리 것이 되기를 얼마나 바라며 기다렸는지 몰라요.

글쎄 숏세일이라고 은행에서 허락 나오는 데 장장 만 5개월이나 걸렸답니다.

그리고 이제 이사 들어온 지 꼭 넉 주가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아들 집 이야기부터 마저 하고요.

 

아들 집은 같은 숏세일이라도 해답이 빨리 나와서

늦게 시작했지만 4월 말에 열쇠를 받게 되고,

그 십이년 된 집을 수리청소 하여 렌트 주는 일은 몽땅 우리내외에게 떨어졌지요.

카펫을 걷어내고 마루 까는 일부터 시작해서 거라지 문 고치고, 페인트 칠하고,

밖에 나무들 정리하고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고치고,

스토브랑 세탁기 새로 들여 놓는 일 등등 고치기 시작하니까

늙은이 병원가면 여기저기 다 아프듯, 모든 것이 다 고칠 일만 있더라구요.

청소는 하고 또 하고...또 하고.. DSC_1012.JPG

늙은 남편 데리고 이런 일을 다 했느냐고요? 어브코스 아니구요, 우리 남편 옆에 없으니 말인데 워낙 비실대고 나보다 힘을 못쓰는 사람인지라 어림도 없어요.

여기저기서 알아보고 사람을 대서 하는 거지요. 멕시칸들을 주로 써서요.

그래도 이번에는 열심히 돕는 흉내는 낸 편이래요.

 

아 참, 페인트야 내 본업이니까 절반은 내 손으로 했답니다.

높은 천장 있는 곳은 남에게 맡기고 낮은 천장이 있는 베드룸 넷은 내가 하고.

그러면서 혹시 세들 사람 없으면 어쩌나 고민하고..

공연히 내 아이디어로 일을 벌여서 생고생하고.. 그뿐이면 어찌할꼬 하고.

 

그런데 다행히 고치자마자 아주 적합한 사람이 제발로 걸어 들어와 한달 반 만에 벌써 이사를 들어 왔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달라고 해서 행복한 고민으로 빠뀌었지요.

 

아무튼 그 집이 우리 집에서 거의 삼십분이 걸리니 한번씩 사람만나고

일꾼들 일하는 동안 점심 사주고 돈 내주고 하는 일도 보통이 아니게 걸렸고,

자동차 개스값도 솔찬히 들었어요. 두어 일꾼들에게는 사기도 당하기도 하고요.ㅎㅎ

아무튼 이렇게 고생만고 하며 다 끝을 내고나니 우리 아들내외도 몹시 좋아하고 재미있었구요.

 

자기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 중의 하나가 피닉스 지역에 비슷한 시기에 와서 집을 샀는데 우리 아들이 낸 가격의 두배반을 주고 산 집에 아직도 세입자가 안 들어왔다나.

그 집은 렌트도 겨우 2백불만 더 비싸다든가 그런 이야기를 내게 들려 주면서

재미가 나서 죽으려고 하니 참 나쁘죠?

 

용서해 주세요. 고친 값까지 12만 5천불도 안 든 집..한때 삼십삼만 불을 홋가하던 집이었지만... 그것을 한달에 1150불에 세를 주었으니 매달 월부금을 다 내고도 남는 돈으로 부모 용돈 조달까지 할수 있다는 애초의 계획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으니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랍니까!

게다가 엄마 아빠가 헐한 집을 가지고 일류 멋진 집으로 꾸며 놓으니 대리 만족이 되었던 겁니다.

워낙 보스톤 지역은 집값이 비싸고 비좁은데 이렇게 넓고 좋은 집을(2300sq) 잘 꾸며 놓으니 기분이 좋을수 밖에요. 그리고 아들 며느리가 좋아하니 덩달아 우리도 기분이 아주 좋을 수밖에요!

 

이야기가 길어져서 우리 집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룰께요.

 그런데 우리 샘쟁인 시누이가 옆에서 이런 이야기에 가만 있을리가 없지요. 자기 집도 하나 사달라고 아우성!

그래서 그녀의 집도 거의 50채를 보고 하나 결정을 하였는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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