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는 라인댄스를 하러 간다.


춤에 관해서는 아주 부정적이었던 나다.

어렸을 적에 나의 부모님의 친구들에게는 댄스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우리 집에도 춤 선생이 와서 부모님에게 댄스를 가르쳤는데

아버지는 잘 따라 하지 못하고, 엄마는 잘했다.


그 뒤, 춤을 추고 싶은 엄마는 시장에 갈 때 나를 데리고 갔다.

50년대 후반, 60년대 초까지 여자들이 외출 할 때는 한복을 입고 다니던 시절.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엄마는 장바구니를 들고

나를 데리고 시장에 갔는데

댄스 장에 들려 춤을 한 바퀴 추고는, 장을 보았다.


알게 모르게 그 기억은 나로 하여금 춤에 대해 부정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엄마는 나를 유치원 대신 무용 교습소에 넣었다.

다섯 살 무렵, 까만 무용복을 입고 발레를 했던 기억이 있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한국 무용을 했다.

학예회에서 노들강변 무용을 한 기억도 난다.


어쨌든, 나는 무용에 소질이 없을뿐더러, 춤이란 것에 대해 좋은 생각을 못했다.

음악회에 가면 , 악기 하나쯤은 잘 다루고 싶었고

미술 전람회에 가면, 그림은 늘 부럽고 동경이 되었는데

무용을 보러 가면, 전혀 나에게 동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춤이라고는 나의 안중에도 없었는데

작년 일월, 동창들이 엘에이에 와서 4박5일 크루즈 여행을 하게 되었을때,

멀리는 하와이에서 아틀란타에서 뉴욕에서 캐나다에서 모여 든 20명 정도가

멕시코로 향하는 크루즈 여행을 하는데

뉴저지의 화정이가 우리에게 간단한 라인댄스를 가르쳤다.


열심히 따라하여 조금 익혀진 율동을 배안,

밴드가 있는 곳에선  어디서나 우리는 스텝을 밟았다.


즐거웠다.

춤이란 게, 사람을 밝고 명랑하게 만드는 구나 싶었다.

아웃사이더이기 보다는 인사이더로, 긍정적으로 만드는 기운이 있었다.


이월에 엘에이 인숙이가 라인댄스 모임을 소개했다.

중국 사람들의 커뮤니티인데 우리 한국 여자들 몇 명이 합류했다.

월요일과 수요일, 일주일에 두 차례

갈 때마다 2불씩 내고 배우는데,

그 곳에 오는 사람들은 거의 7~8년씩 해서 얼마나 잘 하는지 모른다.


선생님은 보수도 받지 않으면서 열심히 가르치고,

새로 들어 온 초보자들을 위해선 30분 일찍 와서 가르쳐 주셨다.

영어와 중국말을 섞어서.


라인댄스 시작한지도, 이제 일 년이 되어간다.

석 달 전부터는 수요 기도회 때문에 월요일 밖에는 가지 못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는 한, 계속하고 싶다.


주로 팝송에 맞추어 추는데, 음악과 율동이 어우러져서 아름답고

벌써 익힌 라인댄스를 할 때는,

음악을 음미하면서 동작을 하니, 때론 황홀하기까지 하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이 즐거운 라인댄스를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