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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한시간 남짓 걸릴 길을 4시간이나 걸려 갈땐 짜증도 낼 만도 하련만

가는길 내내 선녀의 옷자락 내지는 천사 날개의 깃털같은 새털구름이 곱게 펴진 푸른하늘과

황금빛 들녁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제법 눈요기가 되어

지루한줄 모르고 가을을 음미 할수 있었다.

 

거기에 양념처럼 보탠 손주녀석들의 웃음소리와 재롱~~~

재롱이라야 4살박이 외손주의 늦게 터진 말문에서 쉴새없이 재잘거리는 물음표가 담긴 응석과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제법 박자 맞춰 흥얼거리는  폼새의 귀여움이랄까....

뭐 요런 시시한 것들이었다.

 

시월 초 연휴가 아침부터 바쁘게 하는데

아토피가 있어 안스러운 작은 외손주를 위해 희생에 동참해 달라는 딸의 S.O.S !~~

그리하여 온천탕을 행해 고고씽 !! 하게 되었다.

 

아침먹고 느긋이 쉬고있 던 나는

양푼이에 마침 넉넉히 한 밥을 듬뿍 푸어

장조림 고기 꼭 짜 다지고 통깨 술술 뿌려 참기름과 소금으로 슴슴하게 비벼

즉석 주먹밥 만들어  김으로 옷입히고

모처럼 값 내린 배추 3통 사다 포기김치 만들어 여기저기 나눠 주다 보니 두쪽 남은것

송송 썰어 락앤락에 담고

배 깎아 먹기 좋게 썰어 지퍼빽에 담고 비닐장갑 몇개 챙기고

냉장고에 있는 사과쥬스랑 쵸코랫도 챙기고 생수까지 챙겨 담으니 쇼핑백이 한가득...

딸 또한 온갖 과자랑 유산균음료 그리고 속옷등 목욕용품 챙겨 한상자...

그야말로 피크닉같은 온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새로 뚫린 길도 막히고 공사중인 길도 막히고 신호에 막히고

그야말로 걷는 것이 더 빠를 것 만 같은 속 답답한 길위에

무심한 가을하늘은 어찌나 눈이 부시게 아름답던지!......

구름사이 일곱빛갈 무지개 자락 같은 고운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울 딸은 샷터 눌러 대며

생애 세번째 보는 무지개라며

운전 하느라 저리고 아픈다리의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감탄사가 연발이고

나는 재롱동이 손주녀석 들어 올려 차창 밖 손길 주느라 힘 빠지게  바쁘고.....

 

그와 중 연신 먹어대는

두 손주 치닥거리하느라 눈코 뜰새없고

(걸신들린것 처럼 먹어 대는데 난 또 왜그리 기분이 좋아지는지..)

가는 길 내내  짜증이 즐거움으로 둔갑했으니

모든게 보이지 않는 마음 먹기에 딸렸음은  다시금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늦어도 온천탕이있는 창우리로 갔어야 하는데

초등 2년생인 큰손주와 약속이 있었 던 모양으로

초지대교 건너 막힌 체증이 뚫려 좀 속이 후련하게 달리나 보다 했더니

금새 옥토끼 이름 붙은 우주 박물관인지 체험관인지에 도착하여

팔뚝에 팔찌 하나씩 채워주며 3층으로 가서 무엇 무엇하고

5층으로 가서 3D 영화보고

아랫층내려와서 우주체험하고 도 몇층으로 올라가서 만들고

설명이 복잡한데 벌서 부터 어지러운게

그동안 찻속에서 참았던 멀미가 도지는듯...

손주들의 신남과 나는 반비례 되어

입장료 꽤나 지불하고 뚝에 족쇄처럼 채워진 팔지가 웬수  같았다.

 

그러나 이왕지사 들어온걸 어쩔 수없어

작은 손주  손 꼭 잡고 행여 사람 많은 틈에 잃어 버리기라도 할쎄라

울딸 뒤 꽁무니 쫒아 다니기 바뻤는데

손주의 기쁨조 충실히 한 후휴증이 제법 컷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잔디밭 타이어 썰매타기는 어린 손주 혼자 못태우니 동승해서 그런대로 뱅글 도는위기 빼 놓곤

무진장 즐거워 하는 손주보며 나 역시 희희낙낙하며 무사히 끝마치고

거대한 로보트는 그런대로 좋다며 눈길을 주는데

움직이는 공룡 무섭다고 내빼는 손주 붙잡아

사진 한장 박기 너무 애먹어 진이 빠지고

 

7시 마감시간 지날까 봐 종종 걸음대며

3D 영화관에 안경 뒤집어 쓰고 팔자에도 없는 입체 만화영화 보며

손주와 호흡 맞추고

마지막 우주 체험장에 와서

이것 저것 타보는 손주들 틈새에 줄 나래비 기다려 주고

맨마지막 팽이처럼 팽팽도는 우주선인가에서 중력 실험하는데

혼자타는 큰손주 안스러워 같이 동승하다

저승갔다 올뻔했다.

중간에 어지러우면 천정에 대고 팔로 X표 하라는 주의 사항이 있었는데

중간에 내가 손들면

같이 탄 사람들에게 행여 실례할가봐

눈 딱 감고 도는것 갖지 않다는 느낌으로 잘 도 견뎠는데

내려와선 혈압이 급강하 되었는지

속이 울렁울렁 매스껍고 어지러워 의무실행

이러다 저승길 가는게 아닌가 싶게

침대에 누워 어지럼증 달래고있는데 

폐관시간이 다가와

온천탕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집으로 향하는 중에도

일요일 미사해야 된다는 의무감이 발동되어 성당으로 향하여 페달을 밟고

조금 늦은 미사시간 간신히 버팅기고 앉아서만 참례하며

영성체 은혜로 조금 견딜만 해졌고 딸 걱정 덜어주고....

 

집으로 오는 깜깜한 시골길은 여전히 귀가하는 차들로 꽉

거북이 걸음 처럼 느리기는 매 한가지.....

잠깐 잠든 새 집근처에 도착하니 갈 때보단 2시간 덜 걸렸다는 것 보니 나중엔 길이 뻥 둟렸었든가 보다.

좁은 아파트 틈새 칠흙같은 밤  하늘을 올려다 보며 심호흡 하니 

빙긋이 웃은 입매의 초생달이

'나이는 못속이는데 그 걸 잠시 잊으셨수!'하며 말 시키는것  같았다.

 

피곤에 절어  저녁밥도 못 챙겨 먹

삼천포로 빠진 강화도 온천행의 긴긴  하루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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