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화 '쎄시봉'을 봤다.

옛시절 좋아하던 노래가 나오니 따라 부르기도 하고 박수도 치면서 스토리에 몰두하고 있던 차에

옆에 앉은 딸이 훌쩍거리고 우는 소리에 나도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딸이 얼른 휴지를 준다.

눈물을 닦고 나니 다시 눈물이 폭포수처럼 흐른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도 흑흑 거리면서 울었다.

남편이 "왜 우냐?"고 한다.

글쎄.. 왜 울었을까?

단지 노래 때문이었나? 

하얀 손수건, 웨딩 케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마음이 촉촉하다.

그 옛날 서울역에서 전차를 타고 학교로 가다 보면 종로 1가인지, 2가인지 아무튼 그 쯔음 골목안에 있던 쎄시봉이 생각나면서

그 근처에서 종로길 건너 YMCA 근처?에 있던 르네상스도 생각이 났다.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  

아련히 옛 무드가 새삼 떠오르면서 눈물을 유발했나 보다.

아! 나 왜 이리 잘 울지?

김연아 경기 때도 울고,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우리 선수가 추월하니까 울고, 고속도로 양재 근처에 있는 커다란 태극기가 펄럭이는 것을 보고도 운다.

국제시장을 보고도 울고, 님아!를 보고도 운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감동에 가슴이 뭉클하면 운다. 노인성 우울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