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8일 오후 5시

 시청앞 프레지던트 호텔 19층 브람스홀이 훈훈한 정과 밝은 웃음소리로 떠들썩했다.

우리가 원형 교사 인일여고에서 1966년에 졸업한지 딱 50년의 세월이 흘러서 풋풋한 처녀들이 이제 70살의 할머니가 되어 모습은 변했지만 마음만은 사랑 가득한 50년 전 그 모습과 다름이 없었다.

  우리 3기 친구들 53명과 총 동창회장 8기 김은숙 회장, 장학부장 8기 황정순 동문, 사무국 간사 15기 김미경 동문이 참석하여 모두 56명의 인일 동문들이 모인 것이다. 원래는 작은 홀로 정했었으나 한선민 회장과 권경란 총무를 비롯한 50주년 추진 위원 여러분의 독려로 많은 인원이 참가하게 되어 브람스홀로 바뀐 것이다.  새로 나온 친구도 10명이나 되었으며 수백번 전화와 문자로 참여를 권유하여 정말 오랫만에 얼굴을 보인 친구들도 있었고 외국에서 살다가 마침 귀국하여 국내에 있었던 박정애(독일), 이영숙(미국), 이종심(독일)도 참가하게 되었다.  찬조금도 권유와 자발적 참여로 460만원이나 모였다.

 

   1부 행사에서는 이향순 동문의 지휘로 교가제창을 했다.  "발해 물에 번쩍이는 드높은 전당, 빛난 역사 자랑하는 우리 학굘세......"  교가를 부르면서 콧잔등이 시큰해지는 것은 왜일까?  저 높은 곳에서 빛나던 우리의 원형교사는 얼마나 자랑스러웠던가?  교사를 지으려고 우리는 벽돌을 날랐다. 연약한 소녀들이 1장, 2장 날랐던 벽돌이 모여서 우리의 교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때는 대리석인줄 알고 복도와 교실 바닥을 반짝 반짝 빛나도록 열심히도 닦았다.

   김문자 동문 (재학 시절 학생회장) 의 우리 3기 동창회 연혁 발표에 의하면 우리 3기 동창 모임은 1994년 부터 시작되었다. 몇몇 뜻있는 친구들 대여섯 명이 몇차례 모여서 시작한 모임은 결국 3기 동창회를 발족시켰고 매년 봄에는 총회, 가을에는 여행을 하면서 3,40명 되는 친구들이 모여서 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목도 다지고 우리 동창회의 당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친구들의 경조사를 챙기기도 하고 1996년에는 송도에 있는 호텔에서 은사님들을 모시고 30주년 기념 행사를 치루었으며, 2006년에는 졸업 40주년 기념으로 땅끝마을 해남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그동안 발전기금과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모금행사도 있었으며 총동창회 주최 합창대회, 장기자랑 대회에도 참여하여 높은 등수를 차지하여 다른 동문들의 부러움을 살만큼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다. 올해 (2016년) 봄에는 졸업 50주년 기념으로 25명이 3박4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항상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과 총무, 재무 들의 수고의 결과였으며 참여한 동문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였다.

  고형옥 동문의 축시 낭독에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고형옥이 읽는 시에 귀를 기울이며 잠시 소녀 감상에 빠졌다.

  "써프라이즈"로 한선민 회장에게 공로상 수여가 있었다. 우리의 이번 50주년 기념 행사는 물론이고 평소 홈피 관리며 사진 찍어서 올리는 일이며 몸을 아끼지 않고 희생적으로 애써준 한선민 회장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동창회를 끌고 오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친구들도 모금, 여행, 회계, 오락등 여러가지 일에 앞장서서 일한 친구들도 많지만 공로상은 한선민 회장 한 사람에게만 수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공식적 행사가 끝나고 부페 식사를 했다. 박광선 동문의 건배로 삼페인 한잔으로 시작했는데 건강하고 남을 배려하자는 뜻의 "건배!"를 외치면서 우리의 흥은 더욱 고조되어갔다.   음식은 일류 호텔답게 깔끔하고 맛있었다.

 

  2부에서는 오락을 했다. 언제나 처럼 김영분 동문이 사회를 맡았다. 스피드 게임, 제기차기, 풍선 터뜨리기, 가위 바위 보 등  여러가지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서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면서  즐거움을 나누었다. 나이는 70이지만 이기고자 하는 욕망은 대단했다. 다양한 상품을 받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노래방 반주에 맞추어서 노래자랑도 하면서 숨은 재주를 발견했다. 도시의 밤은 깊어갔지만 우리는 헤어지기 싫어서 밤 늦게까지 놀았다. 하지만 이젠 가야할 시간!!!  석별의 정을 아쉬워 하면서 우리는 헤어질수 밖에 없었다. 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특히 외국에 사는 친구들과는 더더욱 헤어지기 싫었다. 55주년 행사와 매년 봄, 가을로 이루어지는 총회와 여행에 적극 참여하여 함께 여생을 보내자는 희망과 함께 바이바이!!!

 동창회와 뜻있는 동문의 기부로 이너 백, 수제 비누, 참기름이 든 선물 가방을 받아들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다시 만나요--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