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엘 가게 되었다.
인옥씨가 간다고 할 때만해도 갈지 안 갈지 잘 몰랐는데
갑자기 계획이 일사천리로 진전이 되어 일주일후에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남의 일처럼  “…..되었다고 한다.”  고 말하는 이유는
계획을 세운 것도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킨 것도
내가 한 일이 아니기때문이다.

딸의 친구가 한 사람 홍콩에 살고 있다.
그녀가 오라고 오라고 하니까 딸이 4박5일쯤 다녀오자고 하더니
친구가 더 있다가라고 우기니까 아예 열흘로 잡았다는 것이다.

너희들끼리 다녀오라고 고사를 했지만
엄마 안 가면 나도 안 가요,  라고 고집을 써서
나도 못 이기는체 따라가기로 했다.

여태 홍콩 구경 못한 나는  싫을리는 없지만
딸의 친구네 집에 있을 생각하니 벌써 불편한 감도 든다.

엄마 친구도 되잖아요?  라고 딸은 말하지만
서울 와서 딸을 통하여 알게 된 사람을 내 친구라고 할 수야…..

그 사람은 에콰돌여자인데 서울에서 3년을 살고
석달전에 홍콩으로 전근을 갔다.

내가 서울 온지가 벌써 7 개월이 되었다.

딸이 그녀를 내 친구도 된다고 말하는 까닭은
그녀와 내가 함께 조수미공연 구경을 갔었고
(강동희도 같이 갔었다.  동희야.  생각나? 그 부부?)

한강변에 가서 배드민턴을 치기도 했고
국립극장에 가서 효녀심청 창극 구경도 같이했기때문이다.

이 몇번의 이벤트에 딸은 동참하지 못 했었다.
만삭이었고 해산후였고 어린애가 딸렸기때문이다.

사연은 어쨌든 나의 홍콩행은 확정적이다.

나는 평소에  “한치앞도 모른다.”  는 말을 잘 사용한다.
이번에도 나는 그말이 하고싶다.
내가 홍콩에 갈 줄이야……..

홍콩!
딸은 16 년전에 제 언니하고 홍콩에 간 적이 있다.
그 때도 아름다운 사연이 있었다.
당시 홍콩에서 살고 있었던 신혜선이가  우리 두 딸이 한국 다니러 온 김에 꼭 홍콩을 들러가라고 초대를 해 주었기때문이었다.
그 해 이민간지 10 년만에 나는 두 딸을 한국에 보냈었던 것이다.

두 딸은 내 친구덕분에 처음으로 ( 그 후 더 가보지 못했다)  홍콩구경을  했다.   딸들은 홍콩얘기를 여러번 했다.

그 홍콩을 이번에 내가 가보게 되었다.
혜선이가 살았던 홍콩
이노기가 50 번도 더 갔다는 홍콩을

……….나도야~ ~ ~ ~  간다~ ~ ~!